레프 톨스토이 · 안나 카레니나 · 1877

제2부 제8장

응접실의 시선이 아내에게 향하는 것을 알아챈 남편
응접실의 시선이 아내에게 향하는 것을 알아챈 남편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는 아내가 브론스키와 따로 떨어진 탁자에 앉아 무언가를 활발히 이야기한 일 그 자체에서는 특별하거나 부적절한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응접실의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특별하고 부적절한 일로 여기는 듯하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그러자 그 역시 그것을 부적절하게 느끼게 되었다. 그는 이 일을 아내에게 말해야겠다고 결정했다.

집에 돌아온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는 평소처럼 서재로 가 안락의자에 앉았다. 종이 자르는 칼을 책갈피처럼 끼워둔 교황권에 관한 책을 그 자리에서 펼치고 늘 하던 대로 한 시까지 읽었다. 다만 이따금 높은 이마를 문지르며 머리를 흔들었는데, 마치 무엇인가를 쫓아내려는 듯했다. 늘 자는 시각이 되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밤 준비를 했다. 안나 아르카디예브나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책을 겨드랑이에 끼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오늘 저녁에는 평소의 공무에 관한 생각이나 계산 대신, 아내와 그녀에게 일어난 어떤 불쾌한 일이 온통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었다. 습관과 달리 그는 침대에 눕지 않고 두 손을 등 뒤에서 깍지 낀 채 방들을 오가기 시작했다. 새롭게 생겨난 이 상황을 먼저 생각해 정리하지 않고서는 누울 수가 없었다.

아내와 이야기해야 한다고 스스로 결론을 내렸을 때만 해도 그것은 아주 쉽고 간단해 보였다. 그러나 이제 이 새로 생긴 사태를 실제로 생각하기 시작하자 모든 것이 몹시 복잡하고 어려워 보였다.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는 질투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의 신념에 따르면 질투는 아내를 모욕하는 감정이며, 남편은 아내를 신뢰해야 했다. 왜 신뢰해야 하는가, 다시 말해 젊은 아내가 언제나 자기를 사랑하리라고 어째서 완전히 확신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그는 한 번도 자기 자신에게 던지지 않았다. 그는 불신을 느끼지 않았으므로 신뢰했고, 또 신뢰해야 한다고 자신에게 말했다. 그런데 지금도 질투가 수치스러운 감정이며 신뢰해야 한다는 그의 신념 자체가 무너진 것은 아니었지만, 그는 자기가 어떤 비논리적이고 무의미한 것과 얼굴을 맞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가 지금 얼굴을 맞댄 것은 삶 그 자체였다. 아내가 자기 아닌 다른 누군가를 사랑할 가능성, 그것은 그에게 너무도 무의미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왜냐하면 그것은 다름 아닌 삶 자체였기 때문이다. 그는 일생을 실제 삶의 반영만을 다루는 관료적 영역에서 살아오고 일해왔다. 그리고 삶 그 자체와 부딪힐 때마다 그것에서 비켜섰다. 지금 그의 감정은 깊은 낭떠러지 위에 놓인 다리를 아무 걱정 없이 건너다가 갑자기 그 다리가 뜯겨나가고 아래에 심연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사람의 감정과 비슷했다. 그 심연이 바로 삶 자체였고, 다리는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공적인 삶이었다. 아내가 다른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의 문제가 처음으로 그에게 떠올랐고, 그는 그 앞에서 공포를 느꼈다.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그는 한 개의 등불만 켜져 있어 마룻바닥이 발소리를 울리는 식당과, 어두운 응접실의 카펫 위를 오갔다. 응접실에서는 소파 위에 걸린, 최근에 완성된 자기의 큰 초상에만 빛이 비쳤다. 그리고 안나의 서재를 지나갔다. 그곳에는 촛불 두 개가 타고 있어 그녀의 가족과 친구들의 초상, 오래전부터 그에게 친숙한 책상 위의 아름다운 자잘한 물건들을 비추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방을 지나 침실 문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섰다.

한 번씩 방들을 왕복할 때마다, 특히 밝은 식당의 마룻바닥에 이르면 그는 멈추어 자신에게 말했다.

‘그렇다. 이것은 반드시 결정하고 끝내야 한다. 내 견해와 내 결정을 말해야 한다.’

그리고 돌아섰다.

‘하지만 무엇을 말하고 어떤 결정을 내린다는 거지?’ 그는 응접실에 들어서며 자문했으나 답을 찾지 못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건가?’ 그는 서재로 돌아서기 전 다시 자신에게 물었다. ‘아무것도 없다. 그녀가 그와 오래 이야기했다. 그래서 뭐가 어떤가? 사교계 여자가 누구와든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게다가 질투한다는 것은 나도 그녀도 낮추는 일이다.’

그는 안나의 서재로 들어가며 그렇게 생각했다. 예전 같으면 큰 무게를 가졌을 이 논리는 지금 아무 무게도 갖지 못했고 아무 의미도 없었다. 침실 문 앞에서 다시 식당 쪽으로 몸을 돌렸으나 어두운 응접실에 들어서는 순간 어떤 목소리가 그에게 말했다. 그렇지 않다고, 다른 사람들이 알아차렸다면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라고. 그러면 식당에서 그는 다시 말했다.

‘그래, 이것은 반드시 결정하고 끝내야 한다. 내 견해를 말해야 한다…….’

그러다가 응접실에 이르러 돌아서기 전에는 다시 물었다.

‘어떻게 결정하지?’

그리고 또 물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나?’

‘아무것도.’

질투는 아내를 모욕하는 감정이라고 다시 떠올렸으나, 응접실에 오면 또다시 무언가가 일어났다고 확신했다. 그의 생각은 몸의 움직임과 마찬가지로 완전한 원을 그리면서도 아무런 새로운 지점에 닿지 못했다. 그는 그것을 알아차리고 이마를 문지른 다음 안나의 서재에 앉았다.

그곳에서 말라카이트색 서류철과 쓰다 만 쪽지가 놓인 그녀의 책상을 바라보던 순간, 생각의 방향이 갑자기 달라졌다. 그는 그녀를, 그녀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느끼는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그는 아내에게도 자신과는 별개의 삶과 생각과 욕망이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상상했고, 그녀에게 자기만의 고유한 삶이 있을 수 있고 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너무나 두려워서 그는 급히 그것을 몰아냈다. 그것이 바로 그가 들여다보기를 두려워하던 심연이었다. 다른 존재의 생각과 감정 속으로 자기 마음을 옮겨가는 일은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에게 낯선 정신적 행위였다. 그는 그런 정신적 행위를 해롭고 위험한 공상이라고 여겼다.

‘가장 끔찍한 건,’ 그가 생각했다. ‘바로 지금이라는 거야. 내가 추진하는 일이 이제 막 끝나가고 있고, 모든 평온과 정신력을 필요로 하는 이때에 이런 터무니없는 불안이 내게 떨어지다니.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하지? 나는 불안과 걱정을 견디기만 하면서 그것을 똑바로 바라볼 힘조차 없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나는 생각하고, 결정하고, 떨쳐버려야 한다.” 그가 소리 내어 말했다.

‘그녀의 감정에 관한 문제, 그녀의 마음에서 지금 일어나는 일과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은 내 일이 아니다. 그것은 그녀의 양심의 문제이며 종교의 관할에 속한다.’ 새로 일어난 사태를 어느 규범 항목에 넣어야 할지 찾아냈다는 의식에 그는 안도했다.

‘그렇다면,’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는 자신에게 말했다. ‘그녀의 감정 등에 관한 것은 그녀의 양심의 문제이고 내가 관여할 수 없는 문제다. 그러나 내 의무는 명확하다. 가족의 가장으로서 나는 그녀를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이며, 따라서 어느 정도 책임을 지는 사람이기도 하다. 내가 보는 위험을 알려주고 경고하며, 필요하다면 권위까지 사용해야 한다. 나는 그녀에게 말해야 한다.’

그리고 이제 아내에게 할 말 전체가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의 머릿속에서 명확히 정리되었다. 그는 집안일에 쓰기에는 지나치게 많은 시간과 정신력을 써야 한다는 것이 아깝다고 느끼면서도, 앞으로 할 연설의 형식과 순서를 마치 관청 보고서처럼 뚜렷하게 짰다.

‘첫째, 여론과 예의가 갖는 의미를 설명한다. 둘째, 결혼의 의미에 대한 종교적 설명. 셋째, 필요하다면 아들에게 닥칠 수 있는 불행을 지적한다. 넷째, 그녀 자신에게 닥칠 불행을 말한다.’

그는 손가락들을 서로 끼워 손바닥을 아래로 한 채 힘주어 당겼다. 관절에서 딱딱 소리가 났다.

두 손을 맞잡고 손가락 관절을 꺾는 이 나쁜 습관은 언제나 그를 진정시키고, 지금 그에게 그토록 필요한 질서 있는 상태로 되돌려놓았다.

현관 앞에 마차가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는 홀 한가운데에서 멈췄다.

계단을 올라오는 여자의 발소리가 들렸다. 그는 준비해둔 연설을 머릿속에 품고, 깍지 낀 손가락을 눌러 어느 관절이 또 소리를 내는지 기다렸다. 하나가 딱 하고 울렸다.

가벼운 발소리만으로도 그녀가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자기 연설에 만족하고 있었지만, 이제 곧 해야 할 설명을 생각하자 두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