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 톨스토이 · 안나 카레니나 · 1877

제7부 제6장

손님을 받는다는 문지기의 단호한 대답
손님을 받는다는 문지기의 단호한 대답

“혹시 손님을 안 받는 건 아닐까?”

볼 백작부인의 집 현관으로 들어가며 레빈이 말했다.

“받으십니다. 들어가십시오.”

문지기가 단호하게 그의 외투를 벗겨주며 말했다.

‘이런 낭패가 있나.’

레빈은 한쪽 장갑을 벗고 모자를 바로잡으며 한숨을 쉬었다.

‘내가 도대체 왜 들어가는 거지? 저 사람들과 무슨 말을 한다고?’

첫 번째 응접실을 지나가다가 그는 문간에서 볼 백작부인과 마주쳤다. 백작부인은 근심스럽고 엄한 얼굴로 하인에게 무언가를 지시하고 있었다.

레빈을 보자 그녀는 미소를 짓고, 사람들 목소리가 들려오는 다음의 작은 응접실로 그를 안내했다.

그 방에는 백작부인의 두 딸과 레빈도 아는 모스크바의 어느 대령이 안락의자에 앉아 있었다.

레빈은 그들에게 다가가 인사하고, 모자를 무릎 위에 놓은 채 소파 옆에 앉았다.

“부인께서는 어떠세요? 음악회에는 가셨나요? 우리는 못 갔어요. 어머니가 추도식에 가셔야 했거든요.”

“예, 들었습니다…… 정말 갑작스러운 죽음이더군요.”

레빈이 말했다.

백작부인이 들어와 소파에 앉더니 역시 아내의 건강과 음악회 이야기를 물었다.

레빈은 대답하고, 아프락시나가 그렇게 갑자기 죽은 일에 관해 다시 물었다.

“하지만 원래 건강이 약한 분이었어요.”

“어제 오페라에는 가셨나요?”

“예, 갔습니다.”

“루카가 아주 훌륭했지요.”

“예, 아주 훌륭했습니다.”

이제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든 완전히 상관없다는 기분이 든 레빈은, 그 여가수의 재능이 어떤 점에서 특별한지 사람들이 수백 번 말하는 것을 들었던 그대로 되풀이하기 시작했다.

볼 백작부인은 듣는 척했다.

레빈이 충분히 이야기하고 입을 다물자, 지금까지 조용히 있던 대령이 입을 열었다.

대령 역시 오페라와 조명 이야기를 했다.

마침내 튜린의 집에서 열릴 예정이라는 folle journée, 곧 ‘광란의 하루’ 이야기를 꺼낸 대령은 웃고 소란스럽게 떠들다가 일어나 나갔다.

레빈도 일어났다.

그러나 백작부인의 표정을 보니 아직 떠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두어 분은 더 있어야 했다.

그는 다시 앉았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가 하는 생각만 계속 하고 있었으므로 대화할 화제를 찾을 수도 없었고 그냥 침묵했다.

“공개회의에는 안 가시나요? 아주 재미있다고들 하던데요.”

백작부인이 먼저 말을 꺼냈다.

“아니요. 제 belle-sœur, 처형을 데리러 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레빈이 말했다.

침묵이 흘렀다.

어머니와 딸이 다시 한번 서로 눈길을 주고받았다.

‘자, 이제는 갈 때가 된 것 같군.’

레빈은 생각하고 일어났다.

여자들은 그의 손을 잡고 인사하며 아내에게 mille choses, 천 번의 안부를 전해달라고 했다.

문지기는 외투를 건네주면서 물었다.

“어디에서 머무십니까?”

그리고 곧바로 크고 잘 제본된 장부에 그것을 적었다.

‘물론 내게는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그래도 부끄럽고, 끔찍하게 어리석은 일이야.’

레빈은 누구나 다 이렇게 한다는 것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처형과 함께 집에 가기 위해 그녀를 만나기로 한 위원회의 공개회의장으로 향했다.

위원회의 공개회의에는 사람이 아주 많았고 사교계 인사들이 거의 다 모여 있었다.

레빈이 도착했을 때는 모두가 대단히 흥미롭다고 하던 개관 보고가 아직 진행 중이었다.

낭독이 끝나자 참석자들이 한데 뒤섞였고, 레빈은 그날 저녁 반드시 농업협회에 오라고 권하는 스비야시스키를 만났다. 그곳에서는 유명한 보고서가 낭독될 예정이었다.

경마장에서 막 돌아온 스테판 아르카디예비치도 만났고, 그 밖에도 아는 사람 여럿을 만났다.

레빈은 그들과 조금 더 이야기하고 회의와 새 연극과 재판에 대한 여러 의견을 들었다.

그러나 아마도 주의를 계속 집중하느라 이미 피로해지기 시작한 탓인지, 재판 이야기를 하다가 그는 말실수를 했다.

그 실수는 뒤에 몇 번이나 생각나 그를 짜증나게 했다.

러시아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외국인에게 어떤 형벌을 내려야 하는지, 그리고 그를 국외로 추방하는 것을 형벌로 삼는 것이 얼마나 부당한지를 이야기하다가 레빈은 전날 아는 사람에게서 들은 말을 되풀이했다.

“내 생각에 그 사람을 국외로 추방하는 건 물고기를 벌준다고 물속에 놓아주는 것과 똑같습니다.”

그때는 자기 생각처럼 말했지만, 나중에야 그것이 크릴로프 우화에서 나온 표현이고, 자기가 아는 사람도 신문 풍자란에서 그 말을 되풀이했을 뿐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레빈은 처형을 데리러 집에 들렀고, 키티가 명랑하고 아무 탈 없이 있는 것을 확인한 뒤 클럽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