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 톨스토이 · 안나 카레니나 · 1877

제7부 제5장

《초원의 리어 왕》이 울리는 아침 음악회
《초원의 리어 왕》이 울리는 아침 음악회

아침 음악회에서는 대단히 흥미로운 작품 두 곡이 연주되었다.

하나는 환상곡 《초원의 리어 왕》이었고, 다른 하나는 바흐를 추모하여 바친 사중주곡이었다.

두 곡 모두 새 작품이었고 새로운 경향으로 쓰여 있었으므로, 레빈은 그것들에 대해 자기 나름의 견해를 정해보고 싶었다.

처형을 자리에 데려다준 뒤 그는 기둥 옆에 서서 가능한 한 주의 깊고 성실하게 음악을 듣기로 했다.

흰 넥타이를 맨 지휘자가 팔을 흔드는 모습, 언제나 음악에 쏠린 주의를 그토록 불쾌하게 흩뜨려놓는 그 동작을 보지 않으려고 애썼다.

음악회를 위해 일부러 리본을 묶어 귀를 덮어버린 모자를 쓴 부인들도 쳐다보지 않으려 했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거나 음악을 제외한 온갖 다른 일에만 관심이 있는 얼굴들도 보지 않으려 했다.

음악 전문가들이나 말 많은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도 피했다.

그는 그저 눈앞 바닥을 내려다보며 서서 들었다.

하지만 《리어 왕》 환상곡을 들으면 들을수록 뚜렷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에서 점점 더 멀어지는 기분이었다.

끊임없이 어떤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려는 것이 막 시작되어 하나의 형체를 이루려는 듯하다가, 곧바로 새로운 음악적 표현의 시작인 단편들로 부서졌다. 때로는 작곡가의 변덕 말고는 아무것으로도 서로 이어지지 않는, 그러면서도 몹시 복잡한 소리들만 이어지기도 했다.

그 음악적 표현의 조각들이 때로는 아름다울 때조차 레빈에게 불쾌했던 것은, 그것들이 전혀 예상할 수 없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즐거움과 슬픔과 절망과 다정함과 환희가 아무런 권리도 없이 불쑥 나타났다. 마치 미친 사람에게서 갑자기 솟아오르는 감정 같았다.

그리고 미친 사람의 감정처럼 그것들은 또 느닷없이 사라져버렸다.

연주 내내 레빈은 춤추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귀머거리가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

곡이 끝났을 때 그는 완전히 어리둥절했고, 그렇게 긴장해서 들었는데도 아무 보답을 받지 못한 피로를 크게 느꼈다.

사방에서 우렁찬 박수가 터졌다. 사람들이 모두 일어서서 움직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기의 당혹감을 다른 사람들의 인상을 통해 설명해보고 싶어진 레빈은 전문가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유명한 음악 애호가 한 사람이 자기가 아는 페스초프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반가워했다.

“놀랍습니다!”

페스초프의 굵은 저음이 울렸다.

“안녕하십니까, 콘스탄틴 드미트리치. 특히 코딜리어가 다가오는 것이 느껴지는 대목, 여인, 곧 das ewig Weibliche, 영원한 여성성이 운명과 싸움에 들어가는 그 대목은 말하자면 얼마나 형상적이고 조각적이며 색채가 풍부한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거기에 코딜리어가 나오는 겁니까?”

환상곡이 초원의 리어 왕을 그린 작품이라는 사실을 완전히 잊어버린 레빈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코딜리어가 등장하지요…… 여기 보십시오!”

페스초프는 손에 들고 있던 윤이 나는 프로그램을 손가락으로 두드려 레빈에게 건넸다.

그제야 레빈은 환상곡 제목을 떠올렸고, 프로그램 뒷면에 러시아어 번역으로 인쇄된 셰익스피어의 시구를 서둘러 읽었다.

“이게 없으면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함께 이야기하던 사람이 떠나 더 이상 말상대가 없어지자 페스초프는 레빈에게 말했다.

휴식시간 동안 레빈과 페스초프 사이에는 음악에서 바그너적 경향이 지닌 장단점에 관한 논쟁이 벌어졌다.

레빈은 바그너와 그의 모든 추종자들의 잘못은 음악이 다른 예술의 영역으로 넘어가려 한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시가 회화가 해야 할 사람 얼굴의 생김새를 묘사하려 할 때 잘못을 범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었다.

그런 잘못의 예로 그는 어느 조각가가 시인의 동상 둘레에 솟아오르는 시적 이미지의 그림자들까지 대리석으로 새겨놓으려고 한 일을 들었다.

“그 조각가가 만든 그림자들은 그림자답지 못한 정도가 얼마나 심한지 계단 난간에까지 몸을 붙들고 있더군요.”

레빈은 말했다.

그 말이 스스로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전에 바로 이 페스초프에게 똑같은 말을 한 적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말을 하고 나자 당황했다.

페스초프는 예술은 하나이며, 모든 예술 장르가 결합할 때에만 최고의 표현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음악회의 두 번째 곡은 레빈이 이미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

옆에 머물러 있던 페스초프가 거의 내내 말을 걸며 그 작품의 지나치고 진득하며 일부러 꾸민 단순함을 비난하고, 그것을 회화의 라파엘 전파 이전주의자들이 내세우는 단순함과 비교했기 때문이다.

밖으로 나오며 레빈은 아는 사람들을 여럿 더 만나 정치와 음악과 공통의 지인들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러다가 방문하기로 한 일을 완전히 잊고 있던 볼 백작을 마주쳤다.

“그럼 지금 바로 가보세요.”

레빈이 그 사실을 말하자 리보바가 말했다.

“어쩌면 만나주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나서 회의장으로 나를 데리러 와요. 아직 끝나기 전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