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평화》 · 제5권 1806~1807년
제22장

1809년에는 ‘세계의 두 중재자’라 불리던 나폴레옹과 알렉산드르의 친밀한 관계가 극에 달했다. 나폴레옹이 오스트리아에 선전포고하자 러시아 군단은 국경을 넘어, 오랜 동맹이던 오스트리아 황제에 맞서 오랜 적 보나파르트와 함께 싸웠다. 궁정에서는 나폴레옹과 알렉산드르의 누이 가운데 한 사람의 혼인 가능성까지 거론되었다. 그러나 대외 정책뿐 아니라, 당시 러시아 사회의 관심은 정부의 모든 부문에서 추진되던 국내 개혁에도 날카롭게 쏠려 있었다.
한편 삶, 곧 건강과 질병, 노동과 휴식이라는 본질적 관심사와 사상·과학·시·음악·사랑·우정·증오·정념이라는 정신적 관심사를 품은 진정한 삶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와의 정치적 우호나 적대, 온갖 개혁 구상과 무관하게 그 모든 것과 동떨어진 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