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 톨스토이 · 안나 카레니나 · 1877

제8부 제19장

난간에 기대어 하늘을 올려다보는 밤
난간에 기대어 하늘을 올려다보는 밤

아기방에서 나와 혼자가 되자 레빈은 곧 조금 전까지 어딘가 분명하지 않았던 그 생각을 다시 떠올렸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거실로 가지 않고 테라스에 멈춰 서서 난간에 팔꿈치를 기대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제 완전히 어두워졌고, 그가 바라보는 남쪽 하늘에는 구름이 없었다. 구름은 반대편에 몰려 있었다. 그쪽에서 번개가 번쩍이고 먼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레빈은 정원의 보리수나무에서 일정하게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자기가 잘 아는 별들의 삼각형과 그 한가운데를 지나 갈라지는 은하수를 바라보았다.

번개가 칠 때마다 은하수뿐 아니라 밝은 별들까지 모두 사라졌다. 그러나 번갯빛이 꺼지는 순간, 마치 누군가 정확한 손으로 던져놓기라도 한 듯 별들은 다시 똑같은 자리에 나타났다.

‘그래, 무엇이 나를 망설이게 하는 거지?’

레빈은 아직 그 답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도 자기 의문에 대한 해답이 이미 영혼 안에 마련되어 있음을 미리 느끼며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래. 신적인 것의 한 가지 분명하고 의심할 수 없는 표현은 선의 법칙이야. 그것은 계시를 통해 세상에 드러났고, 나는 내 안에서 그것을 느끼고 있어. 나는 그 법칙을 인정함으로써 다른 사람들과 하나가 되는 정도가 아니라,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다른 사람들과 함께, 교회라고 불리는 하나의 믿는 사람들의 공동체에 속해 있어.’

‘그렇다면 유대인과 이슬람교도와 유교인과 불교도들은 무엇인가?’

그는 조금 전 위험하게 느껴졌던 바로 그 질문을 다시 자기에게 던졌다.

‘이 수억의 사람들은 삶이 의미를 가지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가장 좋은 것을 빼앗긴 사람들이라는 말인가?’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곧 자기 자신을 바로잡았다.

‘그런데 나는 지금 무엇을 묻고 있는 거지?’

그는 자신에게 말했다.

‘나는 인류의 온갖 서로 다른 신앙들이 신적인 것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묻고 있어. 저 모든 성운을 포함한 온 세계에 하느님이 어떻게 보편적으로 나타나는지를 묻고 있는 거야. 내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지? 내 개인에게, 내 마음에, 이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으나 의심할 수 없이 분명한 지식이 드러났는데, 나는 끈질기게 그것을 이성과 말로 표현하려고 하고 있어.’

‘별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내가 모르는가?’

그는 자작나무 가장 높은 가지와의 위치가 벌써 달라진 밝은 행성을 바라보며 자신에게 물었다.

‘하지만 나는 별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지구가 회전하고 있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어. 그러니 별들이 움직인다고 말할 때 나는 옳아.’

‘천문학자들이 지구의 온갖 복잡하고 다양한 운동을 매번 전부 계산에 넣었다면 무엇 하나 이해하거나 계산할 수 있었을까? 천체의 거리와 무게와 운동과 섭동에 관한 그 놀라운 결론들은 모두 움직이지 않는 지구 주위를 천체가 도는 것으로 보이는 운동, 바로 지금 내 눈앞에서 보이는 그 운동을 토대로 세워져 있어. 수세기 동안 수백만 사람에게 그렇게 보였고, 앞으로도 언제나 똑같이 보일 것이며, 언제든 확인할 수 있는 바로 그 운동 말이야.’

‘마찬가지야. 하나의 자오선과 하나의 지평선을 기준으로 눈에 보이는 하늘을 관찰하지 않고 내린 천문학자의 결론이 공허하고 불안정할 수밖에 없듯이, 모든 사람에게 언제나 같았고 앞으로도 같을 선에 대한 이해, 기독교를 통해 내게 드러났고 언제든 내 영혼 안에서 확인할 수 있는 그 이해에 근거하지 않은 내 결론들 역시 공허하고 불안정할 수밖에 없어. 다른 신앙들과 그 신앙들이 신적인 것과 맺는 관계에 대해서는 내가 판단할 권리도, 판단할 능력도 없어.’

“아, 아직 여기 있었네?”

거실로 가는 같은 길을 따라오던 키티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렸다.

“왜, 무슨 일 때문에 마음 상한 건 아니지?”

그녀는 별빛 아래서 남편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물었다.

그러나 별들을 가려버리는 번개가 다시 번쩍여 그의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면 키티는 표정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번갯빛 속에서 그녀는 남편의 얼굴 전체를 보았다. 그가 평온하고 기뻐하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미소를 지었다.

‘이 사람은 이해하고 있어.’

레빈은 생각했다.

‘내가 무엇을 생각하는지도 알고 있어. 말할까, 말하지 말까? 그래, 말해야지.’

그러나 그가 말을 꺼내려는 바로 그 순간 키티도 입을 열었다.

“코스탸, 부탁 하나만 들어줘.”

그녀가 말했다.

“모퉁이 방에 가서 세르게이 이바노비치가 지내실 준비를 제대로 해드렸는지 좀 봐줘. 내가 직접 가기가 그렇네. 새 세면대는 갖다놓았는지 봐줘.”

“그래, 꼭 가서 볼게.”

레빈은 일어서서 아내에게 입맞춤하며 말했다.

‘아니야. 말할 필요 없어.’

그녀가 먼저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그는 생각했다.

‘이것은 나 혼자에게만 필요하고 중요하며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비밀이야.’

‘이 새로운 감정이 나를 바꾸어놓은 것은 아니야. 내가 꿈꾸었던 것처럼 갑자기 나를 행복하게 만들거나 밝게 비추어준 것도 아니야. 아들을 향한 감정과 똑같아. 거기에도 놀라운 갑작스러운 변화 같은 것은 없었어.’

‘그리고 이 믿음 ― 믿음인지 아닌지도 나는 모르겠지만 ― 이 감정 역시 고통을 거치며 거의 눈에 띄지 않게 내 안으로 들어왔고 이제는 내 영혼 깊숙이 단단히 자리 잡았어.’

‘나는 앞으로도 마부 이반에게 화를 낼 것이고, 논쟁도 할 것이고, 때에 맞지 않게 내 생각을 떠벌리기도 할 거야. 내 영혼의 가장 신성한 곳과 다른 사람들 사이에는, 심지어 아내와 나 사이에도 여전히 벽이 있을 거야. 나는 내 두려움 때문에 아내를 탓하고 나서 또 후회할 거야. 내가 왜 기도하는지를 이성으로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계속 기도할 거야.’

‘하지만 이제 내 삶은, 내 삶 전체는,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모든 것과 상관없이, 그 삶의 매 순간은 더 이상 예전처럼 무의미하지 않아.’

‘그 매 순간에는 의심할 수 없는 선의 의미가 있고, 나는 그 의미를 내 삶에 스스로 불어넣을 수 있어!’

안나 카레니나 끝

폭풍이 지나간 뒤, 다시 드러난 별들
폭풍이 지나간 뒤, 다시 드러난 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