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 톨스토이 · 안나 카레니나 · 1877

제8부 제17장

빠르게 다가오는 구름을 앞질러 걷는 길
빠르게 다가오는 구름을 앞질러 걷는 길

공작과 세르게이 이바노비치는 수레에 올라타 먼저 떠났고, 나머지 사람들은 걸음을 재촉해 집으로 향했다.

그러나 때로 하얗게, 때로 검게 변하는 구름이 너무도 빠르게 다가오고 있어서 비가 내리기 전에 집에 닿으려면 더 서둘러야 했다. 그 구름의 앞부분, 검댕 섞인 연기처럼 낮고 검은 구름들은 놀라운 속도로 하늘을 달려가고 있었다.

집까지 아직 이백 걸음쯤 남았는데 벌써 바람이 일었고, 어느 순간이라도 소나기가 쏟아질 것 같았다.

아이들은 겁에 질리면서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앞서 달렸다. 다리야 알렉산드로브나는 다리에 감겨드는 치맛자락과 힘겹게 싸우면서 이제 걷는 것이 아니라 거의 뛰고 있었고, 아이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남자들은 모자를 붙잡은 채 큰 걸음으로 서둘렀다.

사람들이 거의 현관 앞에 이르렀을 때 굵은 빗방울 하나가 떨어져 쇠 홈통 가장자리에 부딪혀 산산이 튀었다. 아이들과 그 뒤를 따른 어른들은 즐겁게 떠들며 지붕 아래로 뛰어 들어갔다.

“카테리나 알렉산드로브나는요?”

레빈은 현관에서 외투와 담요를 들고 그들을 맞으러 나온 아가피야 미하일로브나에게 물었다.

“저희는 나리와 같이 계신 줄 알았는데요.”

“미탸는?”

“아마 콜로크 숲에 있을 겁니다. 유모도 같이요.”

레빈은 담요를 낚아채듯 들고 콜로크 숲으로 달려갔다.

그 짧은 사이에 구름의 한가운데가 벌써 해를 덮어버려 일식 때처럼 어두워졌다. 바람은 자기 고집을 꺾지 않겠다는 듯 레빈의 걸음을 가로막았고, 보리수나무의 잎과 꽃을 뜯어내고 자작나무의 흰 가지들을 보기 흉하고 기괴하게 드러내면서, 아카시아와 꽃과 우엉과 풀과 나무 꼭대기를 모두 한 방향으로 눕혔다.

정원에서 일하던 여자아이들은 비명을 지르며 하인 숙소 처마 아래로 달려갔다.

굵은 비가 만든 흰 장막은 이미 먼 숲 전체와 가까운 들판 절반을 삼키고 콜로크 쪽으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빗물이 잘게 부서지며 뿜어내는 습기가 공기 속에서 느껴졌다.

머리를 앞으로 숙이고 손에서 담요를 빼앗아가려는 바람과 싸우며 달리던 레빈은 이제 콜로크 가까이 이르렀고, 참나무 뒤에서 무언가 희게 보이는 것까지 알아볼 수 있었다.

그 순간 갑자기 온 세상이 번쩍였고, 온 땅이 불붙은 듯 빛났으며, 머리 바로 위에서 하늘의 둥근 천장이 갈라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눈이 부셔 감겼던 눈을 다시 뜬 레빈은, 이제 자기와 콜로크 사이를 가로막은 빽빽한 빗줄기 너머로, 숲 한가운데 있던 낯익은 참나무의 푸른 꼭대기가 기이하게 위치를 바꾸고 있는 모습을 공포에 질려 바라보았다.

‘벼락을 맞은 건가?’

그가 겨우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참나무 꼭대기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다른 나무들 뒤로 사라졌고, 거대한 나무가 다른 나무들을 부수며 쓰러지는 굉음이 들렸다.

번개의 빛과 천둥소리, 순식간에 온몸에 끼쳐온 차가운 감각은 레빈에게 하나의 공포로 합쳐졌다.

“하느님! 하느님, 제발 그 사람들 위로 떨어진 것이 아니기를!”

그가 말했다.

이미 참나무는 쓰러졌으므로, 그들에게 맞지 않게 해달라는 부탁이 아무 의미도 없다는 생각이 즉시 들었다. 그러나 그는 그 무의미한 기도보다 더 나은 일을 자기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으므로 같은 말을 다시 되풀이했다.

그들이 평소 머물던 곳까지 달려가 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숲 반대편, 늙은 보리수나무 아래에 있었고 그를 부르고 있었다. 어두운 옷을 입은 듯 보이는 두 사람의 형체가 ― 실제로는 밝은 옷이었다 ― 무언가 위로 몸을 굽혀 서 있었다. 키티와 유모였다.

레빈이 그들에게 달려갔을 때에는 비가 이미 잦아들고 하늘도 밝아지기 시작했다. 유모의 치맛자락은 말라 있었지만 키티의 옷은 흠뻑 젖어 몸에 달라붙어 있었다. 비가 거의 그쳤는데도 두 사람은 뇌우가 터졌을 때 취한 자세 그대로 있었다. 둘 다 초록색 우산이 씌워진 아기수레 위로 몸을 숙이고 있었다.

“살아 있어? 모두 괜찮아? 하느님 감사합니다!”

레빈은 물이 고인 땅을 철벅거리며 달려갔다. 물이 가득 찬 장화는 발에서 자꾸 벗겨지려 했다.

젖어 붉어진 키티의 얼굴이 그를 향했다. 모양이 망가진 모자 아래에서 그녀는 조심스럽고 미안한 듯 미소를 지었다.

“정말, 부끄럽지도 않아? 어떻게 이렇게 조심성이 없을 수가 있어!”

레빈은 짜증을 억누르지 못하고 아내를 몰아세웠다.

“정말 내 잘못이 아니야. 막 떠나려고 했는데 아이가 갑자기 보채서. 기저귀를 갈아줘야 했어. 우리는 방금…….”

키티가 변명하기 시작했다.

미탸는 아무 일도 없었고, 마른 채로 계속 잠들어 있었다.

“그래, 하느님 감사합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어.”

젖은 기저귀들을 거두고, 유모가 아이를 꺼내 안고 갔다.

레빈은 아내 곁을 걸으면서 방금 화를 낸 것이 미안해 유모가 보지 못하게 조용히 키티의 손을 꼭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