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평화 / 제14권 1812년 / 제8장
《전쟁과 평화》 · 제14권 1812년

제8장

《전쟁과 평화》 제14권 8장 삽화

돌로호프가 도착하자 페탸의 관심은 북 치는 소년에게서 돌로호프에게로 옮겨갔다. 데니소프는 그 소년에게 양고기와 보드카를 주고 러시아 외투를 입히게 하여, 다른 포로들과 함께 보내지 않고 자기 부대에 남겨두려 했다. 페탸는 군대에서 돌로호프의 비범한 용맹과 프랑스인들에게 보인 잔혹함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으므로, 돌로호프가 오두막에 들어온 순간부터 눈을 떼지 않았다. 그는 이런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려는 듯 갈수록 몸을 꼿꼿이 세우고 고개를 높이 들었다.

돌로호프의 모습은 너무나 소박해서 페탸를 놀라게 했다.

데니소프는 카자크 외투를 입고 수염을 길렀으며, 가슴에는 기적을 행하는 성 니콜라이의 성상을 달고 있었다. 그의 말투와 모든 행동은 그가 처한 특수한 지위를 드러냈다. 그러나 모스크바에서는 페르시아풍 옷을 입었던 돌로호프가 지금은 더없이 단정한 근위 장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말끔히 면도했고, 단춧구멍에 성 게오르기 훈장을 단 근위대 솜외투를 입었으며, 수수한 군모를 머리에 반듯하게 썼다. 그는 방 한쪽에서 젖은 펠트 망토를 벗고는 누구에게도 인사하지 않은 채 데니소프에게 다가가 곧바로 당면한 일을 캐물었다. 데니소프는 대규모 부대들이 수송대를 노리고 있다는 것과 페탸가 가져온 전갈, 그리고 두 장군에게 자신이 한 답변을 들려주었다. 그런 다음 프랑스군 부대에 관해 아는 것을 모두 말했다.

“그렇군. 하지만 저들이 어느 부대이고 병력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아야 해.” 돌로호프가 말했다. “저리로 가봐야겠어. 수가 정확히 얼마인지 모르고서는 일을 시작할 수 없으니까. 나는 정확하게 처리하는 걸 좋아하거든. 자, 여기 계신 분들 가운데 나와 함께 프랑스군 진영에 가실 분은 없나? 여벌 군복을 가져왔어.”

“저요, 저요…… 제가 함께 가겠습니다!” 페탸가 외쳤다.

“자네부터 갈 필요가 전혀 없어.” 데니소프는 돌로호프에게 말했다. “그리고 이 아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못 가게 하겠어.”

“이럴 수가!” 페탸가 외쳤다. “제가 왜 못 갑니까?”

“쓸데없는 일이니까.”

“그렇다면 용서하십시오. 왜냐하면…… 왜냐하면…… 저는 갈 겁니다. 그게 다예요. 저를 데려가 주시겠지요?” 그는 돌로호프를 돌아보며 말했다.

“왜 안 되겠나?” 돌로호프는 건성으로 대답하며 프랑스인 북 치는 소년의 얼굴을 찬찬히 살폈다. “이 아이를 데리고 있은 지 오래됐나?” 그가 데니소프에게 물었다.

“오늘 붙잡았지만 아무것도 몰라. 내가 데리고 있으려고.”

“그래, 다른 자들은 어디로 보내지?” 돌로호프가 물었다.

“어디로 보내냐고? 호송해서 보내고 인수증을 받지.” 데니소프는 갑자기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그리고 나는 떳떳하게 말하겠어. 내 양심에는 단 한 사람의 목숨도 걸려 있지 않다고. 군인의 명예를 더럽히느니—나는 숨김없이 말하는 거야—포로가 서른 명이든 삼백 명이든 호송대를 붙여 도시로 보내는 게 그렇게 어려운가?”

“그런 상냥한 말은 열여섯 살 난 이 젊은 백작에게나 어울리겠지만,” 돌로호프는 냉랭하게 비꼬며 말했다. “자네는 이제 그만둘 때가 됐어.”

“아니,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저 반드시 함께 가겠다고 했을 뿐이에요.” 페탸가 수줍게 말했다.

“하지만 자네와 나는, 이보게, 이제 그런 인정 따위는 버릴 때가 됐어.” 돌로호프는 데니소프를 화나게 하는 이 주제를 말하는 데서 특별한 즐거움이라도 느끼는 듯 계속했다. “그런데 이 아이는 왜 남겨둔 거지?” 그는 머리를 흔들며 말을 이었다. “불쌍해서 그런 거잖아! 자네가 받는다는 그 ‘인수증’을 우리가 모르나? 백 명을 보내면 서른 명만 도착해. 나머지는 굶어 죽거나 살해당하지. 그렇다면 아예 보내지 않는 것과 무엇이 다르지?”

로바이스키 예사울은 빛깔 옅은 눈을 가늘게 뜨며 찬성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문제가 아니야. 나는 이 일을 논쟁하지 않겠어. 내 양심에 짊어지고 싶지 않아. 자네는 그들이 죽을 거라고 하지. 좋아. 다만 내 탓으로 죽게 하지는 않겠어!”

돌로호프는 웃기 시작했다.

“그들이 지금까지 스무 번이나 나를 붙잡을 기회가 있었는데, 누가 그들에게 붙잡지 말라고 했나? 하지만 나를 붙잡았다면 사시나무에 매달았을 거야. 자네가 아무리 기사도를 지켜도 결과는 똑같지.”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하지만 이제 일을 해야 해. 카자크에게 내 짐을 가져오라고 해. 그 안에 프랑스 군복 두 벌이 있어. 자, 나와 함께 가겠나?” 그가 페탸에게 물었다.

“저요? 예, 예, 물론입니다!” 페탸는 눈물이 날 만큼 얼굴을 붉히며 데니소프를 흘끗 보고 외쳤다.

돌로호프가 데니소프와 포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놓고 다투는 동안 페탸는 다시 어색하고 불안해졌다. 하지만 이번에도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완전히 이해할 겨를이 없었다. ‘어른이고 훌륭한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꼭 필요하고 옳은 일일 거야.’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데니소프가 내가 자기 말에 복종하고 자기 명령을 받을 거라고 감히 생각하게 해서는 안 돼. 나는 반드시 돌로호프와 함께 프랑스군 진영에 갈 거야. 그가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어!’

데니소프가 아무리 만류해도 페탸는 자신 역시 모든 일을 되는대로가 아니라 정확히 처리하는 데 익숙하며, 개인적인 위험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저들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확실히 모른다면…… 인정하시겠지만 수백 명의 목숨이 달려 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겨우 두 사람뿐이잖아요. 게다가 저는 몹시 가고 싶고 반드시 갈 겁니다. 그러니 막지 마십시오.” 그가 말했다. “막으시면 상황만 더 나빠질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