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평화 / 제13권 1812년 / 제17장
《전쟁과 평화》 · 제13권 1812년

제17장

《전쟁과 평화》 제13권 17장 삽화

쿠투조프는 모든 노인과 마찬가지로 밤에 잠을 많이 자지 않았다. 낮에는 흔히 뜻밖에 잠들었지만, 밤에는 옷도 벗지 않고 침대에 누워 대개 깨어 생각에 잠겨 있었다.

지금도 그는 크고 무거우며 흉터가 있는 머리를 통통한 손으로 받치고 침대에 누워, 하나뿐인 눈을 뜬 채 생각하며 어둠을 응시했다.

황제와 서신을 주고받고 참모부에서 누구보다 큰 영향력을 지닌 베니히센이 자기를 피하기 시작한 뒤로, 쿠투조프는 자신과 군대가 쓸모없는 공세 행동에 참여하도록 강요받을 가능성을 덜 염려하게 되었다. 쿠투조프가 고통스럽게 기억하는 타루티노 전투와 그 전날의 교훈은 다른 이들에게도 어떤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우리가 공세에 나서면 잃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해. 인내와 시간이 나의 전사요, 나의 용사다.’ 쿠투조프는 생각했다. 풋사과는 따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익으면 저절로 떨어지지만 익기 전에 따면 사과도 망치고 나무도 상하게 하며 이까지 시리게 한다. 노련한 사냥꾼처럼 그는 짐승이 상처 입었다는 것을 알았다. 러시아의 온 힘만이 입힐 수 있는 상처였다. 그러나 치명상인지 아닌지는 아직 결론 나지 않은 문제였다. 이제 로리스통과 바르텔레미가 사절로 보내졌다는 사실과 유격대의 보고로 쿠투조프는 그 상처가 치명적임을 거의 확신했다. 하지만 더 많은 증거가 필요했고 기다려야 했다.

‘저들은 어떻게 상처 입혔는지 보려고 달려가고 싶어 해. 기다리면 보일 텐데! 끊임없는 기동, 끊임없는 전진!’ 그는 생각했다. ‘무엇 때문에? 그저 공을 세우려고! 전투가 무슨 놀이인 줄 아나. 일어난 일에 관해 제대로 된 설명을 들을 수 없는 아이들과 같아. 모두 자기가 얼마나 잘 싸울 수 있는지 보여 주고 싶어 하니까. 하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야.

‘게다가 저들이 내게 제안하는 기발한 기동들이란! 두세 가지 우발 상황을 생각해 내면—그는 페테르부르크에서 보내온 전체 계획을 떠올렸다—모든 것을 내다보았다고 여기는군. 하지만 우발 상황은 끝이 없어.’

보로디노에서 입힌 상처가 치명적인지 아닌지 결론 나지 않은 문제가 한 달 내내 쿠투조프의 머리 위에 드리워져 있었다. 한편으로 프랑스군은 모스크바를 점령했다. 다른 한편으로 쿠투조프는 자신과 모든 러시아인이 온 힘을 다해 가한 그 무서운 타격이 치명적이었으리라고 온 존재로 확신했다. 그러나 어쨌든 증거가 필요했다. 그는 한 달 내내 기다렸고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조바심도 커졌다. 잠들지 못한 밤에 침대에 누워 젊은 장군들을 나무라던 바로 그 일을 했다. 가능한 온갖 우발 상황을 상상했다. 젊은이들과 마찬가지였지만, 두세 가지가 아니라 수천 가지 상황을 보고 그 어느 것에도 판단의 토대를 두지 않았다는 차이가 있었다. 생각할수록 더 많은 상황이 나타났다. 나폴레옹군 전체나 일부가 페테르부르크를 향하거나 자기를 향해 움직이는 모습, 측면을 돌아가는 모습 등 온갖 이동을 상상했다. 가장 두려운 가능성, 곧 나폴레옹이 자기 자신의 무기로 맞서 모스크바에 남아 자기를 기다리는 상황도 생각했다. 나폴레옹군이 메딘과 유흐노프를 거쳐 되돌아가는 모습까지 상상했다. 그러나 오직 한 가지, 실제로 일어난 일만은 내다보지 못했다. 모스크바를 떠난 첫 열하루 동안 나폴레옹군이 미친 듯 경련하며 앞다투어 달아난 일이었다. 그 달아남은 쿠투조프가 아직 감히 생각조차 하지 못한 프랑스군의 완전한 섬멸을 가능하게 했다. 브루시에 사단에 관한 도로호프의 보고와 나폴레옹군의 곤경에 관한 유격대의 보고, 모스크바 철수 준비에 관한 소문은 모두 프랑스군이 패배하여 달아날 준비를 한다는 추측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그것은 젊은이들에게는 중요하게 보이지만 쿠투조프에게는 그렇지 않은 추측일 뿐이었다. 60년의 경험을 지닌 그는 소문에 얼마만큼의 가치를 두어야 하는지 알았다. 무언가를 바라는 사람들이 모든 소식을 자기 욕망을 뒷받침하는 것처럼 묶어 놓기 쉽고, 그런 경우 반대되는 모든 것을 얼마나 쉽게 빠뜨리는지도 알았다. 바랄수록 믿지 않으려 했다. 이 문제는 그의 모든 정신력을 사로잡았다. 다른 모든 것은 그에게 삶의 익숙한 일과에 지나지 않았다. 참모진과 나눈 대화, 타루티노에서 드 스탈 부인에게 쓴 편지, 소설 읽기, 포상 수여, 페테르부르크와의 서신 왕래 따위가 그런 일과였다. 그러나 오직 그만이 내다본 프랑스군의 파멸은 그의 마음속 단 하나의 소망이었다.

10월 11일 밤 그는 팔을 괴고 누워 그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옆방이 술렁였고 톨과 코노브니친과 볼호비티노프의 발소리가 들렸다.

“어, 거기 누구냐? 들어오라, 들어와! 무슨 소식이냐?” 야전원수가 그들에게 외쳤다.

하인이 촛불을 켜는 동안 톨은 소식의 요점을 전했다.

“누가 가져왔나?” 쿠투조프가 물었다. 촛불이 켜지자 톨은 그의 눈길이 차갑고 엄하다는 데 놀랐다.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전하.”

“그를 불러라. 이리 불러.”

쿠투조프는 한쪽 다리를 침대 아래로 늘어뜨리고 앉았다. 커다란 배는 몸 아래 접어 넣은 다른 다리 위에 얹혀 있었다. 그는 자기 마음을 사로잡은 것을 전령의 얼굴에서 읽으려는 듯 유일하게 보이는 한쪽 눈을 가늘게 뜨고 더 자세히 살폈다.

“말해라, 말해 보게, 이 사람아.” 그는 가슴 위로 벌어진 셔츠를 여미며 낮고 늙은 목소리로 볼호비티노프에게 말했다. “더 가까이—가까이 오게. 무슨 소식을 가져왔나? 응? 나폴레옹이 모스크바를 떠났다고? 확실한가? 응?”

볼호비티노프는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은 모든 일을 처음부터 상세히 설명했다.

“더 빨리, 빨리 말하게! 나를 괴롭히지 말게!” 쿠투조프가 그의 말을 끊었다.

볼호비티노프는 모든 것을 말한 뒤 명령을 기다리며 침묵했다. 톨이 무언가 말하기 시작했지만 쿠투조프가 막았다. 쿠투조프는 무슨 말을 하려 했으나 얼굴이 갑자기 찌그러지고 주름졌다. 톨에게 손을 내젓고 방 반대편, 성상들이 걸려 어두운 구석으로 몸을 돌렸다.

“오, 주 하느님, 저를 지으신 이여,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셨나이다……” 그는 두 손을 모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러시아는 구원받았습니다. 주여, 감사하나이다!” 그는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