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평화 / 제12권 1812년 / 제2장
《전쟁과 평화》 · 제12권 1812년

제2장

《전쟁과 평화》 제12권 2장 삽화

안나 파블로브나의 예감은 실제로 이루어졌다. 이튿날 황제의 탄신일을 기리는 궁전 교회 예배 도중 볼콘스키 공작이 밖으로 불려 나가 쿠투조프 공작의 급보를 받았다. 전투 당일 타타리노보에서 쓴 쿠투조프의 보고였다. 러시아군은 한 걸음도 물러나지 않았고 프랑스군의 손실은 아군보다 훨씬 많으며, 완전한 정보를 모으기 전에 전장에서 서둘러 쓰고 있다고 했다. 그러므로 승리를 거둔 것이 틀림없었다. 즉시 교회를 떠나지 않은 채 창조주의 도움과 승리에 감사드리는 기도를 올렸다.

안나 파블로브나의 예감은 옳았고 그날 아침 내내 도시에는 기쁘고 축제 같은 기분이 가득했다. 모두가 완전한 승리라고 믿었고, 나폴레옹이 붙잡혔다거나 폐위되었다거나 프랑스의 새 통치자를 골랐다는 이야기까지 하는 사람도 있었다.

활동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궁정 생활의 조건 속에서 사건의 참된 힘과 완전한 모습을 반영하기는 매우 어렵다. 전체 사건은 저절로 어떤 특정한 일화 주위에 모인다. 이제 조신들의 기쁨도 승리 자체만큼이나 그 소식이 황제의 탄신일에 도착했다는 사실에 근거했다. 잘 마련된 깜짝 선물과 같았다. 쿠투조프의 보고에는 러시아군의 손실도 언급되었고 투치코프와 바그라티온과 쿠타이소프의 이름이 그 가운데 있었다. 페테르부르크 세계에서 이 슬픈 측면도 다시 저절로 하나의 일화인 쿠타이소프의 죽음에 집중되었다. 모두가 그를 알았고 황제가 좋아했으며 젊고 흥미로운 사람이었다. 그날 사람들은 누구를 만나든 이렇게 말했다.

“얼마나 놀라운 우연인가요! 바로 예배 도중에 말이에요. 하지만 쿠타이소프를 잃다니! 정말 안타까워요!”

“내가 쿠투조프에 관해 뭐라고 했소?” 바실리 공작은 이제 예언자처럼 자랑스럽게 말했다. “나는 그가 나폴레옹을 무찌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늘 말했소.”

그러나 이튿날 군대에서는 아무 소식도 오지 않았고 대중의 분위기는 불안해졌다. 조신들은 소식이 끊긴 채 황제가 겪을 고통 때문에 괴로워했다.

“폐하의 처지를 생각해 보시오!” 그들은 말했다. 전날 쿠투조프를 칭송하던 대신 황제의 불안을 일으킨 원인이라며 비난했다. 그날 바실리 공작은 더 이상 자기가 후원한 쿠투조프를 자랑하지 않았고 총사령관이 언급되어도 잠자코 있었다. 게다가 저녁 무렵 페테르부르크 사교계를 불안하고 초조하게 만들려고 모든 일이 공모라도 한 듯 끔찍한 소식 하나가 더해졌다. 엘렌 베주호바 백작부인이 말하기에 그토록 즐거웠던 그 무서운 병으로 갑자기 죽었다. 큰 모임에서 사람들은 공식적으로 베주호바 백작부인이 심한 협심증 발작으로 죽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까운 사이에서는 스페인 여왕의 주치의가 어떤 효과를 내기 위해 어떤 약을 소량 처방했다는 세부가 돌았다. 엘렌은 늙은 백작이 자신을 의심하고 편지를 보낸 남편, 곧 그 비참하고 방탕한 피에르가 대답하지 않은 데 괴로워하다 갑자기 약을 아주 많이 먹었고, 도움을 받기 전에 고통 속에서 죽었다는 것이었다. 바실리 공작과 늙은 백작이 이탈리아 의사를 몰아세웠지만, 그가 불행한 고인의 편지들을 내놓자 즉시 일을 덮었다고 했다.

사람들의 대화는 대체로 세 가지 우울한 사실, 황제가 소식을 받지 못하는 일, 쿠타이소프의 죽음, 엘렌의 죽음을 중심으로 오갔다.

쿠투조프의 보고가 온 지 사흘째 되는 날 모스크바에서 지방 귀족 하나가 도착했고, 모스크바가 프랑스군에게 내주어졌다는 소식이 도시 전체에 퍼졌다. 끔찍한 일이었다! 황제의 처지는 어떠했겠는가! 쿠투조프는 반역자였다. 바실리 공작은 딸의 죽음을 애도하러 찾아온 이들에게 예전에 칭찬하던 쿠투조프를 두고, 슬픔 때문에 전에 한 말을 잊은 것은 용서할 만한 일이었지만, 눈멀고 타락한 노인에게서 달리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런 사람에게 러시아의 운명을 맡길 수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오.”

소식이 공식화되지 않은 동안은 의심할 수 있었으나 이튿날 로스토프친 백작에게서 다음 통신문이 왔다.

쿠투조프 공작의 부관이 제게 편지를 가져왔습니다. 그는 군대를 랴잔 도로로 안내할 경찰관들을 요구합니다. 모스크바를 유감스럽게 포기한다고 썼습니다. 폐하! 쿠투조프의 행동은 수도와 제국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러시아는 위대함이 집중되고 선조들의 유골이 잠든 도시를 포기한다는 소식을 듣고 몸서리칠 것입니다! 저는 군대를 뒤따르겠습니다. 모든 것을 옮겼으므로 이제 조국의 운명을 두고 우는 일만 남았습니다.

이 급보를 받은 황제는 다음 칙서를 가지고 볼콘스키 공작을 쿠투조프에게 보냈다.

미하일 일라리오노비치 공작! 8월 29일 이후 그대에게서 아무런 보고도 받지 못했는데 9월 1일 모스크바 총사령관이 야로슬라블을 거쳐 보낸 슬픈 소식으로 그대가 군대와 함께 모스크바를 포기하기로 했음을 알았다. 이 소식이 내게 미친 영향을 그대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며, 그대의 침묵은 나의 놀라움을 더한다. 군대의 상황과 그대가 이 슬픈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를 들으려고 시종무관 볼콘스키 공작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