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평화 / 제7권 1810~1811년 / 제6장
《전쟁과 평화》 · 제7권 1810~1811년

제6장

《전쟁과 평화》 제7권 6장 삽화

늙은 백작은 집으로 돌아갔다. 나타샤와 페탸도 곧 돌아가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사냥은 계속되었다. 정오가 되자 일행은 어린나무가 빽빽하게 자란 골짜기로 하운드들을 풀어 넣었다. 묵정밭에 선 니콜라이에게는 개몰이꾼들이 모두 보였다.

정면에는 겨울 호밀밭이 펼쳐져 있었고, 그곳 골짜기의 개암나무 덤불 뒤에는 니콜라이의 사냥꾼이 혼자 서 있었다. 하운드들을 풀어 주자마자 니콜라이는 잘 아는 볼토른이 간간이 짖는 소리를 들었다. 다른 사냥개들도 합세해 짖음을 멈췄다가 다시 시작했다. 잠시 뒤 나무가 우거진 골짜기에서 여우를 발견했다는 외침이 들렸다. 한데 모인 사냥개 무리 전체가 골짜기를 따라 호밀밭 쪽으로, 니콜라이에게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달려갔다.

그는 붉은 모자를 쓴 개몰이꾼들이 골짜기 가장자리를 따라 질주하는 모습을 보았다. 사냥개들도 보였다. 맞은편 호밀밭에 여우가 언제라도 모습을 드러내리라 기다렸다.

골짜기에 서 있던 사냥꾼이 움직여 보르조이들을 풀어 주었다. 니콜라이는 다리가 기묘하게 짧고 탐스러운 꼬리를 지닌 붉은 여우가 들판을 빠르게 가로질러 달리는 것을 보았다. 보르조이들이 여우에게 달려들었다…… 점점 가까워졌다. 여우는 갈수록 급하게 방향을 꺾으며 들판을 누볐고 꼬리를 끌고 다녔다. 그때 낯선 흰 보르조이가 갑자기 달려들고 검은 개가 뒤따르면서 모든 것이 뒤엉켰다. 보르조이들은 몸을 거의 흔들지 않은 채 꼬리를 무리 바깥쪽으로 향하고 별 모양으로 모였다. 두 사냥꾼이 개들에게 질주해 왔다. 한 사람은 붉은 모자를 썼고 다른 낯선 사람은 초록색 외투를 입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니콜라이는 생각했다. ‘저 사냥꾼은 어디에서 왔지? ‘아저씨’의 사람은 아닌데.’

사냥꾼들은 여우를 잡았지만 오랫동안 안장에 묶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재갈을 물리고 안장을 높이 얹은 그들의 말이 곁에 서 있었고 개들도 그곳에 누워 있었다. 사냥꾼들은 팔을 휘저으며 여우를 두고 무언가를 했다. 그러다 그곳에서 다툼이 벌어질 때 쓰기로 정한 신호인 뿔나팔 소리가 들렸다.

“일라긴의 사냥꾼이 우리 이반과 다투는 모양입니다.” 니콜라이의 마부가 말했다.

니콜라이는 나타샤와 페탸를 불러오라고 그에게 시킨 뒤, 개몰이꾼들이 사냥개들을 모으는 곳까지 평보로 말을 몰았다. 사냥에 참가한 여러 사람이 다툼이 벌어진 곳을 향해 질주했다.

니콜라이는 말에서 내려, 뒤따라온 나타샤와 페탸와 함께 사냥개들 곁에 멈춰 일이 어떻게 끝날지 기다렸다. 싸움을 벌인 사냥꾼이 여우를 말의 엉덩이에 묶고 덤불에서 나와 젊은 주인을 향해 말을 타고 왔다. 아직 멀리 있을 때부터 모자를 벗고 공손하게 말하려 했지만 얼굴은 창백했고 숨을 헐떡였으며 화가 나 있었다. 한쪽 눈이 시퍼렇게 멍들었지만 아마 그 사실도 깨닫지 못한 듯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니콜라이가 물었다.

“우리 개들이 쫓던 여우를 잡아 죽이다니, 말이나 됩니까! 내 회색 암캐가 잡은 놈입니다! 법대로 따져 보자더군요!…… 그자가 여우를 낚아채기에 여우로 한 대 갈겼습니다. 여기 안장에 매달아 두었습니다! 이것도 한번 맛보겠느냐고요?…….” 사냥꾼은 단검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직도 원수에게 말하고 있다고 여기는 듯했다.

니콜라이는 그 사람과 더 이야기하지 않고 누이와 페탸에게 기다리라고 한 뒤, 적인 일라긴의 사냥 일행이 있는 곳으로 말을 몰았다.

싸움에서 이긴 사냥꾼은 사냥 일행에게 돌아갔다. 호기심을 품고 동정하는 사람들이 둘러싸자 자신의 무용담을 들려주었다.

사정은 이러했다. 로스토프 집안과 다투며 소송 중인 일라긴은 관습상 로스토프 집안에 속하는 장소에서 사냥했다. 이번에는 일부러 그러기라도 한 듯 로스토프 가족이 사냥하는 바로 그 숲에 자기 사람들을 보내고, 그들의 개가 쫓던 여우를 자기 사냥꾼이 빼앗게 했다.

니콜라이는 일라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늘 그렇듯 절제 없이 판단하여, 그의 독단과 난폭함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진심으로 미워했으며 가장 지독한 원수로 여겼다. 그는 분노로 격앙된 채 채찍을 단단히 쥐고 말을 달려갔다. 원수를 벌하기 위해 가장 단호하고 필사적인 행동이라도 취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숲 모퉁이를 막 돌아서자 비버 털모자를 쓴 뚱뚱한 신사가 잘생긴 칠흑 같은 말을 타고 사냥 시종 두 명과 함께 그에게 다가왔다.

니콜라이는 적 대신 위엄 있고 예의 바른 신사 일라긴을 만났다. 그는 젊은 백작과 사귀기를 특별히 바라는 태도를 보였다. 니콜라이에게 다가온 일라긴은 비버 털모자를 들어 올리고, 벌어진 일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남의 보르조이가 뒤쫓던 여우를 감히 빼앗은 자기 사람을 벌주겠다고 말했다. 백작과 더 가까이 알고 지내기를 바라며 자기 숲에서 함께 사냥하자고 청했다.

오빠가 무서운 일을 저지를까 봐 두려워한 나타샤는 다소 흥분한 채 뒤따라왔다. 원수들이 다정하게 인사를 주고받는 것을 보고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일라긴은 나타샤를 향해 비버 털모자를 더욱 높이 들어 올리고 상냥하게 미소 지었다. 젊은 백작 영애는 아름다움뿐 아니라 사냥에 대한 열정에서도 디아나 여신을 닮았으며, 그 아름다움에 관해서는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일라긴은 자기 사냥꾼의 잘못을 갚으려고 로스토프 가족에게 약 1마일 떨어진 자기 소유의 고지로 가자고 간청했다. 평소에는 자신만을 위해 남겨 둔 곳으로 산토끼가 들끓는다고 했다. 니콜라이는 동의했고 이제 규모가 두 배로 커진 사냥 일행은 계속 나아갔다.

일라긴의 고지로 가려면 들판을 가로질러야 했다. 사냥 시종들은 줄을 맞추었고 주인들은 함께 말을 타고 갔다. ‘아저씨’와 로스토프와 일라긴은 서로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몰래 상대의 개들을 흘끗 바라보며, 자기 보르조이의 경쟁자가 될 만한 개를 불안하게 찾았다.

로스토프는 특히 일라긴이 줄에 매어 데려가는 작고 순종이 좋은 붉은 얼룩 암캐의 아름다움에 놀랐다. 몸은 가늘지만 근육은 강철 같고 주둥이는 섬세했으며 검은 눈은 툭 튀어나왔다. 그는 일라긴의 보르조이들이 빠르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아름다운 암캐에게서 자기 밀카의 경쟁자를 보았다.

일라긴이 그해 수확에 관해 차분하게 이야기를 꺼낸 가운데 니콜라이는 붉은 얼룩 암캐를 가리켰다.

“저 암캐는 훌륭하군요!” 그는 무심한 어조로 말했다. “빠릅니까?”

“저 녀석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좋은 개지요. 쫓는 것은 반드시 잡습니다.” 일라긴은 붉은 얼룩 암캐 에르자에 관해 무심하게 대답했다. 그는 1년 전 이 개를 받고 이웃에게 집안 농노 세 가족을 주었다. “그러면 백작님의 고장에서도 수확을 자랑할 만하지는 않은가 봅니다?” 그는 앞서 시작한 대화를 계속했다. 젊은 백작의 칭찬에 답하는 것이 예의라고 여긴 일라긴은 그의 보르조이들을 살펴보다가 넓은 몸집으로 눈길을 끈 밀카를 골랐다. “그 검은 얼룩 개는 훌륭하군요. 몸이 잘 잡혔습니다!” 그가 말했다.

“네, 제법 빠릅니다.” 니콜라이는 대답하고 생각했다. ‘이제 다 자란 산토끼 한 마리만 들판을 가로지르면, 내 보르조이가 어떤 개인지 보여 줄 텐데.’ 그러고는 마부를 돌아보며 산토끼를 발견하는 사람에게 1루블을 주겠다고 말했다.

“나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일라긴이 말을 이었다. “어떤 사냥꾼들은 사냥감과 개를 두고 어떻게 그렇게 질투할 수 있는지요. 나는 백작님께 말씀드리자면, 이렇게 좋은 분들과 함께 말을 타는 것 자체가 즐겁습니다……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는 다시 나타샤에게 모자를 들어 보였다. “가죽이 몇 장인지, 무엇을 얼마나 잡았는지를 세는 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물론 그러시겠지요!”

“내 보르조이가 아니라 남의 개가 무언가를 잡았다고 기분 나빠할 일도 없습니다. 나는 그저 추격하는 모습을 보며 즐기는 데만 관심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백작님? 내 생각에는…….”

“아투!” 멈춰 선 보르조이 담당 개몰이꾼 한 사람의 길게 끄는 외침이 들렸다. 그는 그루터기 밭의 작은 언덕 위에 서서 채찍을 높이 들고 다시 “아투!” 하고 길게 외쳤다. 그 외침과 치켜든 채찍은 앉아 있는 산토끼를 발견했다는 뜻이었다.

“아, 산토끼를 발견한 모양이군요.” 일라긴이 무심하게 말했다. “그래요, 가까이 가야겠군요…… 우리 둘의 개를 풀어 볼까요?” 니콜라이가 대답했다. 에르자와 ‘아저씨’의 붉은 루가이라는 두 경쟁자를 보며 아직 자기 보르조이들과 겨뤄 볼 기회가 없었다고 생각했다. ‘저 개들이 곧바로 내 밀카보다 뛰어난 모습을 보이면 어떡하지!’ 그는 ‘아저씨’와 일라긴과 함께 산토끼 쪽으로 말을 몰며 생각했다.

“다 자란 놈인가?” 일라긴은 산토끼를 발견한 개몰이꾼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마음의 동요를 완전히 감추지는 못한 채 주위를 둘러보고 에르자에게 휘파람을 불었다.

“미하일 니카노로비치께서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는 ‘아저씨’에게 말했다.

‘아저씨’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말을 타고 있었다.

“내가 어떻게 끼어들겠소? 당신은 보르조이 한 마리마다 마을 하나씩을 주었잖소! 그래, 자, 가자! 당신네 개들은 수천 루블짜리요. 두 분이 서로 겨뤄 보시오. 나는 구경하겠소!”

“루가이, 이리 와, 이리 와!” 그가 외쳤다. “우리 루가이!” 그는 애칭을 덧붙였다. 자신도 모르게 그 붉은 보르조이에게 품은 애정과 희망을 드러낸 것이다. 나타샤는 두 나이 든 남자와 오빠가 감추려는 흥분을 보고 느꼈고, 자신도 그 감정에 휩쓸렸다.

사냥꾼은 작은 언덕 중턱에서 채찍을 들어 올린 채 서 있었고 귀족들은 평보로 말을 몰아 다가갔다. 지평선 멀리 있던 하운드들은 산토끼에게서 반대쪽으로 몸을 돌렸다. 개몰이꾼들도 자리를 옮겼지만 귀족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모두가 느리고 차분하게 움직였다.

“어느 쪽을 가리키고 있나?” 니콜라이는 산토끼를 발견한 개몰이꾼에게 100보쯤 가까이 말을 몰고 가며 물었다.

하지만 개몰이꾼이 대답하기도 전에 다음 날 아침 찾아올 서리를 냄새 맡은 산토끼는 가만히 있지 못하고 뛰어올랐다. 줄에 매인 하운드 무리가 우렁차게 짖으며 비탈 아래로 달려가 산토끼를 뒤쫓았다. 사방에서는 줄에 매지 않은 보르조이들이 하운드와 산토끼를 따라 쏜살같이 달려갔다. 천천히 움직이던 사냥 일행 전체가 하운드들에게 멈추라고 외쳤다. 보르조이 담당 개몰이꾼들은 “아투!”라고 외치며 들판을 가로질러 질주해 개들을 산토끼에게 달려들게 했다. 차분하던 일라긴과 니콜라이와 나타샤와 ‘아저씨’는 어디로 어떻게 가는지도 아랑곳하지 않고 날아갔다. 오직 보르조이들과 산토끼만 바라보며 추격 장면을 한순간이라도 놓칠까 두려워했다. 뛰쳐나온 산토끼는 튼튼하고 빨랐다. 처음 일어났을 때 곧바로 달아나지 않고 귀를 세운 채 사방에서 동시에 울리는 외침과 말발굽 소리에 귀 기울였다. 보르조이들이 가까워지게 두면서 그다지 빠르지 않게 열두 번쯤 뛰었다. 마침내 방향을 정하고 위험을 깨닫자 귀를 뒤로 젖히고 전속력으로 달아났다. 산토끼가 누워 있던 곳은 그루터기 밭이었지만 앞에는 흙이 부드러운 가을 파종지가 있었다. 가장 가까이 있던, 산토끼를 발견한 사냥꾼의 보르조이 두 마리가 먼저 그를 보고 뒤쫓았다. 그러나 멀리 가기도 전에 일라긴의 붉은 얼룩 에르자가 앞질러 산토끼와 몸 하나 길이까지 가까워졌다.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려들어 짧은 꼬리를 노렸고, 잡았다고 생각한 순간 공처럼 굴렀다. 산토끼는 등을 둥글게 구부리고 더욱 빠르게 뛰어 달아났다. 에르자 뒤에서는 엉덩이가 넓고 검은 얼룩이 있는 밀카가 달려 나와 빠르게 산토끼를 따라잡기 시작했다.

“우리 밀라시카, 예쁜 녀석!” 니콜라이의 승리에 찬 외침이 울렸다. 밀카가 곧 산토끼에게 달려들 듯했지만 따라잡는 순간 옆으로 지나치고 말았다. 산토끼가 몸을 낮추어 웅크렸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에르자가 다시 따라잡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고 산토끼의 뒷다리를 물려고, 짧은 꼬리에 가까워진 뒤 거리를 재기라도 하듯 잠시 멈췄다.

“에르자, 예쁜 녀석!” 일라긴은 자기 것이 아닌 듯한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에르자는 그의 간청을 듣지 않았다. 먹잇감을 붙잡으려는 바로 그 순간 산토끼가 몸을 움직여 겨울 호밀밭과 그루터기 밭 사이의 밭두렁을 따라 달렸다. 에르자와 밀카는 다시 마차를 끄는 한 쌍의 말처럼 나란히 달리며 산토끼를 따라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밭두렁에서는 산토끼가 달리기 더 쉬워 보르조이들이 빠르게 따라잡지 못했다.

“루가이, 우리 루가이! 그래, 자, 가자!” 그때 세 번째 목소리가 들렸다. ‘아저씨’의 붉은 보르조이는 힘껏 등을 뻗었다 굽히며 앞선 두 보르조이를 따라잡았다. 엄청나게 힘을 쓰면서도 두 개를 밀어젖히고 앞서 나갔다. 산토끼 가까이에서 속도를 더해 그를 밭두렁에서 호밀밭으로 밀어냈다. 진창인 밭에서 무릎까지 빠지면서 더욱 사납게 속도를 냈다. 이어 보이는 것이라고는 등에 진흙을 묻히며 산토끼와 함께 구르는 모습뿐이었다. 보르조이들이 그를 둥글게 에워쌌다. 잠시 뒤 모두가 개 무리 주위로 모였다. 기뻐한 ‘아저씨’만 말에서 내려 산토끼의 발 하나를 잘라 냈다. 피가 빠지도록 산토끼를 흔들며 두 팔과 다리를 떨고, 불안한 눈으로 걱정스럽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자신이 누구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른 채 말했다. “그래, 자, 가자! 이것이 개야!…… 자, 수천 루블짜리도 1루블짜리도 모두 이겼잖아. 그래, 자, 가자!” 그는 숨을 헐떡이며 누군가를 욕하기라도 하듯 성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두가 자기 원수이고 자기를 모욕했지만 이제야 마침내 자신의 정당함을 입증했다는 듯했다. “여기 당신네 수천 루블짜리 개들이 있군…… 그래, 자, 가자!…….”

“루가이, 여기 네 발이다!” 그는 진흙 묻은 산토끼 발을 던져 주며 말했다. “받을 자격이 있어, 그래, 자, 가자!”

“지쳐 있었어요. 혼자 세 번이나 따라잡아 힘을 다 썼으니까요.” 니콜라이도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남들이 자기 말을 듣는지조차 개의치 않으며 말했다.

“그렇게 가로질러 달리는 게 무슨 대수입니까?” 일라긴의 마부가 말했다.

“한번 놓치고 방향을 틀게 한 뒤에는 어떤 잡종개라도 잡을 수 있었소.” 일라긴도 질주와 흥분으로 숨을 헐떡이며 동시에 말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나타샤가 숨도 쉬지 않고 기쁘고 황홀하게, 모두의 귀가 울릴 만큼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다른 사람들이 한꺼번에 말하며 표현한 모든 것을 그녀는 그 외침 하나로 나타냈다. 너무나 기묘하고 거친 외침이어서 평소 같으면 자신도 부끄러워하고 다른 사람들도 놀랐을 터였다. ‘아저씨’는 직접 산토끼의 몸을 비틀어 자기 말의 등에 날렵하고 능숙하게 걸쳤다. 그 몸짓으로 모두를 꾸짖으려는 듯했다. 누구와도 말하고 싶지 않은 표정으로 밤색 말에 올라 먼저 떠났다. 나머지 사람들은 풀이 죽고 부끄러워하며 뒤따랐고, 한참 뒤에야 예전의 꾸며 낸 무관심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들은 한동안 붉은 루가이를 계속 바라보았다. 등에 진흙이 튀고 줄의 고리를 달그락거리며, 정복자의 차분한 모습으로 ‘아저씨’의 말 바로 뒤를 걸었다.

‘추격이 문제가 아닐 때는 나도 다른 개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추격이라면 조심해야 할걸!’ 그 모습은 니콜라이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훨씬 뒤 ‘아저씨’가 니콜라이에게 말을 타고 다가와 이야기를 시작하자, 그는 이런 일이 있은 뒤에도 ‘아저씨’가 자신에게 말을 걸어 준다는 사실에 우쭐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