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평화 / 제7권 1810~1811년 / 제2장
《전쟁과 평화》 · 제7권 1810~1811년

제2장

《전쟁과 평화》 제7권 2장 삽화

집에 돌아온 뒤 니콜라이는 처음에는 진지하고 심지어 침울하기까지 했다. 어머니가 자신을 집으로 부른 이유인 어리석은 재산 문제에 곧 끼어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이 짐을 가능한 한 빨리 벗어 버리려고 돌아온 지 사흘째 되는 날, 어디에 가느냐는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고 화가 나 눈살을 찌푸린 채 미텐카가 사는 별채로 가서 *모든 장부*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모든 장부*가 무엇이어야 하는지는 니콜라이 자신도 두려워하고 당황한 미텐카보다 더 몰랐다. 미텐카와 나눈 대화와 장부 검사는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복도에서 기다리던 마을 원로와 농민 대표와 마을 서기는 두려움과 기쁨 속에서 처음에는 젊은 백작이 고함치고 호통을 치며 목소리를 점점 높이는 것을 들었고, 이어 무서운 욕설이 한마디씩 연달아 터져 나오는 것을 들었다.

“도둑놈!…… 배은망덕한 자식!…… 이 개자식을 토막 내 버리겠다! 나는 아버지와 달라!…… 우리 재산을 훔치다니!…….” 그 밖에도 여러 욕설이 이어졌다.

이어 그들은 얼굴이 붉어지고 눈에 핏발이 선 젊은 백작이 미텐카의 목덜미를 붙잡아 끌고 나오는 모습을 똑같이 두려워하면서도 기뻐하며 보았다. 그는 욕설을 한마디씩 내뱉는 틈마다 기민하게 발과 무릎으로 미텐카의 엉덩이를 걷어차며 외쳤다. “꺼져! 이 악당아, 다시는 이곳에서 네 낯짝을 보이지 마라!”

미텐카는 여섯 개의 계단 아래로 곤두박질치듯 내려가 관목 숲으로 달아났다. (그 관목 숲은 오트라드노예에서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피신하는 곳으로 유명했다. 미텐카 자신도 읍내에서 술에 취해 돌아오면 그곳에 숨곤 했고, 미텐카를 피해 숨던 오트라드노예 주민들도 그 숲이 안전한 피난처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미텐카의 아내와 처제들은 문밖으로 머리와 겁먹은 얼굴을 내밀었다. 그 방에서는 환한 사모바르가 끓고 있었고, 조각보 이불을 덮은 관리인의 높은 침대가 놓여 있었다.

젊은 백작은 그들에게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단호한 걸음으로 지나가 집 안으로 들어갔다.

하녀들에게서 별채에서 일어난 일을 곧바로 전해 들은 백작부인은 이제 집안 형편이 틀림없이 나아지리라는 생각에 안도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런 흥분이 아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지 걱정했다. 그녀는 아들의 방문 앞까지 여러 번 발끝으로 걸어가, 그가 연달아 파이프에 불을 붙이는 소리를 엿들었다.

이튿날 늙은 백작은 아들을 따로 불러 난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얘야, 네가 그렇게 흥분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구나! 미텐카에게 모두 들었다.”

‘이 미친 세상에서는 내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 니콜라이는 생각했다.

“그자가 그 700루블을 장부에 적지 않아서 화가 났다지. 하지만 그 돈은 다음 쪽으로 이월해 두었어. 네가 다른 쪽을 보지 않은 게야.”

“아빠, 그자는 악당이고 도둑이에요! 나는 알아요! 내가 저지른 일은 이미 저지른 일이에요. 하지만 아빠가 원하시면 다시는 그자와 이야기하지 않을게요.”

“아니다, 얘야.” 백작도 난처함을 느꼈다. 자신이 아내의 재산을 잘못 관리해 자식들에게 죄를 지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어떻게 바로잡아야 하는지는 몰랐다. “아니야, 네가 집안일을 맡아 주기를 부탁한다. 나는 늙었고, 나는…….”

“아니에요, 아빠. 제가 마음을 불편하게 해 드렸다면 용서해 주세요. 나는 아빠보다도 이 모든 일을 더 몰라요.”

‘농민이고 돈 문제고 장부의 다음 쪽으로 이월하는 일이고 모두 악마나 가져가라.’ 그는 생각했다. ‘카드판에서 ‘코너’와 판돈이 무엇인지는 알았지만, 다음 쪽으로 이월한다는 것은 도무지 모르겠어.’ 그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 뒤로 재산 문제에는 끼어들지 않았다. 그러나 한번은 백작부인이 아들을 불러 안나 미하일로브나에게 받을 2천 루블짜리 약속어음이 있다고 말하고, 그것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었다.

“이렇게 하지요.” 니콜라이가 대답했다. “어머니는 내 뜻에 달렸다고 하셨지요. 나는 안나 미하일로브나도 보리스도 좋아하지 않지만, 그들은 우리의 친구였고 가난했어요. 그러니 이렇게 하겠습니다!” 그는 약속어음을 찢었다. 그 모습을 본 늙은 백작부인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 뒤 젊은 로스토프는 재산 문제에 더는 관여하지 않고, 자신에게는 새로운 일이지만 아버지가 대규모로 운영하던 사냥에 열정적으로 몰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