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 4부 11권 — 이반 / 제1장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 4부 11권 — 이반

제1장 — 그루셴카의 집에서

1장 삽화

알료샤는 대성당 광장 근처, 과부 모로조바의 집으로 그루셴카를 만나러 갔다. 그녀가 아침 일찍 페냐를 보내 다급히 와 달라는 전언을 전했기 때문이다. 페냐에게 물어보니, 여주인이 어제부터 유난히 심란해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드미트리가 체포된 뒤로 두 달 동안 알료샤는 자신의 마음이 이끌려서도, 또 드미트리의 전언을 전하기 위해서도 이 집에 자주 들렀다. 드미트리가 체포되고 사흘 뒤 그루셴카는 몹시 앓아누워 거의 다섯 주를 병석에서 보냈고, 그중 꼬박 일주일은 의식을 잃은 채였다. 그녀는 몰라보게 변해서 더 야위고 다소 누르스름해졌지만, 지난 두 주 동안은 바깥출입을 할 만큼 회복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알료샤에게는 그녀의 얼굴이 전보다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방에 들어설 때마다 그녀와 눈을 마주치는 순간이 좋았다. 그 얼굴에는 확고함과 지적인 목적의식이 어려 있었다. 무엇으로도 흔들 수 없는 단단하고 섬세하며 겸허한 결단력과 함께, 영적인 변모의 징후 같은 것이 엿보였다. 눈썹 사이에 생긴 작은 세로 주름은 그 매력적인 얼굴에 사색의 빛을, 언뜻 보면 거의 근엄하게 느껴질 정도의 표정을 더해 주었다. 예전의 경박함은 이제 거의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또 하나 알료샤에게 이상하게 여겨지는 것이 있었다. 끔찍한 범죄로 체포된 남자와 거의 약혼이나 다름없는 사이가 된 처지에, 게다가 자신의 병까지 겹치고 드미트리에게 거의 피할 수 없는 형벌이 드리워져 있는데도, 그루셴카가 여전히 젊은 명랑함을 잃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한때 자존심 강했던 그녀의 눈에는 이제 부드러운 빛이 어렸지만, 이따금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한 어떤 불안한 생각이 마음을 찾아올 때면 예전의 앙심 어린 불꽃이 되살아나곤 했다. 그 불안의 대상은 언제나 같았다—카테리나 이바노브나였다. 그루셴카는 섬망 속에 누워 있을 때조차 그녀에 대해 헛소리를 했었다. 알료샤는 그녀가 카테리나를 무섭게 질투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카테리나 이바노브나는 원할 때면 언제든 감옥에 갈 수 있었으면서도 드미트리를 단 한 번도 찾아가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알료샤에게는 풀기 어려운 문제였다. 그루셴카가 마음을 열고 끊임없이 조언을 구하는 상대가 다름 아닌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럴 때면 그는 이따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걱정으로 가득 차서 그는 그녀의 숙소로 들어섰다. 그녀는 집에 있었다. 삼십 분 전 드미트리를 만나고 막 돌아온 참이었는데,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그를 맞으러 오는 그 다급한 몸짓만 보아도 얼마나 조급하게 그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탁자 위에는 "바보 놀이"를 하려고 나눠 놓은 카드 한 벌이 놓여 있었다. 맞은편 가죽 소파에는 이부자리가 펴져 있고, 막시모프가 반쯤 기댄 채 누워 있었다. 잠옷에 무명 나이트캡을 쓴 그는 누가 봐도 병약해 보였지만,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감돌았다. 집 없는 이 노인은 두 달 전 모크로예에서 그루셴카와 함께 돌아온 뒤로 눌러앉아, 지금까지 그녀와 함께 지내고 있었다. 그날 그는 비와 진눈깨비를 맞으며 그녀와 함께 도착해, 흠뻑 젖고 겁먹은 채 소파에 앉아 애원하는 듯한 겁먹은 미소로 그녀를 말없이 바라보았었다. 끔찍한 슬픔과 열병의 초기 증세에 시달리던 그루셴카는 도착 후 첫 반 시간 동안은 해야 할 일이 산더미라 그의 존재를 거의 잊고 있었는데, 문득 그를 유심히 바라보게 되었다. 그는 애처롭고 무기력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녀는 페냐를 불러 그에게 먹을 것을 좀 주라고 시켰다. 그날 하루 종일 그는 같은 자리에 앉아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날이 저물고 덧문이 닫히자 페냐가 여주인에게 물었다.

"저 어르신, 밤에 여기서 주무시고 가나요, 마님?"

"그래, 소파에 이부자리를 봐 드려." 그루셴카가 대답했다.

더 캐물어 본 끝에 그루셴카는 그에게 정말로 갈 곳이 없다는 것을, "은인이신 칼가노프 씨가 다시는 저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딱 잘라 말씀하시면서 오 루블을 주셨습니다"라는 사정을 알게 되었다.

"음, 그럼 신께서 축복하시길, 그냥 머물러요." 그루셴카가 안쓰러운 표정으로 결정하며 그에게 동정 어린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 노인의 마음은 짓눌리듯 아려 왔고, 입술이 감사의 눈물로 씰룩였다. 그렇게 이 궁핍한 방랑자는 그때부터 줄곧 그녀와 함께 살아왔다. 그녀가 앓아누웠을 때도 그는 집을 떠나지 않았다. 페냐도, 그녀의 할머니도, 요리사도 그를 내쫓지 않고 계속 밥을 챙겨 주고 소파에 잠자리를 봐 주었다. 그루셴카는 어느새 그에게 익숙해져서, 드미트리를 만나고 돌아오면(정말로 다 낫기도 전부터 그녀는 감옥으로 그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자리에 앉아 "막시무슈카"와 이런저런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슬픔을 잊으려 했다. 그 노인은 때때로 제법 그럴듯한 이야기꾼으로 밝혀져, 마침내 그녀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그루셴카는 알료샤 말고는 거의 아무도 만나지 않았는데, 그마저도 매일 오는 것도 아니고 오래 머무는 법도 없었다. 그녀의 늙은 상인은 그즈음 마을 사람들 말대로 "임종을 앞두고" 위독한 상태였고, 실제로 드미트리의 재판이 있고 일주일 뒤에 세상을 떠났다. 죽기 삼 주 전, 끝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 그는 마침내 아들들과 며느리들, 손주들을 위층 자기 방으로 불러 다시는 자신을 떠나지 말라고 명했다. 그 순간부터 그는 하인들에게 그루셴카를 들이지 말라고, 만약 그녀가 오거든 "주인님이 당신의 장수와 행복을 빌며 자신을 잊으라 하십니다"라고 전하라고 엄히 일러두었다. 하지만 그루셴카는 거의 매일 그의 안부를 물으러 사람을 보내곤 했다.

"드디어 오셨네요!" 카드를 내던지며 그루셴카가 반갑게 알료샤를 맞았다. "막시무슈카가 당신이 안 올지도 모른다며 자꾸 저를 겁주지 뭐예요. 아, 제가 얼마나 당신이 필요한지! 탁자에 앉으세요. 뭘 드릴까요, 커피요?"

"네, 부탁드립니다." 알료샤가 탁자에 앉으며 말했다. "몹시 배가 고파서요."

"그래야죠. 페냐, 페냐, 커피!" 그루셴카가 외쳤다. "오래전부터 당신 드리려고 준비해 뒀어요. 파이도 좀 가져와, 뜨거운지 확인하고. 아세요, 오늘 그 파이들 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있었어요. 감옥에 그를 주려고 가져갔더니, 글쎄 저한테 도로 던지지 뭐예요. 안 먹겠다고요. 하나는 바닥에 내던지고 발로 밟기까지 했어요. 그래서 제가 말했죠. '간수한테 맡겨 두고 갈게. 저녁까지 안 먹으면, 그건 당신의 그 독한 앙심이 스스로에게나 충분하다는 뜻이겠지!' 그러고는 나와 버렸어요. 우리 또 싸웠어요, 믿기세요? 제가 갈 때마다 우리는 싸운다니까요."

그루셴카는 이 모든 것을 흥분한 채 단숨에 쏟아 냈다. 막시모프는 신경이 곤두선 듯 곧바로 웃으며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이번엔 뭐 때문에 싸우셨어요?" 알료샤가 물었다.

"저도 전혀 예상 못 했어요. 글쎄, 그 폴란드인을 질투하지 뭐예요. '왜 저 사람을 데리고 있는 거야?' 그가 그러더군요. '그래서 저 사람을 데리고 있기 시작한 거군.' 질투하는 거예요, 내내 저를 질투해요, 먹으면서도 자면서도요! 지난주에는 심지어 쿠지마까지 질투할 생각을 했다니까요."

"하지만 전부터 그 폴란드인에 대해 알고 있었잖아요?"

"네, 처음부터 알고 있었죠. 그런데 오늘 문득 일어나서 그 사람 흉을 보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가 한 말을 그대로 옮기기도 부끄러워요. 어리석은 사람 같으니! 제가 나올 때 라키틴이 들어가더라고요. 어쩌면 라키틴이 그를 부추기고 있는지도 몰라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녀가 심드렁하게 덧붙였다.

"그가 당신을 사랑해서 그래요, 그게 다예요. 몹시 사랑하니까요. 지금은 특히 걱정이 많으시고요."

"그럴 만도 하죠, 내일 재판이 있으니까요. 저도 내일 일로 뭔가 이야기하려고 갔던 건데,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만 해도 두려워서요. 형님이 걱정하고 계시다고 하시지만, 저는 얼마나 걱정하는지 몰라요! 그런데 그 사람은 폴란드인 얘기나 하고 있고! 정말 어리석다니까요! 그래도 아직 막시무슈카를 질투하지는 않네요."

"제 아내도 저를 몹시 질투했었지요." 막시모프가 끼어들었다.

"당신을 질투했다고요?" 그루셴카가 자기도 모르게 웃었다. "누구를 상대로 질투를 했겠어요?"

"하녀들이요."

"입 다물어요, 막시무슈카, 지금 웃을 기분이 아니에요, 화가 나요. 파이 곁눈질하지 마세요. 당신한테는 안 줄 거예요, 몸에 안 좋으니까요, 보드카도 안 줄 거고요. 저는 이 어른도 돌봐야 해요, 무슨 양로원 원장이라도 된 것처럼요." 그녀가 웃었다.

"저는 당신의 친절을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쓸모없는 존재니까요." 막시모프가 목소리에 눈물을 담아 말했다. "저보다 더 쓸모 있는 사람들에게 베푸시는 게 나을 텐데요."

"에이, 다들 쓸모 있죠, 막시무슈카, 누가 가장 쓸모 있는지 우리가 어떻게 알겠어요? 그저 그 폴란드인만 없었더라면, 알료샤. 그이도 오늘 병날 생각을 했나 봐요. 저는 그 사람한테도 가 봤어요. 일부러 파이도 좀 보내려고요. 여태 안 보냈었는데, 드미트리가 그것 때문에 저를 나무랐으니 이제는 좀 보내야겠어요! 아, 페냐가 편지를 가져왔네요! 네, 폴란드인들한테서 온 거예요, 또 돈 이야기겠죠!"

판 무샬로비치는 정말로 삼 루블을 빌려 달라고 청하는, 아주 길고 특유의 웅변조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석 달 안에 갚겠다는 약속과 함께 판 브루블레프스키의 서명이 담긴 영수증까지 동봉되어 있었다. 회복기 두 주 동안 그루셴카는 옛 애인에게서 그런 영수증이 딸린 편지를 여러 통 받았다. 그래도 그녀는 두 폴란드인이 자신이 앓는 동안 문안차 다녀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처음 받은 편지는 큰 편지지에 쓰인 긴 것으로, 봉인에는 커다란 가문 문장이 찍혀 있었다. 몹시 모호하고 수사적이어서 그루셴카는 절반도 읽기 전에 내려놓았다. 도무지 요령부득이었고, 그때는 편지 따위에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그 첫 편지 다음 날 또 다른 편지가 왔는데, 거기서 판 무샬로비치는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이천 루블을 대출해 달라고 청했다. 그루셴카는 이 편지도 답장 없이 그냥 두었다. 그 뒤로 편지가 줄줄이 이어졌다—매일 하나씩—모두 하나같이 거창하고 수사적이었지만, 청하는 액수는 점차 줄어들어 백 루블에서 이십오 루블로, 십 루블로 떨어지더니, 마침내 두 사람이 함께 서명한 영수증과 함께 일 루블만 청하는 편지가 왔다.

그러자 그루셴카는 문득 그들이 안쓰러워져서 해 질 무렵 직접 그들의 숙소를 찾아갔다. 두 폴란드인은 음식도 연료도 담배도 없이, 자기네 여주인에게 빚까지 진 채 극심한 가난에, 거의 빈곤 상태로 지내고 있었다. 모크로예에서 드미트리에게서 받아 간 이백 루블은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그런데도 그루셴카는 그들이 오만한 위엄과 자존심을 세우며, 최대한 격식을 차린 거창한 언변으로 자신을 맞이하는 데 놀랐다. 그루셴카는 그저 웃으며 옛 숭배자에게 십 루블을 쥐여 주었다. 그러고는 웃으며 그 일을 드미트리에게 이야기했는데, 그는 조금도 질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부터 폴란드인들은 그루셴카에게 달라붙어 매일 돈을 요구하며 그녀를 성가시게 했고, 그녀는 늘 소액을 보내 주곤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드미트리는 무섭게 질투할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어리석게도, 저는 오늘 그 사람한테 잠깐 들렀어요, 드미트리를 보러 가는 길에요, 그이도 아프거든요, 그 폴란드인 말이에요." 그루셴카가 신경질적으로 서둘러 다시 말을 이었다. "저는 웃으면서 드미트리한테 그 얘길 했어요. '상상해 봐.' 저는 말했죠. '내 폴란드인이 기타에 맞춰 옛 노래를 불러 주면 근사할 거라 생각했나 봐. 내가 감동해서 자기랑 결혼할 줄 알았나 보지!' 드미트리는 욕을 하며 벌떡 일어났어요…. 그러니, 자, 저는 그 사람들한테 파이를 보낼 거예요! 페냐, 저 아이가 그 사람들이 보낸 거야? 여기, 그 애한테 삼 루블 주고 파이 열두 개를 종이에 싸서 가져가라고 해. 그리고 당신, 알료샤, 제가 정말로 그들에게 파이를 보냈다고 드미트리한테 꼭 말씀해 주세요."

"뭐라 해도 말하지 않을게요." 알료샤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어머! 그럼 그가 그것 때문에 속상해할 거라 생각하시는군요. 왜요, 그이는 일부러 질투하는 거예요. 정작 신경도 안 쓰면서요." 그루셴카가 씁쓸하게 말했다.

"일부러요?" 알료샤가 물었다.

"당신이 어리석다는 말씀을 드리는 거예요, 알료샤. 그렇게 영리하면서도 이런 건 도무지 모르시네요. 저는 그가 저 같은 여자를 질투하는 게 기분 나쁜 게 아니에요. 오히려 질투하지 않으면 기분 나쁠 거예요. 저는 그런 사람이에요. 질투에는 기분 상하지 않아요. 저한테도 사나운 구석이 있으니까요. 저도 질투할 수 있어요. 다만 저를 기분 상하게 하는 건, 그가 저를 조금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말씀드리는데 그는 지금 일부러 질투하는 거예요. 제가 눈이 멀었을까요? 안 보일까요? 방금도 그이는 저에게 그 여자, 카테리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어요, 그녀가 이러네 저러네, 모스크바에서 그를 구하려고 어떻게 의사를 불렀는지, 얼마나 학식 있는 최고의 변호인을 불러왔는지요. 그러니 그는 그녀를 사랑하는 거예요, 제 앞에서 그녀를 칭찬한다면 그건 그에게 더 수치스러운 일이죠! 그이는 저를 나쁘게 대해 놓고는 오히려 저를 공격했어요, 제가 먼저 잘못했다고, 그 모든 걸 저한테 떠넘기려고요. '너는 나보다 먼저 네 폴란드인이랑 있었으니까, 카테리나에 대해서는 나를 탓할 수 없어.' 그게 결론이에요. 그이는 모든 비난을 저한테 떠넘기고 싶어 해요. 일부러, 일부러 저를 공격한 거예요, 말씀드리는데, 하지만 저는—"

그루셴카는 자신이 무엇을 할지 끝맺지 못했다. 손수건에 얼굴을 묻고 격렬하게 흐느꼈다.

"그는 카테리나 이바노브나를 사랑하지 않아요." 알료샤가 단호하게 말했다.

"음, 사랑하든 안 하든, 저는 곧 스스로 알아낼 거예요." 그루셴카가 손수건을 눈에서 떼며 목소리에 위협적인 어조를 담아 말했다. 그녀의 얼굴은 일그러져 있었다. 알료샤는 슬프게도 방금까지 온화하고 평온했던 그 표정이 뚱하고 앙심에 찬 표정으로 변한 것을 보았다.

"이런 어리석은 얘기는 이제 됐어요." 그녀가 문득 말했다. "이것 때문에 당신을 부른 게 아니에요. 알료샤, 사랑스러운 이여, 내일—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그게 저를 걱정시키는 거예요! 그런데 그걸 걱정하는 건 저 하나뿐이에요! 모두를 봐도 아무도 그것에 대해 생각조차 안 해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요. 당신은 조금이라도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계신가요? 내일 그가 재판받는 거잖아요, 아시죠. 말씀해 주세요, 그가 어떻게 재판받을까요? 아시잖아요, 그건 그 하인이라는 걸, 그 하인이 그를 죽였다는 걸요! 맙소사! 그 하인 대신 그를 단죄하고 아무도 그를 위해 나서지 않을 수가 있나요? 그 하인은 조금도 시달리지 않았죠, 그렇죠?"

"엄중하게 교차 심문을 받았어요." 알료샤가 생각에 잠긴 채 지적했다. "하지만 다들 그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지금 그는 몹시 아파서 누워 있고요. 그 발작 이후로 계속 앓고 있어요. 정말로 아파요." 알료샤가 덧붙였다.

"오, 이런! 당신이 직접 그 변호인한테 가서 전부 이야기해 줄 수는 없나요? 삼천 루블에 페테르부르크에서 데려왔다던데요."

"우리가 그 삼천을 함께 냈어요, 이반, 카테리나 이바노브나, 그리고 저요. 다만 모스크바에서 데려온 의사 비용은 그녀가 직접 이천을 냈고요. 변호인 페튜코비치는 더 많이 청구했을 텐데, 이 사건이 러시아 전역에 알려지는 바람에, 모든 신문과 잡지에서 다루고 있잖아요, 그래서 사건이 이렇게 악명 높아진 걸 영광으로 여기고 더 적게 받고 와 주기로 했어요. 어제 그를 만났어요."

"어머? 그와 이야기하셨어요?" 그루셴카가 열심히 끼어들었다.

"듣기만 하고 아무 말도 안 하더군요. 이미 자기 의견을 정했다면서도, 제 말을 고려해 보겠다고는 약속했어요."

"고려한다니요! 아, 그 사람들 다 사기꾼이에요! 그이를 망칠 거예요. 그런데 그 여자는 왜 의사를 불렀대요?"

"전문가로서요. 드미트리가 미쳐서 자기가 뭘 하는지도 모르고 살인을 저질렀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 해요." 알료샤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하지만 드미트리는 그것에 동의하지 않을 거예요."

"네, 하지만 만약 그이가 죽였다면 그게 진실이었겠죠!" 그루셴카가 외쳤다. "그때 그는 미쳤었어요, 완전히 미쳤었어요, 그건 다 제 잘못이었고요, 저는 정말 몹쓸 존재예요! 하지만, 물론, 그는 그러지 않았어요, 그러지 않았다고요! 그런데 온 마을이 그를 반대하고 있어요. 심지어 페냐의 증언마저 그가 그랬다는 쪽으로 기울었어요. 가게 사람들도, 그 관리도, 술집에서도, 그전에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는 걸 들었다고 하고요! 모두, 모두가 그를 반대하며 외치고 있어요."

"네, 무서울 만큼 증거가 쌓이고 있어요." 알료샤가 침울하게 지적했다.

"그리고 그리고리, 그리고리 바실리예비치는 문이 열려 있었다는 자기 말을 고수하며, 분명 봤다고 우겨요. 그를 흔들 방법이 없어요. 저도 가서 직접 이야기해 봤는데, 저한테도 무례하게 굴더라고요."

"네, 그게 어쩌면 그에게 가장 불리한 증거일 거예요." 알료샤가 말했다.

"그리고 드미트리가 미쳤다는 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지금 그렇게 보이긴 해요." 그루셴카가 유난히 불안하고 은밀한 태도로 말을 시작했다. "아시나요, 알료샤, 오랫동안 이걸 당신과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저는 매일 그이한테 가는데, 그냥 이상하다고밖에는 여겨지지 않아요. 말씀해 주세요, 그이가 늘 무엇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생각하세요? 계속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하는데 저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저는 그이가 제 어리석은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뭔가 지적인 이야기를 하는 거라고 짐작했었어요. 그런데 문득 아기 이야기를, 그러니까 어떤 아이 이야기를 시작하는 거예요. '왜 그 아기는 가난할까?' 그이가 말했어요. '그 아기 때문에 나는 이제 시베리아로 가려고 해. 나는 살인자가 아니지만, 시베리아로 가야 해!' 그게 무슨 뜻인지, 무슨 아기인지 저는 죽어도 모르겠더라고요. 그저 그렇게 말할 때 너무 다정해서 눈물이 났어요. 그이도 울고, 저도 울었어요. 문득 저에게 입 맞추고 성호를 그어 주더군요. 그게 무슨 뜻이었을까요, 알료샤, 말씀해 주세요? 그 아기가 뭐예요?"

"틀림없이 라키틴이에요, 최근에 그를 만나러 갔던." 알료샤가 미소 지었다. "다만… 그건 라키틴이 한 말은 아니에요. 저는 어제 드미트리를 보지 못했어요. 오늘 만나 볼게요."

"아니요, 그건 라키틴이 아니에요. 형님 이반 표도로비치가 그를 뒤흔들어 놓는 거예요. 그가 만나러 가서, 그래서 그런 거예요." 그루셴카가 말을 시작하다 문득 말을 끊었다. 알료샤는 놀라서 그녀를 응시했다.

"이반 형이 간다고요? 드미트리를 만나러 갔어요? 드미트리는 직접 저한테 이반이 한 번도 온 적 없다고 했는데요."

"저기… 저기! 제가 정말 입이 가벼운 여자네요! 불쑥 다 말해 버리다니!" 그루셴카가 당황해서 문득 얼굴을 붉히며 외쳤다. "가만있어 봐요, 알료샤, 쉿! 이미 너무 많이 말했으니 온전한 진실을 말씀드릴게요. 그는 두 번 드미트리를 만나러 갔어요, 처음은 도착하자마자였고요. 그야, 제가 앓기 전에 모스크바에서 곧장 이곳으로 말을 몰아왔으니까요. 두 번째는 일주일 전이었어요. 드미트리한테는 어떤 상황에서도, 특히 당신한테는 그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사실 누구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했대요. 몰래 왔었던 거죠."

알료샤는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며 말없이 앉아 있었다. 그 소식이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이 분명했다.

"이반 형은 저에게 드미트리의 사건 이야기를 하지 않아요." 그가 천천히 말했다. "지난 두 달 동안 저한테 아주 조금밖에 말하지 않았어요. 제가 찾아갈 때마다 형이 언짢아하는 눈치라서, 지난 삼 주 동안은 가지 않았고요. 흠… 만약 형이 일주일 전에 거기 있었다면… 이번 주에 확실히 드미트리에게 변화가 있었어요."

"변화가 있었어요." 그루셴카가 재빨리 동의했다. "그 사람들한테 비밀이 있어요, 비밀이! 드미트리가 직접 저한테 비밀이 있다고, 그것도 자기가 편히 쉴 수 없을 만큼의 비밀이라고 했어요. 그전에는 명랑했었죠, 지금도 사실 명랑하긴 해요, 하지만 그렇게 고개를 흔들고, 아시죠, 방 안을 성큼성큼 걷고, 계속 오른손으로 오른쪽 관자놀이 머리카락을 잡아당길 때는, 저는 그이 마음에 뭔가 괴롭히는 게 있다는 걸 알아요…. 알아요! 예전엔 명랑했는데, 사실, 오늘도 명랑하긴 해요."

"하지만 걱정하고 있다고 하셨잖아요."

"네, 걱정하면서도 명랑해요. 계속 잠깐 짜증을 냈다가 명랑해졌다가 다시 짜증을 내요. 그런데 아세요, 알료샤, 저는 계속 그이한테 놀라요. 이 무서운 일이 드리워져 있는데도, 때때로 자기가 아기라도 되는 것처럼 사소한 일에 웃는다니까요."

"그리고 정말로 형이 당신한테 이반 형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에게 말하지 마'라고요?"

"네, 저한테 '그에게 말하지 마'라고 했어요. 드미트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바로 당신이에요. 그건 비밀이니까요, 그이가 직접 그렇게 말했어요. 알료샤, 사랑스러운 이여, 그이한테 가서 그 비밀이 뭔지 알아내서 저한테 와서 말해 주세요." 그루셴카가 갑작스러운 열의로 애원했다. "저를 위해 준비된 최악의 것이 무엇인지 제가 알 수 있도록 마음을 안심시켜 주세요. 그게 제가 당신을 부른 이유예요."

"당신은 그게 당신과 관련된 뭔가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만약 그렇다면, 그가 당신한테 비밀이 있다고 말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모르겠어요. 어쩌면 말하고 싶은데 감히 그러지 못하는 걸지도요. 미리 경고하는 거예요. 비밀이 있다고 저한테 말은 하지만, 그게 뭔지는 말하지 않으려는 거죠."

"당신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어떻게 생각하냐고요? 그건 저의 끝이에요, 그게 제 생각이에요. 그 셋이 다 함께 저의 파멸을 꾸미고 있어요, 카테리나가 그 안에 있으니까요. 다 카테리나예요, 다 그녀한테서 나오는 거라고요. 그녀는 이렇고 저렇고, 그건 제가 그렇지 않다는 뜻이죠. 미리 저한테 그걸 말해요, 경고하는 거죠. 저를 버릴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그게 그 비밀의 전부예요. 셋이 함께 그걸 계획했어요, 드미트리, 카테리나, 이반 표도로비치. 알료샤, 오랫동안 당신한테 물어보고 싶었어요. 일주일 전 드미트리가 문득 저한테 이반이 카테리나를 사랑한다고 말했어요, 그를 자주 만나러 가니까요. 저한테 진실을 말한 걸까요, 아닐까요? 말씀해 주세요, 당신의 양심에 걸고요, 최악이라도 말씀해 주세요."

"거짓말은 하지 않겠어요. 이반 형은 카테리나 이바노브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요."

"오,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저한테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예요, 부끄러움도 모르는 기만자죠, 그게 바로 그거예요! 방금도 저를 질투했잖아요, 나중에 저한테 비난을 떠넘기려고요. 어리석은 사람 같으니, 자기가 하는 일을 숨길 줄도 몰라요, 아시잖아요, 너무 솔직해서요…. 하지만 제가 되돌려 줄 거예요, 되돌려 줄 거예요! '넌 내가 그랬다고 믿는구나.' 그이가 말했어요. 저한테, 저한테 그 말을 했어요. 그걸로 저를 나무랐다고요! 신께서 그를 용서하시길! 두고 보세요, 재판에서 카테리나를 곤란하게 만들 거예요! 그때 딱 한마디만 할게요… 그때 다 말할 거예요!"

그녀는 다시 비통하게 울었다.

"이것만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어요, 그루셴카." 알료샤가 일어나며 말했다. "첫째, 형은 당신을 사랑해요, 세상 누구보다도, 오직 당신만을요, 믿으세요. 저는 압니다, 정말 알아요. 둘째, 저는 그에게서 그 비밀을 캐낼 생각은 없지만, 만약 오늘 그가 스스로 저에게 말한다면, 저는 곧바로 당신에게 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그에게 말하겠어요. 그러고 나서 오늘 당신께 와서 말씀드릴게요. 다만… 제 생각엔… 카테리나 이바노브나는 그것과 아무 관계도 없고, 그 비밀은 다른 것에 대한 것 같아요. 그건 확실합니다. 카테리나 이바노브나에 대한 것 같지는 않아요, 제 생각엔. 그럼 지금은 안녕히 계세요."

알료샤는 그녀와 악수했다. 그루셴카는 여전히 울고 있었다. 그는 그녀가 자신의 위로를 그다지 믿지 않는다는 것을 보았지만, 슬픔을 다 쏟아 내고 입 밖으로 말한 것만으로도 그녀의 마음이 조금은 나아졌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런 마음 상태로 두고 떠나는 것이 안타까웠지만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