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 랴가비

그러니 그는 전속력으로 달려야 했는데, 말을 구할 돈이 없었다. 그에게는 사십 코페이카가 있었고, 그것이 전부였다—그토록 여러 해의 풍족한 세월 끝에 남은 것 전부가! 하지만 그의 집에는 오래전부터 멈춰 있던 낡은 은시계가 있었다. 그는 그것을 집어 시장 바닥에 가게를 낸 유대인 시계공에게 가져갔다. 유대인은 그에게 육 루블을 주었다.
"그건 예상 못 했는데." 드미트리가 황홀경에 빠져 외쳤다(그는 여전히 황홀경 속에 있었다). 그는 자신의 육 루블을 챙겨 집으로 뛰어갔다. 집에서 그는 하숙집 사람들에게서 삼 루블을 빌렸는데, 그들은 그를 몹시 좋아해서, 그것이 그들이 가진 전부였음에도 기꺼이 빌려주었다. 흥분한 드미트리는 그 자리에서 자신의 운명이 그날 결판나리라고 그들에게 말하고는, 필사적으로 서둘러 삼소노프에게 내놓았던 그 온 계획과, 그의 결정, 미래에 대한 자신의 희망 등을 설명했다. 이 사람들은 전에도 자기네 하숙인의 많은 비밀을 들어 알고 있었기에, 그를 조금도 자만하지 않는 신사로, 거의 자기네 동류로 여기고 있었다. 이렇게 아홉 루블을 모은 드미트리는 볼로바야 역까지 데려다 줄 역마를 부르러 사람을 보냈다. 이렇게 해서 "사건 전날 정오에 드미트리는 한 푼도 없었으며, 돈을 얻기 위해 시계를 팔고 자기 집주인에게서 삼 루블을 빌렸는데, 이 모든 것이 목격자들 앞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기억되고 확인되게 되었다.
나는 이 사실을 짚어 두는데, 나중에 왜 그런지 밝혀질 것이다.
그는 마침내 자신의 온갖 어려움을 풀 수 있으리라는 기쁜 기대로 환하게 빛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볼로바야 역에 가까워지자 자신이 없는 사이 그루셴카가 무엇을 하고 있을지 생각하며 몸을 떨었다. 만약 그녀가 오늘 표도르 파블로비치에게 가기로 마음먹는다면 어쩌지? 그것이 바로 그가 그녀에게 알리지 않고 떠난 이유였고, 만약 누군가 그를 찾으러 오면 자신이 어디로 갔는지 알려 주지 말라고 자기 집주인 여자에게 지시해 둔 이유였다.
"오늘 밤 안에, 반드시 돌아가야 해." 그가 수레에 흔들리며 되풀이했다. "그리고 이 랴가비라는 자를 여기로 데려와야 할 것 같군… 증서를 작성하려면." 드미트리는 이렇게 심장이 두근거리며 골똘히 생각했지만, 아아! 그의 꿈은 이루어질 운명이 아니었다.
우선, 그는 늦었으니, 볼로바야 역에서 지름길을 택했는데 그것이 십이 베르스타가 아니라 십팔 베르스타로 밝혀졌던 것이다. 둘째로, 그는 일린스코예에서 신부를 집에서 찾지 못했으니, 그가 이웃 마을로 가 버렸던 것이다. 드미트리가 같은 지친 말들을 데리고 그리로 출발해 그를 찾아다니는 동안, 날은 거의 어두워졌다.
수줍고 상냥해 보이는 작은 남자인 그 신부는, 랴가비가 처음에는 자기 집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수호이 포셀로크에 있으며, 그곳에서도 목재를 사고 있어 산림 관리인의 오두막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고 즉시 알려 주었다. 드미트리가 지금 당장 랴가비에게 자신을 데려가서, 말하자면 "자신을 구해 달라"고 다급히 청하자, 신부는 얼마간 망설인 뒤 그를 수호이 포셀로크로 데려다주는 데 동의했다. 그의 호기심이 분명 자극되어 있었다. 하지만 불운하게도 그는 걸어서 가자고 조언했는데, "그리 많이" 넘지 않는 일 베르스타쯤 될 거라고 했다. 드미트리는 물론 동의하고 자신의 일 야드나 되는 성큼성큼한 걸음으로 나아가서, 가엾은 신부는 거의 그를 뒤쫓아 뛰다시피 했다. 그는 나이가 많지는 않았지만 몹시 신중한 사람이었다.
드미트리는 그에게도 즉시 자신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신경질적으로 흥분한 채 랴가비에 대해 조언을 구하며 가는 내내 이야기를 했다. 신부는 주의 깊게 들었지만 조언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는 드미트리의 질문들을 "모르겠습니다. 아, 저는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같은 말로 돌려 넘겼다. 드미트리가 유산을 두고 아버지와 벌인 다툼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자, 신부는 정말로 놀랐으니, 그는 어떤 식으로든 표도르 파블로비치에게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놀라며 물었다, 왜 그 농부 상인 고르스트킨을 랴가비라고 부르느냐고. 그러고는 드미트리에게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그 사람의 진짜 이름이 정말로 랴가비이긴 하지만 결코 그렇게 불리지는 않으며, 그 이름을 들으면 몹시 언짢아할 것이니, 반드시 고르스트킨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그러지 않으면 그와는 아무것도 되지 않을 겁니다. 당신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을 거예요." 신부가 결론지어 말했다.
드미트리는 한순간 다소 놀라며, 삼소노프가 바로 그렇게 그를 불렀다고 설명했다. 이 사실을 듣자 신부는 그 주제를 접었지만, 만약 삼소노프가 그를 그 농부에게, 랴가비라고 부르며 보냈다면 거기에는 뭔가 잘못된 것이 있는 게 아닌지, 그가 드미트리를 조롱거리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을 말로 표현해 주는 편이 더 나았을 것이다. 하지만 드미트리에게는 그런 사소한 것들에 멈춰 있을 시간이 없었다. 그는 성큼성큼 걸음을 재촉했고, 수호이 포셀로크에 다다르고 나서야 자신들이 일 베르스타는커녕 일점오 베르스타도 아니라, 적어도 삼 베르스타는 걸어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것이 그를 짜증 나게 했지만, 그는 스스로를 다잡았다.
그들은 오두막으로 들어갔다. 산림 관리인은 오두막의 한쪽 반에 살고 있었고, 고르스트킨은 다른 쪽, 복도 건너편의 더 좋은 방에 머물고 있었다. 그들은 그 방으로 들어가 수지 양초를 밝혔다. 오두막은 지독하게 과열되어 있었다. 탁자 위에는 다 식은 사모바르와, 컵들이 놓인 쟁반, 빈 럼주 병, 반쯤 남은 보드카 병, 그리고 반쯤 먹다 남은 밀빵 부스러기들이 있었다. 방문객 자신은 코트를 구겨서 베개 삼아 머리 밑에 받친 채, 벤치 위에 몸을 쭉 뻗고 누워 큰 소리로 코를 골고 있었다. 드미트리는 당혹스러워하며 서 있었다.
"물론 그를 깨워야지. 내 볼일이 너무 중요하거든. 이렇게 서둘러 왔으니, 오늘 서둘러 돌아가야만 해." 그가 몹시 동요하며 말했다. 하지만 신부와 산림 관리인은 자신들의 의견을 내놓지 않은 채 말없이 서 있었다. 드미트리는 다가가서 직접 그를 깨우려 애쓰기 시작했다. 그는 힘차게 시도했지만 잠든 이는 깨어나지 않았다.
"취했군." 드미트리가 결론지었다. "맙소사!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하지?" 지독하게 초조해하며 그는 그의 팔을, 다리를 잡아당기고, 머리를 흔들고, 그를 일으켜 벤치에 앉히려 애쓰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오랜 애씀 뒤에도 그는 그저 취한 사내가 터무니없는 신음 소리와, 격렬하지만 알아들을 수 없는 욕지거리를 내뱉게 만드는 데 그쳤을 뿐이었다.
"아니, 좀 기다리시는 게 낫겠습니다." 신부가 마침내 말했다. "저 사람은 분명 그럴 만한 상태가 아니니까요."
"온종일 마셨거든요." 산림 관리인이 맞장구쳤다.
"맙소사!" 드미트리가 외쳤다. "이게 저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제가 얼마나 절박한지 아신다면!"
"아니요, 아침까지 기다리시는 게 낫습니다." 신부가 되풀이했다.
"아침까지요? 자비를 베푸소서! 그건 불가능해요!"
절망 속에서 그는 다시 그 잠든 남자에게 달려들 참이었지만, 자기 노력의 무익함을 깨닫고는 즉시 멈춰 섰다. 신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졸린 산림 관리인은 침울해 보였다.
"현실은 인간을 위해 얼마나 끔찍한 비극들을 꾸며 내는지." 드미트리가 완전한 절망 속에 말했다. 땀이 그의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신부는 이 기회를 붙잡아 지극히 이치에 맞게 그에게 이렇게 지적했다. 설령 그를 깨우는 데 성공하더라도, 그는 여전히 취해서 대화가 불가능할 거라고. "그리고 당신 일은 중요하니까요." 그가 말했다. "그러니 확실히 아침까지 미뤄 두시는 게 나을 겁니다." 절망의 몸짓과 함께 드미트리는 동의했다.
"신부님, 저는 여기 불을 밝힌 채 남아서, 좋은 순간을 붙잡겠습니다. 저 사람이 깨어나자마자 시작할 거예요. 촛불값은 드리겠습니다." 그가 산림 관리인에게 말했다. "하룻밤 묵는 값도요. 드미트리 카라마조프를 기억하시게 될 겁니다. 다만, 신부님, 신부님을 어떻게 해 드려야 할지 모르겠군요. 어디서 주무실 건가요?"
"아니, 저는 집으로 가겠습니다. 저 사람 말을 타고 집으로 가지요." 그가 산림 관리인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럼 이제 작별 인사를 드려야겠군요. 성공을 빕니다."
그렇게 결정됐다. 신부는 산림 관리인의 말을 타고 떠났는데, 그곳을 벗어나게 되어 기뻤지만, 그럼에도 불안하게 고개를 저으며, 다음 날 이 기이한 사건에 대해 자신의 후원자인 표도르 파블로비치에게 알려야 하는 게 아닐지 고민했다. "안 그러면 언젠가 재수 없이 그것을 듣고 화를 내며 자신의 호의를 거두어 갈지도 모르니까."
산림 관리인은 자기 몸을 긁적이며 아무 말 없이 자기 방으로 돌아갔고, 드미트리는 자신의 표현대로 "좋은 순간을 붙잡으려고" 벤치에 앉았다. 깊은 낙담이 짙은 안개처럼 그의 영혼에 들러붙었다. 깊고 강렬한 낙담이었다! 그는 앉아서 생각했지만 아무런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촛불은 희미하게 타올랐고, 귀뚜라미가 울었으며, 과열된 방 안은 견딜 수 없이 답답해졌다. 그는 문득 정원을, 정원 뒤편의 길을, 신비롭게 열리는 아버지 집의 문을, 그리고 뛰어드는 그루셴카의 모습을 그려 보았다. 그는 벤치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건 비극이야!" 그가 이를 갈며 말했다. 그는 기계적으로 잠든 남자에게 다가가 그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마르고 중년의 농부로, 몹시 긴 얼굴에 아마빛 곱슬머리와 길고 가늘고 불그스름한 수염을 하고 있었으며, 파란 무명 셔츠와 검은 조끼를 입고 있었는데, 그 주머니에서는 은시계 사슬이 삐죽 나와 있었다. 드미트리는 강렬한 증오를 담아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고, 어떤 알 수 없는 이유로 그의 곱슬머리가 특히 그를 짜증 나게 했다.
견딜 수 없이 굴욕적이었던 것은, 그토록 중요한 일들을 접어 두고 그런 희생을 치른 뒤, 그, 드미트리가, 완전히 지친 몸으로 그토록 다급한 일로 자신의 온 운명이 달려 있는 이 얼간이 위에 서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는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마치 다른 행성에서 떨어지기라도 한 듯 코를 골고 있었으니 말이다.
"오, 운명의 아이러니라니!" 드미트리가 외쳤고, 완전히 이성을 잃은 채 그는 다시 그 술 취한 농부를 깨우는 데 몰두했다. 그는 일종의 사나움으로 그를 깨웠고, 그를 잡아당기고, 밀치고, 심지어 때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오 분간의 헛된 애씀 뒤, 그는 무력한 절망 속에 자기 벤치로 돌아가 앉았다.
"어리석어! 어리석다고!" 드미트리가 외쳤다. "그리고 이 모든 게 얼마나 부정직한지!" 무언가가 그에게 이렇게 덧붙이게 했다. 그의 머리가 무섭게 아파 오기 시작했다. "그만두고 아예 떠나 버려야 할까?" 그는 궁금해했다. "아니, 내일까지 기다려 보자. 일부러 남아 있어야지. 안 그러면 대체 뭐 하러 왔나? 게다가 나에게는 갈 수단도 없어. 지금 여기서 대체 어떻게 벗어난단 말인가? 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하지만 그의 머리는 점점 더 아파 왔다. 그는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다가, 자기도 모르게 졸다가 앉은 채로 잠들어 버렸다. 그는 두 시간쯤, 어쩌면 그 이상 잔 것 같았다. 그는 견딜 수 없을 만큼 아픈 머리에 소리라도 지를 지경으로 잠에서 깨어났다. 관자놀이가 쿵쿵거렸고 정수리가 아팠다. 완전히 깨어나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기까지는 한참이 걸렸다.
마침내 그는 방 안이 벽난로에서 나온 숯 연기로 가득 차 있으며 자신이 질식으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술 취한 농부는 여전히 코를 골며 누워 있었다. 촛불은 흘러내리며 곧 꺼질 참이었다. 드미트리는 소리를 지르며 비틀거리며 복도를 가로질러 산림 관리인의 방으로 뛰어갔다. 산림 관리인은 즉시 잠에서 깼지만, 다른 방이 연기로 가득 찼다는 말을 듣고도, 드미트리를 놀라고 짜증 나게 만들며, 이상하리만치 무관심하게 그 사실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래도 그것을 살피러 가긴 했다.
"하지만 저 사람 죽었어요, 죽었다고요! 그럼… 저는 어떻게 해야 하죠?" 드미트리가 미친 듯이 외쳤다.
그들은 문을 활짝 열고 창문과 굴뚝을 열었다. 드미트리는 복도에서 물 한 통을 가져왔다. 먼저 그는 자기 머리를 적신 다음, 어떤 헝겊 조각을 찾아 그것을 물에 담가 랴가비의 머리에 얹었다. 산림 관리인은 여전히 그 일을 경멸하듯 대했고, 창문을 열면서 투덜대듯 말했다.
"이제 괜찮아질 겁니다."
그는 다시 자러 갔고, 드미트리에게 등불 하나를 밝혀 놓고 갔다. 드미트리는 반 시간쯤 그 취한 농부 곁을 부산하게 오가며 그의 머리를 적시고, 밤새 자지 않겠다고 엄숙히 결심했다. 하지만 그는 몹시 지쳐 있었기에, 숨을 좀 돌리려고 잠시 앉았을 때, 눈을 감았고 자기도 모르게 벤치 위에 온몸을 쭉 뻗고는 죽은 듯이 잠들어 버렸다.
그가 깨어났을 때는 몹시 늦은 시각이었다. 아홉 시쯤 되었을 것이다. 태양이 오두막의 두 작은 창문으로 밝게 비치고 있었다. 곱슬머리의 농부는 벤치에 앉아 코트를 입고 있었다. 그의 앞에는 또 다른 사모바르와 또 다른 병이 놓여 있었다. 어젯밤의 병은 이미 다 비웠고, 새 병은 절반 넘게 비어 있었다. 드미트리는 벌떡 일어나 그 저주받은 농부가 다시, 절망적으로, 고칠 수 없이 취해 있다는 것을 즉시 알아챘다. 그는 잠시 눈을 크게 뜨고 그를 응시했다. 농부는 조용히, 교활하게, 모욕적일 만큼 침착하게, 심지어 일종의 경멸 어린 거만함까지 담아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적어도 드미트리에게는 그렇게 보였다. 그는 그에게로 달려갔다.
"죄송하지만, 아시다시피… 저는… 아마 이 오두막에서 산림 관리인에게서 들으셨을 겁니다. 저는 드미트리 카라마조프 중위입니다, 당신이 잡목숲을 사려는 그 늙은 카라마조프의 아들입니다."
"거짓말이오!" 농부가 침착하고 자신 있게 말했다.
"거짓말이라니요? 표도르 파블로비치를 아시잖습니까?"
"댁네 표도르 파블로비치라는 사람 따위는 모르오." 농부가 발음도 또렷하지 않게 말했다.
"그와 잡목숲 때문에 흥정하고 계시잖아요, 잡목숲 때문에. 좀 깨어나 정신 좀 차리세요. 일린스코예의 파벨 신부님이 저를 여기까지 데려다주셨습니다. 삼소노프에게 편지를 쓰셨고, 그가 저를 당신께 보낸 겁니다." 드미트리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거—거짓말이오!" 랴가비가 다시 불쑥 내뱉었다. 드미트리의 다리가 싸늘해졌다.
"제발 부탁입니다! 농담이 아니에요! 취하셨나 봅니다. 그래도 말을 하고 이해할 수는 있으시죠… 아니면… 저는 아무것도 이해할 수가 없군요!"
"당신은 페인트공이오!"
"제발 부탁입니다! 저는 카라마조프예요, 드미트리 카라마조프요. 당신께 제안할 게 있습니다, 유리한 제안이요… 잡목숲과 관련해서 아주 유리한 제안입니다!"
농부는 거만하게 자기 수염을 쓸었다.
"아니, 당신은 그 일을 계약해 놓고 파렴치한 짓을 저질렀지. 당신은 악당이오!"
"장담하는데 잘못 알고 계신 겁니다." 드미트리가 절망 속에 두 손을 쥐어짜며 외쳤다. 농부는 여전히 수염을 쓸며 문득 교활하게 눈을 찡그렸다.
"아니, 나한테 이걸 보여 주시오. 악행을 허용하는 법을 말해 보시오. 들리시오? 당신은 악당이오! 그걸 이해하시겠소?"
드미트리는 침울하게 뒷걸음질 쳤고, 문득 훗날 자신이 말한 대로 "무언가가 그의 머리를 후려친 것 같았다." 순식간에 그의 마음속에 빛이 떠오르는 듯했다. "빛이 밝혀졌고 나는 모든 것을 파악했다." 그는 어리둥절해서 서 있었다, 대체 어떻게 자신이, 그래도 지성을 갖춘 사람이, 이런 어리석음에 굴복해서 이런 모험에 이끌리고, 거의 스물네 시간 동안 이 랴가비 주위를 부산하게 오가며 그의 머리를 적시는 짓을 계속해 왔는지 궁금해하면서.
"아니, 이 남자는 취했어, 완전히 취했다고, 이제 일주일 동안은 계속 그럴 텐데, 여기서 기다려 봐야 무슨 소용이야? 그리고 삼소노프가 일부러 나를 여기로 보냈다면? 만약 그녀가—? 오, 신이시여, 제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겁니까?"
농부는 히죽거리며 그를 지켜보고 앉아 있었다. 다른 때였다면 드미트리는 격노해서 그 바보를 죽였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어린아이처럼 약해진 것을 느꼈다. 그는 조용히 벤치로 가서 자기 외투를 들어 아무 말 없이 그것을 입고는 오두막 밖으로 나갔다. 그는 옆방에서 산림 관리인을 찾지 못했다. 아무도 없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잔돈 오십 코페이카를 꺼내 하룻밤 묵은 값과 촛불값, 그리고 자신이 끼친 수고에 대한 값으로 탁자 위에 놓아두었다. 오두막을 나서자 그는 사방에 온통 숲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는 아무렇게나 걸었다, 오두막에서 어느 쪽으로 돌아서야 할지, 오른쪽인지 왼쪽인지도 모른 채로. 전날 저녁 신부와 함께 그리로 서둘러 갈 때는 그 길을 알아채지 못했었다. 그의 마음속에는 그 누구에 대해서도, 심지어 삼소노프에 대해서도 복수심 어린 감정이 없었다. 그는 좁은 숲길을 따라 목적 없이, 멍하니,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도 신경 쓰지 않은 채 성큼성큼 걸었다. 그의 몸과 영혼이 어찌나 약해져 있었던지 어린아이라도 그를 쓰러뜨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어떻게든 숲을 벗어났고, 수확 뒤 헐벗은 들판의 전경이 눈 닿는 데까지 펼쳐져 있었다.
"이 얼마나 큰 절망인가! 사방이 온통 죽음뿐이야!" 그는 계속 걸으며 되풀이했다.
그는 삯마차를 타고 시골길을 가로질러 가던 늙은 상인을 만나면서 구원받았다. 그를 따라잡았을 때, 드미트리는 길을 물었고, 그 늙은 상인도 마침 볼로바야로 가는 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얼마간의 상의 끝에 드미트리는 마차에 올랐다. 세 시간 뒤 그들은 도착했다. 볼로바야에서 드미트리는 즉시 마을로 갈 역마를 주문했고, 문득 자신이 몹시 배고프다는 것을 깨달았다. 말을 매는 동안, 그를 위해 오믈렛이 준비되었다. 그는 그것을 순식간에 다 먹었고, 커다란 빵 덩어리를 먹었고, 소시지를 먹었고, 보드카 석 잔을 삼켰다. 먹고 나자 그의 기분과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는 마을을 향해 날아갔고, 마부를 재촉했으며, 문득 저녁이 되기 전에 그 "저주받은 돈"을 마련할 새롭고 "확고부동한" 계획을 세웠다. "생각해 봐, 그저 생각해 보라고, 그깟 하찮은 삼천 루블 때문에 한 사람의 인생이 망가져야 한다니!" 그는 경멸하듯 외쳤다. "오늘 안에 해결하고 말겠어." 그루셴카에 대한,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그 생각은 결코 그를 떠나지 않았다—없었더라면, 그는 어쩌면 다시 완전히 명랑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에 대한 생각이 매 순간 날카로운 칼처럼 그의 심장을 찔러 댔다.
마침내 그들은 도착했고, 드미트리는 즉시 그루셴카에게로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