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 2부 5권 — 찬반론 / 제6장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 2부 5권 — 찬반론

제6장 — "당분간은 아주 모호한"

6장 삽화

그리고 알료샤와 헤어진 이반은 표도르 파블로비치의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는 견딜 수 없는 우울함에 사로잡혔는데, 그것은 집으로 향하는 걸음걸음마다 더욱 심해졌다. 그가 우울해한다는 것 자체는 이상할 게 없었다. 이상한 것은, 이반이 그 원인이 무엇인지 도무지 말할 수 없었다는 점이었다. 그는 전에도 종종 우울했었고, 그가 이곳으로 그를 이끌었던 모든 것과 인연을 끊고 그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며 미지의 새로운 미래로 들어서려는 이 순간에 그런 기분을 느끼는 것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그는 다시 예전처럼 홀로가 될 것이었고, 비록 삶에 대한 큰 희망과 크나큰—너무나 큰—기대를 품고 있었지만, 자신의 희망이나 기대에 대해서, 심지어 자신의 욕망에 대해서도 확실히 설명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 새롭고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이 분명 그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지만, 그를 괴롭히던 것은 전혀 다른 무언가였다. '아버지 집에 대한 혐오감인가?' 그는 궁금해했다. '그럴 법도 하지, 정말 지긋지긋하니까. 그리고 이제 그 가증스러운 문턱을 넘는 게 마지막이라 해도 여전히 나는 그것을 혐오하는군…. 아니, 그것도 아니야. 알료샤와의 작별과, 그와 나눈 대화 때문인가? 그토록 여러 해 동안 온 세상에 침묵을 지키며 말을 섞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그런 장광설을 늘어놓다니.' 그것은 어쩌면 젊은이다운 미숙함과 허영심에서 오는 젊은이다운 짜증이었을지도 모른다—특히 그의 마음이 틀림없이 기대를 걸고 있었을 알료샤 같은 존재 앞에서 자기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는 데서 오는 짜증 말이다. 틀림없이 그런 짜증도 끼어들어 있었고, 실제로도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것도 아니었다, 그것도 아니었다. '우울함으로 속이 메스껍구나, 그런데도 내가 뭘 원하는지 말할 수가 없어. 어쩌면 생각하지 않는 게 낫겠지.'

이반은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지만, 그것도 소용없었다. 그의 우울함을 그토록 짜증스럽고 성가시게 만든 것은, 그것이 일종의 우연하고 외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는 점이었다—그는 그것을 느꼈다. 어떤 사람이나 사물이 어딘가에 두드러져 서 있는 것 같았는데, 마치 이따금 눈에 무언가가 자꾸 끼어드는 것처럼, 오랫동안 일이나 대화에 몰두해서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다가도, 그것이 짜증 나고 거의 괴롭혀서 결국은 그것을 알아차리고 그 거슬리는 물건을 치우게 되는—흔히 아주 사소하고 우스꽝스러운 것, 이를테면 엉뚱한 자리에 놓인 물건, 바닥에 떨어진 손수건, 선반에 다시 꽂아 두지 않은 책 같은 것 말이다.

마침내, 몹시 언짢고 기분이 나빠진 채로 이반은 집에 도착했고, 문득, 정원 문에서 열다섯 걸음쯤 떨어진 곳에서, 자신을 초조하게 만들고 괴롭히던 것이 무엇인지 짐작하게 됐다.

문가의 벤치 위에 하인 스메르자코프가 앉아 저녁의 서늘함을 즐기고 있었고, 그를 한번 흘긋 보는 순간 이반은 하인 스메르자코프가 자기 마음에 걸려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의 영혼이 혐오하고 있던 것이 바로 이 사람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것이 갑자기 그에게 명확해졌다. 방금, 알료샤가 스메르자코프와의 만남을 이야기해 주었을 때, 그는 갑작스러운 우울함과 혐오감의 통증을 느꼈고, 그것이 즉시 마음속에서 화답하는 분노를 불러일으켰었다. 그 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스메르자코프는 한동안 잊혔지만,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마음속에 있었고, 이반이 알료샤와 헤어져 집으로 걸어가자마자 그 잊혔던 감각이 다시 끼어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저런 비참하고 경멸스러운 존재가 정말로 나를 이렇게까지 괴롭힐 수 있단 말인가?' 그는 견딜 수 없는 짜증을 느끼며 궁금해했다.

사실 이반은 최근 들어, 특히 지난 며칠 사이에 그 사내에 대해 강렬한 혐오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는 자기 안에서 그 존재에 대해 거의 증오에 가까운 감정이 커 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기 시작하기까지 했다. 어쩌면 이 증오는, 이반이 처음 이 마을에 왔을 때는 완전히 다르게 느꼈다는 사실 때문에 더욱 두드러졌는지도 모른다. 그때 그는 스메르자코프에게 뚜렷한 관심을 가지고, 심지어 그가 아주 독창적인 인물이라 생각하기까지 했었다. 그는 그가 자신에게 말하도록 부추기곤 했는데, 늘 그의 정신 속에 있는 어떤 앞뒤가 맞지 않는, 아니 그보다는 불안한 무언가에 놀라기는 했지만, 대체 무엇이 그토록 끊임없이, 그토록 집요하게 "그 관조자"의 두뇌를 움직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철학적인 문제들에 대해, 심지어 태양과 달과 별들이 넷째 날에야 창조되었는데 어떻게 첫째 날에 빛이 있을 수 있었는지, 그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그러나 이반은 곧, 태양과 달과 별들이 흥미로운 주제일 수는 있어도, 스메르자코프에게는 그것이 완전히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으며, 그가 완전히 다른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이런저런 방식으로 그는 끝없는 허영심을, 그것도 상처 입은 허영심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이반은 그것이 싫었다. 그것이 처음으로 그의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나중에는 집 안에 소동이 있었다. 그루셴카가 등장했고, 형 드미트리와의 추문이 있었다—그들은 그것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하지만 스메르자코프는 늘 그것에 대해 몹시 흥분해서 이야기했지만, 그가 그것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는 알아낼 수가 없었다. 실은, 우연히 드러났고 늘 모호하게 표현되던 그의 욕망들 가운데 몇몇의 비논리성과 앞뒤 안 맞는 점에는 놀라운 데가 있었다. 스메르자코프는 늘 캐물으며, 어떤 간접적이지만 분명 미리 생각해 둔 질문들을 던지곤 했지만, 그 목적이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않았고, 대개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말을 끊고 침묵에 빠지거나 다른 주제로 넘어가곤 했다. 하지만 결국 이반을 가장 짜증 나게 하고 그에 대한 반감을 굳혀 놓은 것은, 스메르자코프가 점점 더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한 그 특유의, 역겨운 허물없음이었다. 그가 자기 분수를 잊고 무례하게 굴었다는 게 아니라—오히려 그는 늘 몹시 정중하게 말했지만—분명 그는, 대체 왜인지 몰라도, 자기와 이반 표도로비치 사이에 어떤 종류의 양해 같은 것이 있다고 여기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는 늘,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종류의 계약이, 어떤 비밀이, 한때 양쪽 모두에게서 표명된 적이 있어 오직 그들만이 알고 주변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그런 것이 있다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이반은 오랫동안 자신의 커져 가는 혐오감의 진짜 원인을 알아채지 못했고, 최근에야 그 근본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혐오감과 짜증을 느끼며 그는 스메르자코프에게 말을 걸거나 그를 쳐다보지 않고 문으로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스메르자코프는 벤치에서 일어났고, 오직 그 행동만으로도 이반은 즉시 그가 특히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아챘다. 이반은 그를 바라보며 걸음을 멈췄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럴 생각이었던 것처럼 지나쳐 가는 대신 정말로 멈춰 섰다는 사실 자체가 그를 격분하게 만들었다. 분노와 혐오감을 담아 그는 스메르자코프의 여성스러운, 병약한 얼굴을, 이마에 앞으로 빗겨진 작은 곱슬머리를 바라보았다. 그의 왼쪽 눈이 찡긋거리며, 마치 이렇게 말하려는 듯 히죽거렸다. "어디 가시는 겁니까? 그냥 지나치지는 않으실 텐데요, 우리 두 영리한 사람들 사이에 나눌 말이 있다는 걸 알고 계시잖습니까."

이반은 몸을 떨었다. "저리 가, 이 비참한 바보야. 내가 너랑 무슨 상관이니?" 하는 말이 혀끝까지 올라왔지만, 자신도 깊이 놀랍게도 자기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을 들었다. "아버지는 아직도 주무시니, 아니면 깨셨니?"

그는 스스로도 놀랍게 그 질문을 부드럽고 온순하게 물었고, 다시 스스로도 놀랍게 즉시 벤치에 앉았다. 순간 그는 거의 두려움을 느꼈다. 훗날 그는 그것을 기억했다. 스메르자코프는 뒷짐을 진 채 그를 마주 보고 서서, 확신에 찬, 거의 근엄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

"주인 나리는 아직 주무십니다." 그가 신중하게 말을 이어 갔다("먼저 말을 거신 건 나리이지, 저는 아니었습니다" 하고 말하려는 듯이). "저는 나리께 놀랐습니다." 그는 잠시 뒤 짐짓 눈을 내리깔고, 오른발을 앞으로 내밀며 광 나는 부츠 끝을 만지작거리며 덧붙였다.

"왜 나한테 놀랐다는 거지?" 이반이 스스로를 억누르려 애쓰며 퉁명스럽고 뚱하게 물었고, 문득 자신이 강렬한 호기심을 느끼고 있으며 그것을 채우지 않고는 어떤 일이 있어도 떠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혐오감을 느끼며 깨달았다.

"체르마시냐에는 왜 안 가시는 겁니까, 나리?" 스메르자코프가 문득 눈을 들며 허물없이 미소 지었다. "제가 왜 미소 짓는지는 스스로 이해하셔야 합니다, 영리하신 분이시라면요." 그의 찌푸려진 왼쪽 눈이 그렇게 말하는 듯했다.

"내가 왜 체르마시냐에 가야 하는데?" 이반이 놀라며 물었다.

스메르자코프는 다시 침묵했다.

"표도르 파블로비치 나리께서 직접 그렇게 사정하셨잖습니까." 마침내 그가 천천히, 분명 자기 대답에 아무 중요성도 부여하지 않는 듯 말했다. "부차적인 이유로 나리를 회피하는 겁니다." 하고 넌지시 말하는 듯했다. "그저 뭐라도 말하려고요."

"빌어먹을! 원하는 게 뭔지 솔직히 말해!" 이반이 마침내 화를 내며 소리쳤다. 온순함에서 격렬함으로 넘어간 것이었다.

스메르자코프는 오른발을 왼발 쪽으로 끌어당기며 몸을 곧추세웠지만, 여전히 같은 침착함과 같은 작은 미소로 그를 바라보았다.

"본질적으로는 아무것도 아닙니다—그저 대화를 나누려는 것뿐이지요."

또 다른 침묵이 이어졌다. 그들은 거의 일 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반은 자신이 일어나 화를 내야 마땅하다는 것을 알았고, 스메르자코프는 그의 앞에 서서 마치 그가 화를 낼지 안 낼지 지켜보려는 듯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적어도 이반에게는 그렇게 보였다. 마침내 그는 일어나려는 몸짓을 했다. 스메르자코프가 그 순간을 붙잡은 듯했다.

"저는 지금 무서운 처지에 있습니다, 이반 표도로비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가 단호하고 또렷하게 말하고는 마지막 말과 함께 한숨을 쉬었다. 이반 표도로비치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두 분 다 완전히 미치셨습니다, 어린애들이나 다름없어요." 스메르자코프가 말을 이었다. "나리의 아버님과 형님 드미트리 표도로비치 말씀입니다. 여기서 표도르 파블로비치 나리는 곧 일어나셔서 시시각각 저를 못살게 구실 겁니다, '그녀가 왔나? 왜 안 온 거지?' 이러시면서 자정까지, 심지어 자정을 지나서까지도요. 그리고 만약 아그라페나 알렉산드로브나가 오지 않으면(사실 아예 올 생각이 없으실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내일 아침에도 저에게 다시 그러실 겁니다, '왜 안 온 거지? 언제 올까?'—마치 그게 다 제 잘못이라는 듯이요. 다른 쪽도 그보다 나을 게 없습니다. 어두워지자마자, 아니 그보다도 전에, 나리의 형님께서 손에 총을 든 채 나타나실 겁니다. '조심해라, 이 악당아, 이 수프쟁이야. 그녀를 놓치고 나에게 알려 주지 않으면—누구보다도 먼저 너를 죽여 버리겠다.'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면 그분도 표도르 파블로비치 나리처럼 저를 죽을 지경으로 못살게 구십니다. '왜 안 온 거야? 곧 올까?' 그리고 그분도 자기 여자가 오지 않는 게 제 탓이라 여기시죠. 그리고 매일, 매시간 두 분 다 점점 더 화를 내셔서, 저는 이따금 무서워서 자살이라도 할 것 같습니다. 저는 두 분을 믿을 수가 없어요, 나리."

"그런데 왜 참견을 한 거야? 왜 드미트리 표도로비치를 위해 염탐하기 시작한 거지?" 이반이 짜증스레 말했다.

"제가 어떻게 참견하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실은, 진실을 알고 싶으시다면, 저는 전혀 참견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애초부터 조용히 있었고, 감히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그분이 저를 자기 하인으로 점찍으셨습니다. 그분이 하시는 말씀은 오직 이것뿐이었습니다. '그녀를 놓치면 너를 죽여 버리겠다, 이 악당아.' 저는 확신합니다, 나리, 내일은 제가 긴 발작을 일으킬 거예요."

"'긴 발작'이라니 그게 무슨 뜻이야?"

"오래 지속되는 발작 말입니다—몇 시간, 어쩌면 하루 이틀이요. 한번은 사흘이나 이어졌습니다. 그때 저는 다락에서 떨어졌어요. 발작이 멈췄다가 다시 시작되고, 사흘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습니다. 표도르 파블로비치 나리께서 이곳 의사 헤르첸슈투베 선생님을 부르셨고, 그분이 제 머리에 얼음을 얹고 다른 치료법도 써 보셨지요…. 죽을 뻔했습니다."

"하지만 간질은 발작이 언제 올지 알 수 없다고들 하던데. 대체 왜 내일 발작이 오리라고 말하는 거야?" 이반이 유별나고 짜증 섞인 호기심으로 물었다.

"바로 그겁니다. 미리 알 수 없다는 거요."

"게다가, 그때는 다락에서 떨어졌다며."

"저는 매일 다락에 올라갑니다. 내일 다시 다락에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안 그러면 지하 저장고 계단에서 떨어질 수도 있고요. 저는 매일 지하 저장고에도 들어가야 하거든요."

이반은 한참 그를 바라보았다.

"헛소리를 하고 있구나, 알겠어, 그리고 너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그가 부드럽게, 그러나 일종의 위협을 담아 말했다. "내일 사흘 동안 아픈 척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응?"

다시 땅을 바라보며 오른발 발가락을 만지작거리던 스메르자코프는 그 발을 내려놓고 왼발을 앞으로 내밀며 히죽거리며 또박또박 말했다.

"제가 그런 속임수를 부릴 수 있다면, 그러니까 발작을 일으킨 척할 수 있다면—발작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텐데요—저는 저 자신을 죽음에서 구하기 위해 그런 수단을 쓸 완전한 권리가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설령 아그라페나 알렉산드로브나가 아버님을 뵈러 오시더라도 제가 아픈 사이라면, 나리께서는 그것을 알리지 않은 병자를 탓하실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그러시기엔 부끄러우실 겁니다."

"에잇, 그만해!" 이반이 분노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소리쳤다. "왜 너는 늘 그렇게 목숨을 걱정하며 벌벌 떠는 거야? 우리 형 드미트리의 온갖 협박은 그저 성급한 말일 뿐 아무 의미도 없어. 그는 너를 죽이지 않을 거야, 그가 죽이려는 건 네가 아니야!"

"그분은 무엇보다도 먼저 저를 죽이실 겁니다, 파리처럼요. 하지만 그보다 더 걱정되는 건, 그분이 아버님께 무슨 미친 짓을 하실 때 제가 공범으로 몰릴까 봐서입니다."

"왜 네가 공범으로 몰린다는 거야?"

"저를 공범이라 여길 겁니다, 왜냐하면 제가 그분께 신호를 알려 드렸거든요, 아주 큰 비밀로요."

"무슨 신호? 누구한테 말한 거야? 젠장, 좀 더 분명하게 말해."

"이 문제에서 제가 표도르 파블로비치 나리와 함께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스메르자코프가 현학적인 침착함으로 늘어지듯 말했다. "아시다시피(만약 아신다면 말입니다) 며칠 전부터 그분은 밤이 되면, 아니 저녁이 되기만 해도 즉시 문을 걸어 잠그십니다. 최근 나리께서는 매일 저녁 일찍 위층 방으로 올라가셨고, 어제는 아예 내려오지도 않으셨으니, 그러니 어쩌면 그분이 밤에 얼마나 조심스럽게 문을 걸어 잠그기 시작하셨는지, 심지어 그리고리 바실리예비치가 문에 와도 그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는 열어 주지 않으신다는 걸 모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리고리 바실리예비치는 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은 제가 혼자 그분 방에서 시중을 들고 있거든요. 아그라페나 알렉산드로브나와의 이 소동이 시작된 이래로 그분이 직접 그렇게 정하신 겁니다. 하지만 밤이 되면, 그분 명령에 따라 저는 별채로 물러나서 자정까지 자지 않고, 망을 보며, 일어나서 마당을 돌아다니며 아그라페나 알렉산드로브나가 오시기를 기다립니다. 요 며칠 동안 그분은 완전히 미친 듯이 그녀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분이 주장하시길, 그녀가 드미트리 표도로비치(그분이 부르시는 대로 드미트리)를 두려워한다고요, '그러니' 그분이 말씀하시길, '그녀가 밤늦게 뒷길로 나에게 올 거다. 자정까지, 그리고 그 이후까지도 망을 보고 있거라' 그분이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만약 그녀가 오면, 뛰어와서 내 방문이나 정원 쪽 창문을 두드려라. 처음에는 두 번, 좀 부드럽게, 그다음에는 세 번을 좀 더 빠르게 두드려라, 그러면' 그분이 말씀하십니다. '그녀가 왔다는 걸 즉시 알아채고, 조용히 문을 열어 주마.' 다른 신호도 하나 더 주셨습니다, 뜻밖의 일이 벌어질 경우를 대비해서요. 처음엔 두 번 두드리고, 그다음엔 간격을 두고 훨씬 더 크게 한 번 더요. 그러면 그분은 갑자기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것과 제가 그분을 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아채시고, 저에게 문을 열어 주셔서 제가 들어가 그분께 말씀드릴 수 있게 하십니다. 그건 아그라페나 알렉산드로브나가 직접 오시지 못하고 전언을 보내시는 경우를 위한 겁니다. 게다가 드미트리 표도로비치도 오실 수 있으니, 저는 그분이 근처에 있다는 걸 알려 드려야 합니다. 나리께서는 드미트리 표도로비치를 몹시 두려워하셔서, 만약 아그라페나 알렉산드로브나가 오셔서 그분과 함께 문을 걸어 잠그고 계신데 마침 그때 드미트리 표도로비치가 근처 어딘가에 나타나신다면, 저는 반드시 즉시 세 번 두드려서 그분께 알려 드려야 합니다. 그러니 다섯 번 두드리는 첫 번째 신호는 아그라페나 알렉산드로브나가 왔다는 뜻이고, 세 번 두드리는 두 번째 신호는 '중요하게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라는 뜻입니다. 나리께서 저에게 여러 번 그것을 보여 주시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 온 세상에 저와 나리 말고는 아무도 이 신호를 모르니, 그분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소리쳐 부르지도 않으신 채 문을 열어 주실 겁니다(그분은 큰 소리로 부르는 걸 몹시 무서워하시거든요). 그런데 이제 그 신호들을 드미트리 표도로비치도 알고 계십니다."

"어떻게 알고 있다는 거야? 네가 말해 준 거야? 대체 어떻게 감히 그에게 말해 줬어?"

"겁이 나서 그랬습니다. 어떻게 감히 그분께 숨길 수 있었겠습니까? 드미트리 표도로비치는 매일같이 다그치셨습니다, '너는 나를 속이고 있어, 뭔가를 숨기고 있단 말이야! 네 다리를 둘 다 부러뜨려 주마.' 그래서 저는 그분께 그 비밀 신호들을 말씀드렸습니다, 저의 노예 같은 충성을 보여 드리려고, 제가 그분을 속이는 게 아니라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말씀드리고 있다는 걸 확인시켜 드리려고요."

"그가 그 신호들을 이용해 들어가려 할 거라 생각한다면, 들여보내지 마."

"하지만 만약 제가 발작으로 몸져눕는다면, 감히 그분을 막으려 한들, 그분이 얼마나 필사적인지 알면서도, 대체 어떻게 그분이 들어오는 걸 막을 수 있겠습니까?"

"에잇! 대체 어떻게 발작이 온다고 그렇게 확신할 수 있어, 젠장? 나를 놀리는 거야?"

"어떻게 감히 나리를 놀리겠습니까? 이런 두려움을 안고 있으면서 놀릴 기분도 아닙니다. 발작이 올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예감이 있어요. 두려움만으로도 그것을 불러올 겁니다."

"제기랄! 만약 네가 몸져누우면, 그리고리가 망을 보겠지. 그리고리에게 미리 알려 둬, 틀림없이 그를 들여보내지 않을 거야."

"저는 주인 나리의 명령 없이는 감히 그리고리 바실리예비치에게 신호에 대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리고리 바실리예비치가 그 소리를 듣고 들여보내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그분은 어제부터 편찮으셨고, 마르파 이그나티예브나가 내일 그분께 약을 드릴 작정입니다. 방금 그렇게 정하셨거든요. 그건 아주 이상한 약입니다. 마르파 이그나티예브나는 어떤 조제법을 알고 있어서 늘 그것을 갖고 계시죠. 어떤 허브로 만든 독한 것입니다. 그녀만 그 비법을 알고 있고, 일 년에 세 번씩 그리고리 바실리예비치의 요통이 심해서 거의 마비가 될 지경일 때마다 늘 그것을 드립니다. 그럴 때면 그녀는 수건을 가져다 그 약물에 적셔서 그분의 등 전체를 삼십 분쯤 문질러서 온통 빨갛게 부어오르게 하고, 병에 남은 것은 특별한 기도와 함께 그분께 마시게 합니다. 다만 전부는 아니고요, 그런 경우에는 자기 몫도 좀 남겨서 자기도 마시거든요. 그리고 그분들은 독한 술을 전혀 안 드시니, 확실히 말씀드리는데 두 분 다 즉시 잠에 빠져 아주 오랫동안 곤히 주무십니다. 그리고 그리고리 바실리예비치가 깨어나면 완전히 다 나으시지만, 마르파 이그나티예브나는 늘 그것 때문에 두통을 앓으시고요. 그러니 만약 마르파 이그나티예브나가 내일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기신다면, 두 분 다 아무 소리도 못 듣고 드미트리 표도로비치를 막지 못할 겁니다. 두 분 다 잠들어 계실 테니까요."

"참으로 두서없는 얘기로구나! 게다가 마치 다 계획된 것처럼 한꺼번에 일어난다니. 너는 발작을 일으키고 그 둘은 다 의식을 잃고." 이반이 소리쳤다. "그런데 너 스스로 그렇게 되도록 꾸미고 있는 건 아니냐?" 그에게서 불쑥 튀어나왔고, 그는 위협적으로 얼굴을 찌푸렸다.

"제가 어떻게 그럴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왜 그러겠습니까, 이 모든 게 드미트리 표도로비치와 그분의 계획에 달린 일인데?… 그분이 무슨 짓을 하려 하신다면, 하시겠지요. 하지만 아니라면, 제가 그분을 아버님께 억지로 떠밀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왜 그가 아버지한테, 그것도 남몰래 가겠어, 만약 네 말대로 아그라페나 알렉산드로브나가 아예 안 올 거라면?" 이반이 분노로 하얗게 질리며 말을 이었다. "네가 직접 그렇게 말했고, 여기 있는 내내 나는 그게 다 늙은이의 망상일 뿐, 그 여자는 그에게 오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었어. 그녀가 오지 않는다면 대체 왜 드미트리가 그에게 쳐들어가겠어? 말해 봐,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

"나리께서도 그분이 왜 오실지 스스로 아시잖습니까. 제 생각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그분은 그저 화가 났거나 어쩌면 제 병 때문에 의심이 드셔서 오실 겁니다, 그리고 어제처럼 초조함에 방들을 뒤지려고 뛰어드실 겁니다, 그녀가 그분 몰래 빠져나가지는 않았는지 보시려고요. 그분은 또한, 표도르 파블로비치 나리께 리본으로 묶고 세 개의 봉인으로 봉해진, 삼천 루블이 든 큰 봉투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계십니다. 거기에는 나리 자신의 필체로 이렇게 쓰여 있지요, '나의 천사 그루셴카에게, 그녀가 올 때를 위하여', 거기에 사흘 뒤 이렇게 덧붙이셨습니다, '나의 어린 병아리를 위하여.' 그게 무슨 일을 벌일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헛소리!" 이반이 거의 이성을 잃고 소리쳤다. "드미트리가 돈을 훔치러, 그것 때문에 아버지를 죽이러 오지는 않을 거야. 그루셴카 때문이라면 어제 그를 죽였을 수도 있어, 그 미친, 사나운 바보 같은 성미로 말이야, 하지만 훔치지는 않을 거야."

"그분은 지금 돈이 몹시 필요합니다—더없이 절실히 필요하지요, 이반 표도로비치. 그분이 얼마나 궁핍한지 나리는 모르실 겁니다." 스메르자코프가 완전한 침착함과 놀라운 명확함으로 설명했다. "그분은 그 삼천 루블도 자기 것으로 여기고 계십니다. 저에게 직접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아버지가 아직도 정확히 삼천 루블을 나한테 빚지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것 말고도, 생각해 보십시오, 이반 표도로비치, 완전히 사실인 다른 것도 있습니다. 아그라페나 알렉산드로브나가, 원하기만 하신다면, 그분을 강제로—즉 주인 나리 표도르 파블로비치를 말씀드리는 겁니다—결혼시키는 게 거의 확실합니다, 원하시기만 한다면요, 그리고 물론 원하실 수도 있지요. 제가 말씀드린 건 그저 그녀가 오지 않을 거라는 것뿐이지만, 어쩌면 그녀는 그 이상을 노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즉, 이곳의 안주인이 되는 것 말입니다. 저 스스로도 압니다, 그녀의 상인 삼소노프가 그녀와 그것에 대해 웃으며, 그게 그리 어리석은 짓은 아닐 거라고 아주 대놓고 말했다는 걸요. 그리고 그녀는 지각이 상당하십니다. 드미트리 표도로비치 같은 거지와는 결혼하지 않으실 겁니다. 그러니, 그것을 고려하신다면, 이반 표도로비치, 잘 생각해 보십시오, 그렇게 되면 드미트리 표도로비치도, 나리 자신도, 형님 알렉세이 표도로비치도, 주인 나리께서 돌아가신 뒤에는 아무것도, 단 한 루블도 못 받게 됩니다, 왜냐하면 아그라페나 알렉산드로브나는 그저 모든 것을, 있는 돈을 다 손에 넣으려고 결혼하실 테니까요. 하지만 만약 지금 나리의 아버님께서 돌아가신다면, 확실히 사만 루블 정도는 있을 겁니다, 그분이 그토록 미워하시는 드미트리 표도로비치조차도요, 왜냐하면 유언장을 안 남기셨거든요…. 드미트리 표도로비치는 그걸 아주 잘 알고 계십니다."

이반의 얼굴에 일종의 전율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문득 얼굴을 붉혔다.

"그런데 대체 왜," 그가 갑자기 스메르자코프의 말을 끊었다. "너는 나더러 체르마시냐에 가라고 조언하는 거야? 그게 무슨 뜻이었어? 내가 떠나면,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보이잖아." 이반은 힘겹게 숨을 들이쉬었다.

"바로 그렇습니다." 스메르자코프가 부드럽고 이치에 맞게 말했지만, 여전히 이반을 골똘히 지켜보고 있었다.

"'바로 그렇다'는 게 무슨 뜻이야?" 이반이 눈에 위협적인 빛을 담아 그에게 물었다. 힘겹게 스스로를 억누르면서였다.

"나리가 안됐다는 생각에 말씀드린 겁니다. 제가 나리 입장이라면 그냥 다 던져 버릴 겁니다… 그런 처지에 계속 머물러 있느니 말입니다." 스메르자코프가 이반의 이글거리는 눈을 가장 솔직한 태도로 바라보며 대답했다. 둘 다 말이 없었다.

"너는 완전한 바보인 것 같구나, 게다가… 무서운 악당이기도 하고." 이반이 벤치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는 곧장 문을 지나갈 참이었지만, 문득 멈춰 서서 스메르자코프를 향해 몸을 돌렸다. 무언가 이상한 일이 뒤따랐다. 이반은 갑작스러운 발작 속에 입술을 깨물고 주먹을 쥐었고, 이내 스메르자코프에게 달려들 뻔했다. 스메르자코프는 어쨌든 바로 그 순간 그것을 알아채고, 흠칫하며 뒤로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은 스메르자코프에게 아무 해도 없이 지나갔고, 이반은 마치 당혹스러운 듯 말없이 문 쪽으로 몸을 돌렸다.

"내일 모스크바로 갈 거다, 알고 싶다면 말이지—내일 아침 일찍. 그게 다야!" 그가 문득 화를 내며 큰 소리로 말했고, 훗날 스스로도 대체 왜 그때 스메르자코프에게 이 말을 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아해했다.

"그게 나리께서 하실 수 있는 최선입니다." 그가 마치 그 말을 기대했다는 듯 대답했다. "다만 여기서 무슨 일이 생기면 모스크바에서라도 언제든 전보로 부르실 수 있다는 것만 빼면요."

이반은 다시 걸음을 멈추고 다시 재빨리 스메르자코프를 향해 몸을 돌렸다. 하지만 그에게도 변화가 일어나 있었다. 그의 온갖 허물없음과 태연함이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그의 얼굴은 주의와 기대를, 골똘하지만 소심하고 굽실거리는 그런 기대를 드러내고 있었다.

"더 하실 말씀이—덧붙일 말씀이 있으신가요?" 이반에게 고정된 그 골똘한 눈길에서 그렇게 읽을 수 있었다.

"체르마시냐에서도 나를 부를 수 있지 않을까—무슨 일이 생긴다면?" 이반이 어쩐지 모를 이유로 목소리를 높이며 불쑥 소리쳤다.

"체르마시냐에서도… 부르실 수 있습니다." 스메르자코프가 거의 속삭이듯 중얼거렸는데, 당황한 기색이었지만 여전히 이반의 눈을 골똘히 응시하고 있었다.

"다만 모스크바가 더 멀고 체르마시냐가 더 가깝지. 여비를 아끼려고, 아니면 그렇게 멀리 돌아가지 않게 하려고, 그래서 체르마시냐를 그렇게 고집하는 거니?"

"바로 그렇습니다…" 스메르자코프가 갈라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는 역겨운 미소를 지으며 이반을 바라보았고, 다시 뒤로 물러설 준비를 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반이 웃음을 터뜨리며 여전히 웃으면서 문을 지나갔다. 그 순간 그의 얼굴을 본 사람이라면, 그가 마음이 가벼워서 웃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고, 그 자신도 그 순간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설명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마치 신경질적인 광란 속에서처럼 움직이고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