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 죄와 벌 · 1866

제1부 제2장

선술집에서 라스콜니코프가 마르멜라도프의 괴로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선술집에서 라스콜니코프가 마르멜라도프의 괴로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라스콜니코프는 사람들 틈에 익숙하지 않았고, 앞서 말했듯이 온갖 모임을 피해 다녔으며 특히 요즈음은 더했다. 그러나 지금은 문득 무언가가 그를 사람들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의 안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이 일어나는 듯했고, 그와 함께 사람에 대한 어떤 갈증이 느껴졌다. 한 달 내내 이어진 그 응어리진 우수와 음울한 흥분에 어찌나 지쳤던지, 단 일 분만이라도 다른 세상에서, 그것이 어떤 세상이든, 숨을 쉬고 싶었다. 그래서 주위가 아무리 더러워도 그는 지금 이 선술집에 기꺼이 남아 있었다.

주인은 다른 방에 있었지만 큰 방으로 자주 들어왔다. 어디선가 계단을 밟고 내려오는데, 그럴 때마다 커다란 붉은 접단이 달린 맵시 있는 기름칠한 장화가 먼저 나타났다. 그는 겉저고리를 걸치고 무섭게 번들거리는 검은 공단 조끼를 입었으며 넥타이는 매지 않았고, 얼굴 전체가 쇠자물쇠처럼 기름을 발라 놓은 듯했다. 계산대 안쪽에는 열네 살쯤 된 사내아이가 있었고, 무엇을 시키면 날라 오는 더 어린 사내아이가 또 하나 있었다. 잘게 썬 오이와 검은 마른 빵과 토막 낸 생선이 놓여 있었는데, 하나같이 냄새가 몹시 나빴다. 숨이 막혀 앉아 있기조차 견디기 어려울 지경이었고, 무엇이든 술 냄새에 어찌나 절어 있던지 이 공기만으로도 오 분이면 취할 것 같았다.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도 한마디 나누기도 전에, 어쩐지 갑자기, 첫눈에 관심이 가기 시작하는 만남이 있다. 멀찍이 앉아 퇴직 관리처럼 보이던 그 손님이 라스콜니코프에게 준 인상이 꼭 그러했다. 젊은이는 나중에 이 첫인상을 몇 번이나 떠올렸고 그것을 예감 탓으로 돌리기까지 했다. 그가 관리를 끊임없이 흘끔거린 것은 물론, 상대 쪽에서도 집요하게 그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고, 말을 붙이고 싶어 못 견디는 기색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반면 주인을 포함해 선술집에 있는 나머지 사람들을 관리는 익숙한 듯이, 심지어 지루한 듯이 바라보았는데, 거기에는 자기와는 말을 섞을 것이 없는 낮은 처지와 낮은 교양의 인간들을 보는 듯한 거만한 멸시의 빛이 함께 섞여 있었다. 나이는 이미 쉰을 넘겼고, 중키에 몸은 다부졌으며, 머리가 희끗하고 정수리가 훤히 벗어졌고, 쉼 없는 술로 부어오른 누렇다 못해 푸르스름한 얼굴에 눈꺼풀이 부풀어 있었는데, 그 사이로 실금처럼 조그맣지만 생기 있는 불그레한 눈이 빛났다. 그러나 그에게는 몹시 이상한 데가 있었다. 눈빛에는 어떤 감격 같은 것이 어리는 듯했고 — 아마 뜻도 지혜도 있었으리라 — 그러면서 동시에 광기 같은 것도 언뜻 스쳤다. 옷은 단추가 다 떨어져 나간, 낡고 완전히 해진 검은 연미복이었다. 단추 하나만이 그럭저럭 붙어 있었고 그는 바로 그 하나를 채우고 있었는데, 예의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뜻인 듯했다. 무명 조끼 아래로는 온통 구겨지고 더러워지고 얼룩진 가슴받이가 삐져나와 있었다. 얼굴은 관리답게 면도를 했으나 한 지 오래되어 검푸른 수염이 이미 빽빽이 돋기 시작했다. 몸가짐에도 과연 어딘가 점잖은 관리 티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안절부절못하며 머리를 헝클어뜨렸고, 이따금 괴로운 듯 두 손으로 머리를 괴었는데, 해어진 팔꿈치를 술에 젖어 끈적이는 탁자에 올려놓은 채였다. 마침내 그는 라스콜니코프를 똑바로 바라보며 크고 단단한 목소리로 말했다.

“감히 여쭙겠습니다만, 나으리, 점잖은 이야기나마 나누자고 말을 걸어도 되겠습니까? 행색은 대단찮으시나, 제 경험이 나으리를 배운 분으로, 또 술에 익지 않은 분으로 알아봅니다. 저 역시 마음의 정이 곁들여진 교양이라면 늘 우러러 왔고, 게다가 저로 말씀드리면 9등 문관이올습니다. 마르멜라도프 — 그것이 제 성입니다, 9등 문관이고요. 감히 여쭙는데, 관에 나가십니까?”

“아니요, 공부합니다……”

젊은이는 유난히 에두르는 말투에도, 이렇게 대놓고 정면으로 말을 걸어온 것에도 얼마쯤 놀라 대답했다. 조금 전만 해도 어떤 것이든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다는 순간적인 바람이 일었건만, 정작 자기에게 건네진 첫마디를 듣자 그는 문득 제 몸에 손을 대거나 손을 대려고만 해도 낯선 얼굴이면 모조리 싫어지는 그 평소의 불쾌하고 신경질적인 혐오를 느꼈다.

“그럼 학생이시거나, 학생이셨군요!”

관리가 소리쳤다.

“내 그럴 줄 알았지요! 경험입니다, 나으리, 한두 번이 아닌 경험이지요!”

그러고는 자랑하는 표시로 손가락을 이마에 갖다 댔다.

“학생이셨거나 학문 쪽에 계셨거나. 그런데 실례지만……”

그는 몸을 반쯤 일으키다 비틀거리더니 제 그릇과 잔을 챙겨 들고 젊은이 곁에, 조금 비스듬히 자리를 옮겼다. 취해 있었으나 말은 유창하고 빨랐고, 다만 이따금 군데군데 말이 엉키고 늘어질 뿐이었다. 그는 어떤 굶주림 같은 것으로 라스콜니코프에게 달려들었는데, 마치 자기도 한 달 내내 아무와도 말을 나누지 못한 사람 같았다.

“나으리.”

그는 거의 엄숙하게 시작했다.

“가난은 죄가 아닙니다, 이것은 진리지요. 술 마시는 것이 미덕이 아니라는 것도 압니다, 그야 더욱 그렇고요. 그러나 궁핍은, 나으리, 궁핍은 죄올습니다. 가난할 때에는 타고난 감정의 고결함을 그래도 지키고 있지만, 궁핍에 이르면 누구도 결코 지키지 못합니다. 궁핍하다고 몽둥이로 내쫓는 것도 아니고, 더 모욕스러우라고 빗자루로 쓸어 사람 사는 무리에서 내보내지요. 그것이 옳습니다. 궁핍할 때에는 저부터가 제 자신을 모욕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술입니다! 나으리, 한 달 전에 레베쟈트니코프 씨가 제 아내를 두들겨 팼습니다, 한데 제 아내는 저 같은 사람이 아니올습니다! 아시겠습니까? 한 가지 더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그저 단순한 호기심에서 말입니다만, 네바 강의 건초 거룻배에서 밤을 지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아니요,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라스콜니코프가 대답했다.

“그게 무엇입니까?”

“예, 저는 거기서 오는 길입니다, 벌써 닷새째 밤이올습니다……”

그는 잔을 채워 들이켜고는 생각에 잠겼다. 과연 그의 옷에도, 머리카락에도 군데군데 건초 부스러기가 붙어 있는 것이 보였다. 닷새 동안 옷을 벗지도 씻지도 않았을 법했다. 특히 손이 더러웠다. 기름지고 벌겋고 손톱이 새까맸다.

그의 이야기는 게으르게나마 사람들의 관심을 끈 모양이었다. 계산대의 사내아이들이 킬킬거리기 시작했다. 주인도 이 '익살꾼'의 말을 들으려고 일부러 위층 방에서 내려온 듯 멀찍이 앉아, 게으르지만 점잔을 빼며 하품을 했다. 마르멜라도프가 여기서 오래전부터 알려진 인물이라는 것은 분명했다. 에두르는 말버릇도 아마 낯선 사람들과 술집에서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습관에서 얻었으리라. 이런 습관은 어떤 술꾼들에게는 필요가 되어 버리는데, 특히 집에서 모진 대접을 받고 구박당하는 이들이 그렇다. 그래서 술자리에서는 늘 제 변명을 얻어 내려고, 될 수 있으면 존경까지도 얻어 내려고 애쓰는 것이다.

“익살꾼!”

주인이 큰 소리로 말했다.

“한데 왜 일을 안 하나, 왜 관에 안 나가, 관리라면서?”

“제가 왜 관에 나가지 않느냐 하면, 나으리.”

마르멜라도프는 마치 젊은이가 물은 것처럼 오로지 라스콜니코프만을 향해 받아 말했다.

“왜 나가지 않느냐고요? 제가 하는 일 없이 기어 다니는 것이 제 마음에 아프지 않겠습니까? 한 달 전에 레베쟈트니코프 씨가 제 아내를 제 손으로 두들겨 팰 때, 저는 술에 취해 드러누워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괴롭지 않았겠습니까? 실례합니다만 젊은 양반, 혹시…… 흠…… 돌려받을 가망이 없는 줄 알면서 돈을 꾸어 달라고 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있습니다…… 가망이 없다는 게 무슨 뜻입니까?”

“말하자면 아주 가망이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미리 다 알고 있다는 뜻이지요. 이를테면 나으리는 미리, 그리고 속속들이 알고 계십니다, 이 사람이, 이 더없이 선량하고 더없이 쓸모 있는 시민이 무슨 일이 있어도 돈을 주지 않으리라는 것을요. 왜 주겠습니까, 제가 묻겠습니다만? 제가 갚지 않으리라는 것을 그도 알고 있지 않습니까. 동정에서요? 그러나 새로운 사상을 좇는 레베쟈트니코프 씨가 요전에 설명하기를, 요즘 세상에는 동정이란 학문으로도 금지되어 있으며 정치경제학이 있는 영국에서는 이미 그렇게들 한다더군요. 그러니 왜 주겠습니까, 제가 묻겠습니다만? 그런데도, 주지 않으리라는 것을 미리 알면서 나으리는 그래도 길을 나섭니다, 그리고……”

“그럼 왜 갑니까?”

라스콜니코프가 덧붙였다.

“갈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더 갈 데가 없다면 어쩌겠습니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디로든 갈 데는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반드시 어디로든 가야만 하는 때가 있는 법이니까요! 제 외동딸이 황색 감찰을 받고 처음으로 나갔을 때, 저도 그때 나갔습니다…… (제 딸은 황색 감찰로 살고 있습니다……)”

그는 젊은이를 얼마쯤 불안하게 바라보며 괄호를 치듯 덧붙였다.

“괜찮습니다, 나으리, 괜찮습니다!”

계산대의 사내아이들이 둘 다 킥킥거리고 주인마저 웃음을 짓자 그는 곧바로, 보기에는 침착하게 서둘러 말했다.

“괜찮습니다! 저리들 고개를 주억거려도 저는 당황하지 않습니다, 이미 모두가 다 알고 있고 감추어진 것은 다 드러나는 법이니까요. 그리고 저는 이것을 멸시가 아니라 겸손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러라지요! 그러라지요! '이 사람을 보라!' 실례지만 젊은 양반, 나으리는 하실 수 있겠습니까…… 아니, 더 세게, 더 그림처럼 말씀드리지요. 하실 수 있느냐가 아니라, 감히 하시겠습니까, 지금 이 시각에 저를 바라보면서 제가 돼지가 아니라고 단언하실 수 있겠습니까?”

젊은이는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면요.”

방 안에 또 일어난 킬킬거림이 잦아들기를 이번에는 점잖게, 오히려 힘주어 위엄을 갖추고 기다린 뒤 연설가는 말을 이었다.

“그러면요, 저는 돼지라 치고 그 사람은 부인이올습니다! 저는 짐승의 형상을 지녔으나 제 아내 카테리나 이바노브나는 교육을 받은 사람이고 영관급 장교의 딸로 태어난 사람입니다. 그러라지요, 저야 비열한 놈이라 치고, 그 사람은 마음이 높고 교양으로 고결해진 감정이 가득한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오, 그 사람이 나를 가엾이 여겨만 준다면! 나으리, 나으리,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자기를 가엾이 여겨 주는 곳이 하다못해 한 군데는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데 카테리나 이바노브나는 너그러운 부인이기는 하나 공정하지가 못합니다…… 제 머리채를 잡아 뜯을 때에도 그것이 마음이 아파서 그러는 것임을 저 자신도 알고는 있습니다만 (거듭 말씀드리거니와 저는 부끄럽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제 머리채를 뜯습니다, 젊은 양반.”

또 킬킬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그는 갑절로 위엄을 갖추어 못을 박았다.

“그러나, 하느님, 그 사람이 단 한 번만이라도…… 아니! 아닙니다! 이 모든 것이 헛되고 말할 것도 없습니다! 말할 것도 없어요!…… 바라던 일이 이미 한두 번 있었고, 저를 가엾이 여겨 준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으나…… 이것이 이미 제 천성이고, 저는 타고난 짐승이올습니다!”

“그야 그렇지!”

주인이 하품을 하며 한마디 했다.

마르멜라도프가 주먹으로 탁자를 단호하게 내리쳤다.

“이것이 제 천성입니다! 아십니까, 나으리, 제가 그 사람 양말까지 술로 바꿔 마신 것을 아십니까? 구두가 아닙니다, 구두라면 그래도 사물의 이치에 얼마쯤은 닿았겠지요, 양말을, 그 사람 양말을 마셔 버렸습니다! 염소털 목도리도 마셔 버렸습니다, 선물로 받은 것이고 옛날 것이고 그 사람 것이지 제 것이 아니었는데요. 게다가 우리가 사는 곳은 추운 구석방이라 그 사람은 이번 겨울에 감기가 들어 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피까지 나옵니다. 어린것이 셋이나 되고, 카테리나 이바노브나는 아침부터 밤까지 일을 합니다, 문지르고 빨고 아이들을 씻기지요, 어려서부터 깨끗한 것에 익숙한 사람이니까요. 그런데 가슴이 약하고 폐병 기운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어찌 느끼지 못하겠습니까? 마시면 마실수록 더 느낍니다. 그러라고 마시는 것입니다, 이 술 속에서 연민과 감정을 찾으려고요. 즐거움이 아니라 오직 슬픔을 찾는 것입니다…… 마십니다, 갑절로 괴롭고 싶어서요!”

그러고는 절망한 사람처럼 탁자에 머리를 떨구었다.

“젊은 양반.”

그는 다시 몸을 일으키며 말을 이었다.

“나으리 얼굴에서 저는 어떤 슬픔 같은 것을 읽습니다. 들어오실 때 그것을 읽었고, 그래서 곧바로 말을 걸었던 것입니다. 제 인생 이야기를 들려 드리는 것은, 이미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저 한량들 앞에서 스스로를 구경거리로 내놓자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있고 배운 사람을 찾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시겠습니까, 제 아내는 귀족 여학교에서 자랐고 졸업할 때 지사와 다른 어른들 앞에서 숄을 들고 춤을 추어 금메달과 표창장을 받았습니다. 메달은…… 뭐 메달이야 팔았지요…… 벌써 오래전에…… 흠…… 표창장은 지금도 그 사람 궤짝에 들어 있고, 얼마 전에도 주인 여자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주인 여자와는 끊임없이 다투는 사이인데도, 누구에게라도 한번 뽐내고 지난 행복한 날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저는 나무라지 않습니다, 나무라지 않아요, 그 사람 기억에 남은 것이라고는 그것뿐이고 나머지는 다 먼지가 되어 버렸으니까요!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성정이 뜨겁고 자존심이 높고 굽힐 줄 모르는 부인입니다. 손수 마루를 닦고 검은 빵으로 끼니를 때우면서도 자기를 함부로 대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레베쟈트니코프 씨의 무례도 그냥 넘기려 하지 않았고, 그 때문에 레베쟈트니코프 씨에게 맞았을 때도 매보다 마음 때문에 자리에 누웠습니다. 저는 그 사람을 과부일 때 맞았습니다, 아이 셋이 딸린 채로, 하나같이 코흘리개였지요. 첫 남편인 보병 장교와는 사랑으로 결혼해 친정에서 도망쳐 나왔습니다. 남편을 지나치게 사랑했으나 남편은 노름에 빠져 재판을 받게 되었고 그대로 죽었습니다. 끝 무렵에는 그 사람을 때리기도 했고요. 그 사람도 그냥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이건 제가 문서로도 확실히 아는 바입니다만, 그래도 지금까지 눈물로 남편을 떠올리며 저를 그 사람과 견주어 나무랍니다. 저는 기쁩니다, 기뻐요, 공상 속에서나마 한때 행복했던 자신을 보고 있으니까요…… 그러고는 어린것 셋과 함께 먼 벽지 고을에 남겨졌는데, 그때 저도 그곳에 있었습니다. 어찌나 가망 없는 궁핍 속에 남겨졌던지, 저도 이런저런 일을 많이 보아 왔습니다만 그것만은 도저히 그려 낼 수가 없습니다. 친척들은 모두 등을 돌렸고요. 게다가 자존심이 높았습니다, 지나칠 만큼 높았지요…… 그래서 그때, 나으리, 그때 저도 홀아비로 첫 아내에게서 난 열네 살 딸을 데리고 있던 처지에 청혼을 했습니다, 그런 고통을 차마 보고 있을 수 없어서요. 배운 사람이고 좋은 집안에서 자란 사람이고 이름 있는 성을 가진 사람이 저에게 시집오기로 했으니, 그 사람의 곤경이 어느 지경이었는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왔습니다! 울고 흐느끼고 두 손을 비틀면서 — 왔습니다! 갈 데가 없었으니까요. 아시겠습니까, 나으리, 더 갈 데가 없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아시겠습니까? 아니! 나으리는 아직 그것을 모르십니다…… 그리고 꼬박 일 년 동안 저는 제 의무를 경건하고 거룩하게 지켰고 이것에는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그는 손가락으로 술병을 가리켰다.

“저에게도 감정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그것으로도 그 사람을 흡족하게 해 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자리를 잃었는데, 그것도 제 잘못이 아니라 관제가 바뀐 탓이었습니다, 그러고는 손을 댔습니다!…… 일 년 반쯤 전에 우리는 마침내, 떠돌고 숱한 재난을 겪은 끝에 이 웅장하고 수많은 기념비로 꾸며진 수도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자리를 얻었습니다…… 얻었다가 다시 잃었고요. 아시겠습니까? 이번에는 제 잘못으로 잃었습니다, 제 천성이 도졌으니까요…… 지금은 아말리야 표도로브나 리페베흐젤이라는 주인 여자 집 구석방에 살고 있는데, 무엇으로 살고 무엇으로 셋돈을 내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거기에는 우리 말고도 많은 사람이 삽니다…… 소돔입니다, 더없이 추한…… 흠…… 그렇지요…… 그러는 사이 첫 결혼에서 난 제 딸도 자랐습니다, 그 아이가 자라면서 계모에게서 무엇을 견뎌 냈는지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카테리나 이바노브나가 너그러운 마음으로 가득한 사람이기는 하나 성정이 뜨겁고 날카로운 부인이라 쏘아붙이곤 하니까요…… 그렇습니다! 뭐 그 일은 돌이켜 무엇하겠습니까! 짐작하시겠지만 소냐는 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사 년쯤 전에 제가 지리와 세계사를 가르쳐 보려 했습니다만, 저 자신이 그 방면에 밝지 못했고 마땅한 교본도 없었습니다, 있던 책이라는 것이…… 흠!…… 뭐 이제는 그 책들도 없습니다, 그래서 배움은 그것으로 끝났습니다. 페르시아 왕 키루스에서 멈추었지요. 그 뒤 다 자란 나이가 되어서는 소설책 몇 권을 읽었고, 얼마 전에는 레베쟈트니코프 씨를 통해 책 한 권을 — 루이스의 『생리학』입니다, 아십니까? — 아주 흥미롭게 읽고 우리에게 토막토막 소리 내어 들려주기까지 했습니다. 이것이 그 아이가 받은 계몽의 전부입니다. 자, 이제 나으리께 제 쪽에서 사사로운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가난하지만 정직한 처녀가 정직한 노동으로 얼마나 벌 수 있다고 보십니까?…… 하루 십오 코페이카도 못 법니다, 정직하고 특별한 재주가 없다면요, 그것도 손을 쉬지 않고 일해서 말입니다! 게다가 5등 문관 클롭슈토크, 이반 이바노비치가 — 들어 보셨습니까? — 네덜란드제 속옷 여섯 벌을 지은 삯을 지금까지 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깃이 치수에 안 맞고 비뚜름하다는 구실로 발을 구르며 입에 담지 못할 말로 부르고는 모욕까지 주어 내쫓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아이들이 굶고 있고…… 여기서는 카테리나 이바노브나가 두 손을 비틀며 방 안을 오가고 뺨에는 붉은 반점이 돋습니다 — 그 병에는 늘 있는 일이지요. '얻어먹고 마시고 따뜻한 데서 지내면서 우리 집에 얹혀사는 식충이 같으니.' 아니, 아이들이 사흘째 빵 껍질도 구경 못 하는 판에 무엇을 먹고 마신다는 말입니까! 저는 그때 누워 있었습니다…… 뭐,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술에 취해 누워 있었지요. 그런데 제 소냐가 말하는 것이 들렸습니다 (말대꾸를 못 하는 아이고 목소리도 그렇게 순합니다…… 머리가 노르스름하고 얼굴은 늘 창백하고 야위었지요). '카테리나 이바노브나, 설마 제가 그런 일까지 해야 하나요?' 그때 벌써 다리야 프란체브나가 — 심보가 사나운 여자로 경찰에도 여러 번 알려진 사람입니다 — 주인 여자를 통해 서너 번 다녀간 뒤였습니다. '그래서 어쩌겠니.' 카테리나 이바노브나가 비꼬듯이 대답했습니다. '아낄 게 뭐가 있다고? 무슨 대단한 보물이라도 되니?' 그러나 나무라지 마십시오, 나무라지 마십시오, 나으리, 나무라지 마십시오! 제정신으로 한 말이 아니라 격해진 감정으로, 병중에, 먹지 못한 아이들이 우는 가운데 한 말이고, 정확한 뜻이라기보다 모욕하려고 한 말입니다…… 카테리나 이바노브나는 그런 성정이라, 아이들이 울기 시작하면 배가 고파서 우는 것이라도 곧바로 때리기 시작하니까요. 그런데 보니 여섯 시쯤에 소네치카가 일어나 머릿수건을 쓰고 외투를 걸치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아홉 시쯤에 돌아왔습니다. 돌아와서는 곧장 카테리나 이바노브나에게 가서 그 앞 탁자에 삼십 루블을 말없이 내려놓았습니다. 그러면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쳐다보지도 않았으며, 다만 우리 집에 있는 커다란 초록색 나사 숄을 집어 (그런 숄이 우리 집에 하나 있습니다) 머리와 얼굴을 온통 덮고는 침대에 얼굴을 벽 쪽으로 두고 누웠습니다, 어깨와 온몸만이 떨릴 뿐이었지요…… 그리고 저는 아까와 똑같은 꼴로 누워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보았습니다, 젊은 양반, 저는 보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카테리나 이바노브나가 역시 한마디도 없이 소네치카의 침상으로 다가가 저녁 내내 그 발치에 무릎을 꿇고 서서 발에 입을 맞추며 일어나려 하지 않는 것을, 그러다 둘이 그대로 껴안은 채 잠든 것을…… 둘이…… 둘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는…… 저는 술에 취해 누워 있었습니다.”

마르멜라도프는 목소리가 끊긴 듯 입을 다물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서둘러 잔을 채워 들이켜고는 캬 하고 숨을 내쉬었다.

“그때부터, 나으리.”

얼마쯤 잠잠히 있다가 그가 말을 이었다.

“그때부터, 어떤 좋지 않은 일이 있었던 데다 심보가 사나운 자들의 고발까지 있어서 — 여기에는 다리야 프란체브나가 특히 힘을 썼는데 제 딸이 자기를 마땅히 우러르지 않았다는 것이 구실이었습니다 — 그때부터 제 딸 소피야 세묘노브나는 황색 감찰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그 일로 더는 우리와 함께 지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주인 여자 아말리야 표도로브나가 그것을 용납하려 하지 않았고 (정작 자기가 전에는 다리야 프란체브나를 도왔으면서도요), 레베쟈트니코프 씨도…… 흠…… 소냐 때문에 그이와 카테리나 이바노브나 사이에 그 일이 벌어졌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자기가 소네치카에게 집적거리더니 그때 가서는 갑자기 위신을 차리더군요. '나 같은 계몽된 사람이 어떻게 그런 여자와 한집에 살겠느냐'는 것이었지요. 카테리나 이바노브나가 가만있지 않고 나섰고…… 그래서 그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소네치카는 이제 주로 땅거미 질 무렵에 우리에게 들러 카테리나 이바노브나를 거들고 힘닿는 대로 도와줍니다…… 살기는 재봉사 카페르나우모프네 집에 세를 얻어 사는데, 카페르나우모프는 다리를 절고 혀가 굳었으며 그 많은 식구가 다 혀가 굳었습니다. 아내도 혀가 굳었고요…… 한방에 다 들어가 살고, 소냐는 칸막이로 나눈 제 방을 따로 가지고 있습니다…… 흠, 그렇지요…… 더없이 가난하고 혀가 굳은 사람들이지요……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날 아침에 일어나 제 누더기를 걸치고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들고서 저는 각하 이반 아파나시예비치께 갔습니다. 각하 이반 아파나시예비치를 아십니까?…… 모르십니까? 그러면 하느님의 사람을 모르시는 것입니다! 그분은 밀랍입니다…… 주님 앞의 밀랍이지요. 밀랍이 녹듯이!…… 다 들으시고는 눈물까지 지으셨습니다. '자, 마르멜라도프, 자네가 이미 한 번 내 기대를 저버렸네만…… 내 다시 한번 내 책임으로 자네를 맡겠네'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기억하게, 가 보게!' 저는 그분 발의 티끌에 입을 맞추었습니다, 마음속으로요, 정말로 그렇게 하도록 두시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고관이시고 새로운 국가 사상과 교양을 지닌 분이시니까요. 집에 돌아와 다시 관에 나가게 되었고 봉급을 받는다고 알렸을 때, 하느님, 그때 어떠했는지요!……”

마르멜라도프는 몹시 흥분해서 또 말을 멈추었다. 그때 거리에서 이미 취할 대로 취한 술꾼 한 패가 들어왔고, 입구에서는 세를 낸 손풍금 소리와 갈라진 일곱 살배기 아이의 노랫소리가 울렸다. 시끄러워졌다. 주인과 심부름꾼들이 들어온 이들에게 매달렸다. 마르멜라도프는 들어온 이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 갔다. 이미 몹시 기운이 빠진 듯했으나 취하면 취할수록 말이 많아졌다. 최근의 관직 성공에 대한 기억이 그를 되살린 듯했고 얼굴에도 어떤 광채 같은 것이 비쳤다. 라스콜니코프는 주의 깊게 들었다.

“그것이, 나으리, 다섯 주 전 일입니다. 그렇지요…… 두 사람이, 카테리나 이바노브나와 소네치카가 그것을 알자마자, 하느님, 저는 꼭 하느님의 나라로 옮겨 간 것 같았습니다. 전에는 짐승처럼 드러누워 있으면 욕설뿐이었지요! 그런데 이제는 발끝으로 걸어 다니고 아이들을 달랩니다. '세묜 자하리치가 관에서 일하고 오셔서 피곤하시다, 쉬고 계시니 쉿!' 출근 전에 저에게 커피를 먹이고 크림을 끓여 줍니다. 진짜 크림을 구해 오기 시작했단 말입니다, 들으셨습니까! 그리고 반듯한 관복 한 벌 값 십일 루블 오십 코페이카를 어디서 긁어모았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장화며 옥양목 가슴받이며 — 더없이 훌륭한 것들이었지요 — 제복까지 십일 루블 오십에 더없이 근사하게 갖추어 놓았습니다. 첫날 아침 관에서 돌아와 보니 카테리나 이바노브나가 두 가지 음식을 해 놓았더군요, 수프와 서양고추냉이를 곁들인 소금절이 고기를요, 여태 구경도 못 하던 것이었습니다. 옷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사람인데…… 정말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꼭 손님을 맞으러 가는 사람처럼 차려입었습니다, 무엇이 있어서가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데서 무엇이든 만들어 낼 줄 아는 사람이지요. 머리를 매만지고 깨끗한 깃이라도 하나 달고 토시를 끼면 아주 딴사람이 되어 젊어지고 고와집니다. 제 비둘기 소네치카는 돈으로만 도왔고, 저는 당분간 자주 드나드는 것이 온당치 않으니 땅거미 질 때나 아무도 보지 않게 오겠다고 했습니다. 들으셨습니까, 들으셨습니까? 점심 뒤에 한숨 자려고 누웠는데, 어떻게 되었는지 아십니까, 카테리나 이바노브나가 참지 못하고 — 일주일 전만 해도 주인 여자 아말리야 표도로브나와 더할 수 없이 심하게 다투었으면서 — 커피 한잔 하자고 불렀습니다. 두 시간을 마주 앉아 내내 속닥거렸지요. '이제 세묜 자하리치가 관에 나가 봉급을 받고, 각하께 직접 뵈러 갔더니 각하께서 몸소 나오셔서 다들 기다리라 이르시고는 세묜 자하리치를 모두의 앞을 지나 손을 잡고 집무실로 데려가셨다더군요.' 들으셨습니까, 들으셨습니까? '나는 물론, 세묜 자하리치, 자네 공을 기억하고 있고, 자네가 그 경솔한 약점에 매여 있기는 했으나 이제 그리 약속하니, 더구나 자네가 없어 우리 쪽 일이 잘 돌아가지 않았으니 (들으셨습니까, 들으셨습니까!) 이제 자네의 고결한 말을 믿겠네.' 이 모든 것을 그 사람이 지어낸 것입니다, 경솔해서, 그저 뽐내려고 그런 것이 아닙니다! 아닙니다, 자기가 다 믿고 제 공상으로 제 마음을 달래는 것이지요, 정말입니다! 저는 나무라지 않습니다, 아니요, 그것만은 나무라지 않습니다!…… 그리고 엿새 전에 제가 첫 봉급 이십삼 루블 사십 코페이카를 고스란히 가져다주었을 때, 저를 새끼 물고기라고 불렀습니다. '새끼 물고기 같으니라고!' 하면서요. 그것도 단둘이 있을 때 말입니다, 아시겠습니까? 저에게 무슨 미색이 있고 제가 어디 남편 같기나 하겠습니까? 그런데도 제 뺨을 꼬집으면서 '새끼 물고기 같으니라고!' 하는 것입니다.”

마르멜라도프는 말을 멈추고 웃어 보이려 했으나 갑자기 턱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는 참아 냈다. 이 술집, 타락한 몰골, 건초 거룻배에서 보낸 닷새 밤, 그리고 술병, 그러면서 동시에 아내와 가족을 향한 이 병적인 사랑이 듣는 이를 혼란스럽게 했다. 라스콜니코프는 긴장해서 들었으나 느낌은 괴로웠다. 그는 여기 들어온 것이 언짢았다.

“나으리, 나으리!”

마르멜라도프가 정신을 가다듬고 외쳤다.

“오 나으리, 나으리께는 이 모든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처럼 우스갯거리일지도 모르고, 제가 이 보잘것없는 집안일의 자질구레한 이야기로 나으리를 성가시게 할 뿐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우스갯거리가 아닙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제 인생의 그 낙원 같은 하루 내내, 그 저녁 내내 저 또한 날아다니는 공상 속에서 지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어떻게 꾸려 갈까, 아이들에게 옷을 입히고 그 사람에게 안식을 주고 제 외동딸을 치욕에서 가족의 품으로 되돌려 오리라…… 그리고 많은 것을, 많은 것을…… 그래도 되지 않겠습니까, 나으리. 자 그런데, 나으리 —”

마르멜라도프는 문득 흠칫하더니 고개를 들어 듣는 이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 자 그런데 그 모든 공상을 한 바로 다음 날 (그러니까 꼭 닷새 전입니다) 저녁에, 저는 밤도둑처럼 교활한 속임수로 카테리나 이바노브나의 궤짝 열쇠를 훔쳐내어 가져다준 봉급에서 남은 것을 꺼냈습니다, 얼마였는지는 이제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보십시오, 저를 보십시오, 모두들! 닷새째 집을 나와 있고, 집에서는 저를 찾고 있고, 관직은 끝장이 났고, 제복은 이집트 다리 옆 선술집에 잡혀 있고, 그 대신 이 옷을 얻어 입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끝장났습니다!”

마르멜라도프는 주먹으로 제 이마를 쳤고, 이를 악물었고, 눈을 감았고, 팔꿈치로 탁자를 단단히 짚었다. 그러나 일 분쯤 지나자 그의 얼굴이 문득 달라졌고, 어딘가 꾸며 낸 듯한 교활함과 지어낸 듯한 뻔뻔함으로 라스콜니코프를 바라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오늘 소냐에게 다녀왔습니다, 해장할 것을 얻으러 갔지요! 헤헤헤!”

“설마 주었겠어?”

들어온 이들 가운데 누군가가 옆에서 소리치고는 목청껏 웃어 젖혔다.

“바로 이 술병이 그 아이 돈으로 산 것입니다.”

마르멜라도프는 오로지 라스콜니코프만을 향해 말했다.

“삼십 코페이카를 제 손으로 내왔습니다, 마지막 남은 것을, 있는 것 전부를, 제가 보았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잠자코 저를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그렇게는 땅 위에서가 아니라 저기에서…… 사람을 두고 슬퍼하고 울지요, 나무라지 않습니다, 나무라지 않아요! 그런데 그것이 더 아픕니다, 더 아프단 말입니다, 나무라지 않을 때가!…… 삼십 코페이카,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에게도 지금 그 돈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나으리? 그 아이는 이제 몸을 깨끗이 하고 다녀야 합니다. 돈이 드는 깨끗함입니다, 그 특별한 깨끗함이 말입니다, 아시겠습니까? 아시겠습니까? 뭐 크림 같은 것도 사야 하지 않겠습니까, 안 될 일이지요. 풀 먹인 치마며, 웅덩이를 건널 때 발을 내보이려면 조금은 맵시 있는 구두도 있어야 하고요. 아시겠습니까, 아시겠습니까, 나으리, 그 깨끗함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런데 저는, 피를 나눈 아비가 그 삼십 코페이카를 해장하려고 훔쳐 온 것입니다! 그리고 마시고 있습니다! 이미 다 마셔 버렸습니다!…… 자, 저 같은 자를 누가 가엾이 여기겠습니까? 예? 나으리, 지금 제가 가엾으십니까, 아니십니까? 말씀해 보십시오, 나으리, 가엾습니까 아닙니까? 헤헤헤헤!”

그는 잔을 채우려 했으나 이미 남은 것이 없었다. 술병은 비어 있었다.

“무엇 때문에 네놈을 가엾이 여겨?”

어느새 다시 그들 곁에 와 있던 주인이 소리쳤다.

웃음소리가, 욕설까지 터져 나왔다. 듣고 있던 이들도 듣지 않던 이들도 웃고 욕을 했다, 그저 이 퇴직 관리의 모습 하나만 보고서.

“가엾이 여겨! 무엇 때문에 나를 가엾이 여겨!”

마르멜라도프가 문득 부르짖으며, 이 말만을 기다렸다는 듯 단호한 영감에 차서 손을 앞으로 뻗은 채 일어섰다.

“무엇 때문에 가엾이 여기느냐고 네가 말하는가? 그렇다! 나를 가엾이 여길 까닭은 없다! 나는 십자가에 못 박혀야 한다, 가엾이 여김을 받을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 못 박혀야 한다! 그러나 못 박으라, 심판하는 이여, 못 박고 나서 그를 가엾이 여기라! 그러면 내가 스스로 못 박히러 네게 가겠다, 나는 즐거움이 아니라 슬픔과 눈물에 목마르니!…… 술장수여, 네 이 술병이 나에게 달았으리라고 생각하는가? 슬픔을, 슬픔을 나는 그 바닥에서 찾았다, 슬픔과 눈물을, 그리고 맛보았고 얻었다. 그러나 우리를 가엾이 여길 이는 모두를 가엾이 여긴 이, 모든 것과 모든 이를 아신 이, 오직 그이며, 그이가 곧 심판하는 이다. 그날에 오셔서 물으시리라. '계모가 모질고 폐병 들었을 때, 남의 자식이고 어린것들이었을 때 제 몸을 내어준 그 딸이 어디 있느냐? 제 땅 위의 아비, 더러운 주정뱅이를 그 짐승 같은 꼴에도 무서워하지 않고 가엾이 여긴 그 딸이 어디 있느냐?' 그리고 이르시리라. '오라! 내 이미 너를 한 번 용서하였노라…… 한 번 용서하였노라…… 이제도 네 많은 죄가 용서받으리니, 네가 많이 사랑하였음이라……' 그리고 내 소냐를 용서하시리라, 용서하시리라, 나는 이미 안다, 용서하시리라는 것을…… 아까 그 아이에게 갔을 때 나는 그것을 내 마음으로 느꼈다!…… 그리고 모두를 심판하시고 용서하시리라, 착한 이도 악한 이도, 지혜로운 이도 순한 이도…… 그리고 모두를 마치신 뒤에 우리에게도 이르시리라. '너희도 나오라! 취한 자들아 나오라, 약한 자들아 나오라, 부끄러운 자들아 나오라!' 그러면 우리 모두 부끄러워하지 않고 나아가 서리라. 그리고 이르시리라. '너희는 돼지다! 짐승의 형상이요 그 낙인이로다. 그러나 너희도 오라!' 그러면 지혜로운 이들이 말하고 슬기로운 이들이 말하리라. '주여, 어찌 이들을 받으시나이까?' 그리고 이르시리라. '지혜로운 자들아, 내가 이들을 받는 것은, 슬기로운 자들아, 내가 받는 것은, 이들 가운데 누구도 스스로 이에 합당하다 여기지 않았음이라……' 그리고 우리에게 두 손을 내미시리니 우리는 엎드리리라…… 그리고 울리라…… 그리고 모든 것을 깨달으리라! 그때에 모든 것을 깨달으리라!…… 그리고 모두가 깨달으리라…… 카테리나 이바노브나도…… 그 사람도 깨달으리라…… 주여, 당신의 나라가 임하소서!”

그러고는 기진하여 힘이 다한 채 긴 의자에 주저앉았다. 아무도 바라보지 않고, 둘레를 잊은 듯 깊은 생각에 잠겨서. 그의 말은 얼마쯤 인상을 남겼다. 잠시 침묵이 감돌았으나 이내 아까의 웃음과 욕설이 터져 나왔다.

“심판을 다 했군!”

“허풍 떨고 있네!”

“관리 나리시라!”

그리고 등등, 등등.

“가시지요, 나으리.”

마르멜라도프가 문득 고개를 들고 라스콜니코프를 향해 말했다.

“저를 데려다주십시오…… 코젤네 집입니다, 안뜰 쪽입니다. 갈 때가 되었습니다…… 카테리나 이바노브나에게로……”

라스콜니코프는 벌써부터 나가고 싶던 참이었고, 그를 거들어 줄 생각도 스스로 하고 있었다. 마르멜라도프는 말솜씨에 비해 다리가 훨씬 약해서 젊은이에게 단단히 기댔다. 걸어갈 길은 이삼백 걸음이었다. 집에 가까워질수록 당혹과 두려움이 점점 더 이 주정뱅이를 사로잡았다.

“지금 내가 무서운 것은 카테리나 이바노브나가 아닙니다.”

그는 흥분해서 중얼거렸다.

“그 사람이 내 머리채를 잡아 뜯을까 봐도 아닙니다. 머리채가 무슨 대수라고!…… 머리채야 아무것도 아닙니다! 내가 하는 말입니다! 차라리 잡아 뜯기 시작하면 낫지요, 나는 그것이 무서운 것이 아닙니다…… 나는…… 나는 그 사람 눈이 무섭습니다…… 그렇습니다…… 눈이…… 뺨의 붉은 반점도 무섭습니다…… 그리고 또 — 그 사람 숨소리가 무섭습니다…… 그 병에 걸리면 어떻게 숨을 쉬는지 본 적이 있습니까…… 감정이 격해졌을 때 말입니다? 아이들 우는 소리도 무섭습니다…… 카테리나 이바노브나가 먹이지 못했다면 말이지요…… 나는 모르겠습니다! 모르겠어요! 매는 무섭지 않습니다…… 아십시오, 나으리, 그런 매는 나에게 아픔이 아니라 즐거움이올습니다…… 나는 그것 없이는 견딜 수가 없으니까요. 차라리 낫습니다. 때리라지요, 마음을 풀라지요…… 차라리 낫습니다…… 자, 저기가 그 집입니다. 코젤네 집이지요. 자물쇠장이인 독일 사람인데 부자입니다…… 데려다주십시오!”

그들은 안뜰로 들어가 사층으로 올라갔다. 계단은 올라갈수록 점점 더 어두워졌다. 이미 열한 시가 다 되었고, 이 무렵 페테르부르크에는 진짜 밤이란 것이 없지만 계단 위쪽은 몹시 어두웠다.

계단 맨 끝 꼭대기의 그을린 작은 문이 열려 있었다. 타다 남은 초가 열 걸음 남짓 되는 더없이 가난한 방을 비추고 있었다. 방 전체가 현관에서 다 보였다. 모든 것이 널브러지고 어질러져 있었는데 특히 아이들 옷가지가 그러했다. 안쪽 구석에는 구멍 난 홑이불이 쳐져 있었다. 그 뒤에는 아마 침대가 놓여 있었으리라. 방 안에는 의자 두 개와 방수천을 씌운 몹시 낡은 긴 의자 하나가 전부였고, 그 앞에는 페인트칠도 하지 않은 덮개 없는 낡은 부엌 탁자가 놓여 있었다. 탁자 끝에는 쇠 촛대에서 타다 남은 양초가 타고 있었다.

라스콜니코프는 곧바로 카테리나 이바노브나를 알아보았다. 무섭게 여윈 여자였는데, 가늘고 꽤 키가 크고 몸매가 고왔으며, 아직도 아름다운 짙은 갈색 머리를 하고 있었고 과연 뺨은 반점이 될 만큼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 여자는 두 손을 가슴에 모은 채 자기의 작은 방을 앞뒤로 오갔고, 입술은 말라붙었으며 숨은 고르지 않고 끊어졌다. 눈은 열병에 걸린 듯 빛났으나 눈길은 날카롭고 움직임이 없었다.

병과 가난에 시달리면서도 자존심을 붙드는 카테리나 이바노브나.
병과 가난에 시달리면서도 자존심을 붙드는 카테리나 이바노브나.

“아!”

그 여자가 미친 듯이 소리쳤다.

“돌아왔구나! 죄수 같으니! 짐승 같으니!…… 돈은 어디 있어? 주머니에 뭐가 있어, 내놔 봐! 옷도 저게 아니잖아! 네 옷은 어디 갔어? 돈은 어디 있어? 말해!”

그러고는 달려들어 그를 뒤지기 시작했다. 마르멜라도프는 곧바로 고분고분 두 팔을 양옆으로 벌려 주머니를 뒤지기 편하게 해 주었다. 돈은 한 코페이카도 없었다.

“그럼 돈은 어디 갔어?”

그 여자가 소리쳤다.

“오 하느님, 설마 다 마셔 버린 거야? 궤짝에 열두 루블이 남아 있었는데!”

그러더니 문득 광기에 사로잡혀 그의 머리채를 움켜쥐고 방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마르멜라도프는 그 여자가 힘을 덜 들이도록 스스로 거들며 순순히 무릎으로 기어 따라갔다.

“이것이 나에게 즐거움이올습니다! 이것이 나에게 아픔이 아니라 즈을거움이올습니다, 나으으리!”

그는 머리채를 잡혀 흔들리면서, 한 번은 이마를 바닥에 부딪히기까지 하면서 외쳤다. 바닥에서 자던 아이가 깨어나 울었다. 구석에 있던 사내아이는 견디지 못하고 부들부들 떨며 소리를 지르더니 무서움에 질려 거의 발작하듯 누이에게 달려들었다. 큰 여자아이는 잠결에 나뭇잎처럼 떨었다.

“마셔 버렸어! 다, 다 마셔 버렸어!”

가엾은 여자가 절망해서 소리쳤다.

“옷도 저게 아니고! 굶고 있어, 굶고 있단 말이야!”

그러면서 두 손을 비틀며 아이들을 가리켰다.

“오, 저주받은 인생! 그리고 당신, 당신은 부끄럽지도 않아요?”

그 여자가 문득 라스콜니코프에게 달려들었다.

“술집에서 왔군요! 이 사람하고 마셨죠? 당신도 이 사람하고 마셨어! 나가요!”

젊은이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서둘러 나왔다. 게다가 안쪽 문이 활짝 열리며 구경꾼 몇이 내다보고 있었다. 궐련과 파이프를 문 뻔뻔하게 웃는 머리들이, 실내모를 쓴 채 삐죽 나왔다. 실내복 차림에 앞섶을 완전히 풀어 헤친 모습들, 예의에 어긋날 만큼 여름옷을 걸친 모습들이 보였고, 더러는 손에 카드를 들고 있었다. 마르멜라도프가 머리채를 잡혀 끌려가면서 이것이 자기에게 즐거움이라고 외칠 때 그들은 특히 재미있어하며 웃었다. 방 안으로까지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침내 불길한 비명 소리가 울렸다. 아말리야 리페베흐젤이 제 방식대로 질서를 세우고 내일은 집에서 나가라고 백 번째로 으르며 가엾은 여자를 겁주려고 밀고 들어온 것이었다.

나오면서 라스콜니코프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 선술집에서 일 루블을 헐고 남은 동전을 되는대로 움켜쥐고는 눈에 띄지 않게 창턱에 놓아두었다. 그러고는 이미 계단에 이르러 마음을 고쳐먹고 돌아가려 했다.

'이 무슨 어리석은 짓을 한 건가.' 그는 생각했다. '저 집에는 소냐가 있고 나에게는 내가 필요한데.'

그러나 이제 도로 가져올 수도 없고 어차피 가져오지도 않았으리라고 판단하고는 손을 내젓고 제 하숙으로 걸어갔다.

'소냐에게도 크림이 필요하겠지.' 그는 거리를 걸으며 이어 갔고 비꼬듯이 웃었다. '돈이 드는 깨끗함이라…… 흠! 그런데 소네치카도 오늘쯤 밑천이 바닥날지 모르지, 그 일에도 위험이 따르니까, 짐승 사냥이며…… 금 캐기며…… 그러니 내 돈이 없었으면 저들은 다 내일 빈손이었을 거다. 아, 소냐 같으니! 그런데 어떤 우물을 파 놓았는지! 그러고도 퍼내고 있다! 퍼내고 있어! 이젠 익숙해졌지. 좀 울고는 익숙해졌다. 인간이란 비열한 것이라 무엇에든 익숙해진다!'

그는 생각에 잠겼다.

“그런데 내가 거짓말을 한 것이라면.”

그는 문득 저도 모르게 부르짖었다.

“인간이, 인간이라는 것 전부가, 그러니까 인류 전체가 정말로 비열한 것이 아니라면, 그렇다면 나머지는 다 편견이고 덧씌워진 두려움일 뿐이며, 어떤 장벽도 없고, 그러니 그래야 마땅한 것이다!”

작품 해설과 번역 노트

윤문 노트

층위 운용 앞 회차와 동일. 서술 만연체 / 대화 “ ” 담화체 / 내적 독백 ' ' 단상체.

이 회차의 고유 문제 — 마르멜라도프의 말투

이 장은 분량의 절반 이상이 한 인물의 연설이다. 원문에서 마르멜라도프는 관청 문서투에 「-с」라는 굽신거리는 말끝을 습관처럼 붙이는데, 이것이 그의 성격이자 계급의 표시다. 한국어에는 대응 형태가 없어 「~올습니다」를 드문드문 섞는 방식으로 받았다. 매 문장에 붙이면 희극이 되어 버려, 그가 스스로를 낮출 때와 위엄을 차릴 때에만 나오게 했다.

  • милостивый государь — 그의 입버릇이다. 회차 전체에서 「나으리」로 통일했다. 문맥마다 달리 옮기면 입버릇이라는 사실 자체가 사라진다.
  • желтый билет — 「황색 감찰」. 매춘 등록증을 가리키는 당대 제도어라 풀어쓰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 마지막 심판 연설 — 원문이 교회 슬라브어 문체로 넘어간다(приидите, возглаголят, руце). 한국어 성서체(「오라」, 「이르시리라」, 「임하소서」)로 대응시켜 본문과 층을 갈랐다. 이 대목만 문체가 튀는 것이 원문의 설계다.
  • Се человек! — 「이 사람을 보라!」. 빌라도의 말을 술집에서 제 입으로 옮기는 자리라 관용 역어를 그대로 썼다.
  • малявочка — 작은 물고기를 뜻하는 애칭. 「새끼 물고기」로 직역했다. 한국어 애칭으로 갈면 카테리나가 그 순간에만 보이는 어색한 다정함이 지워진다.
  • 불완전 문장 — 마르멜라도프가 말을 맺지 못하고 흐리는 자리(「저는…… 저는 술에 취해 누워 있었습니다」)를 그대로 두었다. 단상체 규격을 대화 층에도 적용한 예외 구간이다.

검수

  • 단상체·대화 구간의 말줄임·느낌표·반복을 정리하지 않았다.
  • 강조부사를 임의로 삭제하지 않았다.
  • 서술부 「그/그녀」 — 1장 86.5에서 이번 회차는 낮췄다. 마르멜라도프와 카테리나 이바노브나가 이름으로 불리는 구간이 길어 자연히 줄었고, 라스콜니코프 지칭도 주어 생략으로 덜어 냈다.

  • 9등 문관 — 제정 러시아 관등표 14등급 중 9등. 하급 관리의 대명사로, 마르멜라도프가 이 직함을 거듭 내세우는 것은 그에게 남은 유일한 신분의 표시이기 때문이다. 뒤에 나오는 5등 문관(클롭슈토크)은 그보다 네 계단 위다.
  • 각하 — 4등관 이상에게 쓰는 경칭. 마르멜라도프가 찾아간 이반 아파나시예비치는 그와 까마득히 먼 자리에 있다.
  • 황색 감찰 — 매춘부로 등록된 여성에게 발급되던 증명서. 이것을 받으면 일반 신분증을 반납해야 했고, 거주와 직업이 제한되었다. 소냐가 가족과 한집에 살 수 없게 된 것이 그 때문이다.
  • 네바 강 건초 거룻배 — 건초를 실어 나르는 배. 갈 곳 없는 사람들이 그 위에서 밤을 지냈다.
  • 이집트 다리 — 폰탄카 강에 놓인 실재 다리. 난간에 스핑크스 상이 있어 그렇게 불렸다.
  • 루이스의 『생리학』 — 영국 저술가 조지 헨리 루이스의 대중 과학서(1859). 1860년대 러시아에서 번역되어 새로운 사상에 기운 청년층의 교양서로 읽혔다. 레베쟈트니코프가 소냐에게 건넨 책이 이것이라는 점에 풍자가 있다.
  • 페르시아 왕 키루스에서 멈추었다 — 당대 세계사 교본은 고대 오리엔트에서 시작했다. 소냐의 배움이 첫 장을 넘기지 못하고 끝났다는 뜻이다.
  • 이 사람을 보라 — 요한복음 19장 5절에서 빌라도가 가시관을 쓴 예수를 가리키며 한 말.
  • 마지막 심판 연설 — 「네가 많이 사랑하였음이라」는 누가복음 7장 47절의 인유다. 죄 많은 여자가 예수의 발을 씻은 대목으로, 마르멜라도프는 소냐를 그 자리에 놓고 있다.
  • 소돔 — 창세기의 도시. 여기서는 아말리야의 셋집을 가리키는 과장된 비난이다.
  • 카페르나우모프 — 복음서의 가버나움에서 온 성. 예수가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머문 마을의 이름이 소냐가 세든 집주인의 성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 리페베흐젤 — 독일계 성. 페테르부르크 빈민가에 독일인 집주인이 흔했던 사정을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