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에 끼친 영향
비평가들이 발견한 두 개의 문학적 기원

도스토예프스키는 첫 작품부터 비평의 사건이었다. 벨린스키와 네크라소프는 《가난한 사람들》에서 러시아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았고, 가난한 하급 관리가 조롱의 대상이 아니라 자기 언어와 감정을 가진 주체로 등장한 것을 환영했다. 그러나 벨린스키가 사회비판적 사실주의를 기대한 것과 달리 도스토예프스키는 점차 종교, 죄, 자유, 민족과 구원의 문제로 나아갔다. 이 초기의 환영과 결별은 도스토예프스키 문학이 특정한 사상 진영의 대표로 붙잡힐 수 없었음을 보여 준다.
톨스토이의 거대한 형식 역시 기존 소설관을 곤란하게 했다. 《전쟁과 평화》는 작가 자신이 소설도, 시도, 역사기록도 아니라고 말할 만큼 기존 장르의 경계를 넘어섰다. 헨리 제임스는 톨스토이 같은 대작을 ‘크고 느슨하며 헐거운 괴물’로 보았지만, 동시에 톨스토이를 모든 인간의 삶을 비추는 거대한 호수 같은 작가로 인정했다. 형식적 결함처럼 보이던 광대함과 이질성은 이후 장편소설이 역사·에세이·철학·가족사를 함께 수용할 수 있게 한 선례가 되었다.
20세기 모더니즘은 두 작가에게서 인간 의식을 새롭게 표현하는 법을 배웠다. 버지니아 울프는 러시아 문학을 언급하지 않고 현대 영국소설을 논하기 어려울 만큼 그 영향이 컸다고 보았다. 그녀에게 톨스토이는 신체의 가장 사소한 움직임까지 삶의 전체와 연결하는 작가였고,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은 독자를 끌어들이는 격렬한 소용돌이와 같았다. 톨스토이의 심리적 서술은 의식의 흐름을 예고한 혁신으로 평가되며, 그의 인물 내면 묘사에서 울프와 조이스의 현대적 내면 서술로 이어지는 길도 확인할 수 있다.
도스토예프스키를 현대소설의 기원으로 확정한 가장 중요한 비평가는 바흐친이었다. 바흐친은 도스토예프스키가 작가의 단일한 목소리 아래 인물들을 종속시키지 않고, 서로 동등한 여러 의식이 대화하는 다성적 소설을 창조했다고 보았다. 이 개념은 도스토예프스키 해석을 넘어 현대 서사학과 언어철학의 핵심 개념이 되었다. 이후 소설은 더 이상 하나의 진실을 전달하는 장르가 아니라, 서로 다른 진실들이 충돌하고 상대를 변화시키는 장르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프로이트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부친살해를 작가 자신의 죄책감과 욕망의 문제로 읽어 정신분석적 도스토예프스키 연구의 출발점을 만들었다. 그의 해석은 작품의 종교적·정치적 차원을 한 가지 심리적 원인으로 환원한다는 비판도 받지만, 문학 속 범죄를 무의식과 가족 욕망의 구조로 읽는 강력한 전통을 남겼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이후 카프카에게 중요한 자극이 되었고, 카뮈와 사르트르가 인간의 자유·반항·책임을 사유하는 데 지속적인 도전이 되었다.
톨스토이에 대한 가장 유명한 현대 비평 가운데 하나는 이사야 벌린의 《고슴도치와 여우》다. 벌린은 톨스토이가 현실의 무한한 다양성을 누구보다 정확히 보는 ‘여우’였지만, 모든 삶을 설명할 하나의 진리를 찾는 ‘고슴도치’가 되고 싶어 했다고 보았다. 《전쟁과 평화》의 위대함과 모순은 바로 여기서 나온다. 그는 역사의 단일 원인을 부정하면서도 인간 삶을 하나로 묶는 도덕적 법칙을 갈망했다.
조지 스타이너는 두 작가의 차이를 서사시적 세계관과 비극적 세계관의 대립으로 설명했다. 톨스토이의 계보가 호메로스의 서사시로 이어진다면, 도스토예프스키의 세계는 오이디푸스와 셰익스피어의 비극으로 이어진다. 톨스토이에게 삶은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자연과 가족, 노동과 공동체 속에서 다시 이어질 가능성을 지닌다. 도스토예프스키에게 인간은 신과 자유, 죄와 구원 사이에서 결코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비극적 선택 앞에 선다. 스타이너가 두 사람을 ‘톨스토이 또는 도스토예프스키’라는 선택의 형식으로 제시한 것은 어느 작가가 더 위대한지를 묻기 위해서가 아니라, 두 사람이 인간의 운명과 역사, 신의 신비에 관한 근본적으로 다른 상상력을 대표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두 사람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작가라기보다 현대문학을 가능하게 한 두 기원으로 읽힌다. 톨스토이는 육체와 일상, 역사와 집단의식이 소설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범위를 끝없이 넓혔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분열된 자아, 신뢰할 수 없는 언어, 이념의 충돌, 결론을 거부하는 대화를 소설의 중심에 놓았다. 한 사람에게서 프루스트와 울프, 가족 연대기와 전쟁소설이 나왔고, 다른 한 사람에게서 카프카와 카뮈, 실존소설과 다성적 서사가 나왔다.